나무의 '숨결' 남미의 '생동', 그 조화로움…김윤신 개인전

아흔 바라보는 작가의 '합이합일 분이분일' 철학
서울시립 이어 국제갤러리, 그리고 베니스비엔날레까지

국제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김윤신' 전 모습. 국제갤러리 제공.
국제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김윤신' 전 모습. 국제갤러리 제공.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좋은 작품은 언젠가 빛을 본다. 이 작가의 작품이 마침내 빛을 봤다. 국내 최고의 공립 미술관에서 개인전을 마치자마자 최고의 갤러리에서 개인전이 이어진다. 이뿐만 아니다. 그의 작품들은 오는 4월 세계 최대의 비엔날레가 열리는 이탈리아 베네치아로 향한다. 아흔을 앞둔 김윤신 작가의 이야기다.

지난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국제갤러리. 1935년생 김 작가가 기자들 앞에서 마이크를 들자 이현숙 국제갤러리 회장이 자리에서 일어나 휴대전화 카메라로 연신 그 모습을 담았다. 이 회장이 전시 기자간담회에 참석하는 일은 극히 드문 일로, 이 회장이 김 작가에 대한 애정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주로 아르헨티나에서 작가 생활을 한 김 작가는 지난해 서울시립미술관 남서울미술관에서 개인전을 열면서 크게 주목받았다. 이 전시를 보러 간 이 회장은 작품을 보고 곧바로 김 작가와 함께 해야겠다고 생각했고 전속계약으로 이어졌다. 이번 전시 '김윤신'(Kim Yun Shin)은 작가가 한국으로 거점을 옮겨 꾸리는 첫 번째 전시이자 국제갤러리와의 첫 프로젝트 결과물이다.

김 작가의 작품 세계를 관통하는 것은 '합이합일 분이분일'(合二合一 分二 分一)이다. 둘을 합하여도 하나가 되고, 둘을 나누어도 하나가 된다는 뜻인데, 그의 작품을 보고 있자면 수십 년 동안 이어진 '일관성'(하나)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김 작가는 단단한 나무 등 재료를 관조하는 것으로 작업을 시작한다. 작품으로 탄생할 날 것의 재료와의 충분한 '대화'가 끝나면 성인 남성도 다루기 어려운 전기톱을 들고 거침없이 나무를 깎아 나간다.

이렇게 조각의 재료와 작가가 하나가 되며 합(合)을 이루고, 합치의 과정은 단면을 쪼개 새로운 공간을 만들며 여러 분(分)이 되지만, 결국 '하나'로 귀결된다는 점에서 그의 작품은 힘이 있다.

돌과 나무 조각들이 주를 이룬 지난해 전시와 달리 이번 전시에서는 회화 작품들이 대거 선보인다. 김 작가는 "그림을 해야 조각을 하고, 조각을 함으로써 그림을 그릴 수 있다"고 말한다. 조각을 전공하고 아르헨티나에서 40여년 동안 작품 활동을 한 그답게 회화는 남미 특유의 생명력이 흘러넘친다.

김 작가는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큰 관심을 받는 건 제 생에 처음 있는 일"이라며 "이번 기회에 한국에서 멈춰 더 좋은 작품을 세상에 남기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감사하다"는 말을 많이 했는데, 어느 말이든 진심이 진하게 묻어 있었다. 4월 28일까지.

김윤신 작가의 작업 모습. 국제갤러리 제공.
김윤신 작가의 작업 모습. 국제갤러리 제공.
[국제갤러리] 김윤신_진동 2018-56
[국제갤러리] 김윤신_진동 2018-56
[국제갤러리] 김윤신_합이합일 분이분일 2019-14
[국제갤러리] 김윤신_합이합일 분이분일 2019-14

ic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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