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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앞둔 여친 191번 찔러 살해한 20대…법원, '우발적 범행 같다' 왜?

[사건의 재구성] 영월 동거녀 살인 사건…1심, 징역 17년
"층간소음·늘어난 빚 속, 여친의 '정신지체냐'는 말에 격분"

(영월=뉴스1) 신관호 기자 | 2024-02-07 06:00 송고 | 2024-02-07 08:28 최종수정
© News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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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을 차리고 보니 찌르고 있었다.”

2022년 5월쯤 20대 남녀 A씨와 B씨는 커플이 됐다. 그 둘은 몇 달 후 동거를 시작했다. 또 올해 3월 중순이 되면 결혼하기로 약속했다.

하지만 커플의 행복은 오래가지 못했다. 결혼은 지킬 수 없는 약속이 됐다. 그 커플은 가해자와 피해자 관계가 돼 버렸다.

앞서 동거한지 몇 달 뒤인 지난해 2월쯤부터 A씨(27·남)는 옆집 주민과 층간소음 문제로 갈등을 빚었는데, 경찰이 개입할 정도였다. 이에 더해 결혼을 앞두고 늘어난 부채로 경제적 문제에도 시달렸다고 한다.

이런 스트레스를 받던 A씨는 지난해 7월 24일 B씨(23·여)와 말다툼까지 하게 됐다. B씨로부터 ‘정신지체냐?’라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

당시 격분한 A씨는 돌이킬 수 없는 행동을 했다. B씨와 함께 지낸 강원 영월군 영월읍 덕포리의 한 아파트는 한순간에 참혹한 살인사건 현장으로 기록됐다.

검찰 수사결과, 당시 A씨는 B씨를 무려 191번 찔러 살해했다. 처음엔 B씨에게 다가가 수차례 찔렀는데, 이후 B씨에게 ‘오빠’라는 말을 듣자 그 입을 막고 또 여러 번 찔렀고, 그 뒤 쓰러진 B씨를 100회 이상 더 찔렀다는 것이다.

A씨는 경찰에 스스로 신고했다. 범행 직후 112신고에 담긴 그의 말은 ‘제가 여자친구를 죽였다. 난도질해서 죽였다”는 식의 내용이었다. 심지어 A씨는 자신이 근무하는 직장 관계자에게도 전화해 범행을 알렸다고 한다.

신고를 받은 경찰관들은 삼단봉과 테이저건 등을 준비해 그 집으로 출동했다. 그러다 집 문을 열고 나온 A씨를 발견했다. 당시 A씨는 피로 얼룩진 상태였다.

A씨는 당시 자해도 시도했다. 이 때문에 현장에서 차로 약 1시간여 거리에 있는 원주의 한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다. 수술과 중환자실 치료 등을 거쳐 회복한 A씨는 결국 절차를 거쳐 구속돼 법정에 섰다.

재판에서 검찰은 여러 증거자료를 제출하면서 A씨의 범행수법이 중대하고 참혹했다며 징역 25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또 위치추적전자장치 부착명령도 함께 내려달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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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A씨는 첫 재판에서 “이유를 진짜 모르겠다. 그냥 정신을 차리고 보니 제가 찌르고 있었다”며 울음을 터뜨리는 등 정확한 범행동기를 밝히지 않았다. 여기에 두 번째 재판에서 그의 변호인은 A씨의 정신감정 필요성을 주장하기도 했다. 일시적인 정신마비로 인한 심신상실 등의 주장을 펼친 것이다.

1심을 맡은 춘천지법 영월지원 제1형사부는 변호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A씨가 정신적 문제로 치료를 받은 흔적을 찾아보기 어려운 점 △사건을 벌인 뒤 경찰에 직접 신고한 점 △범행당일 A씨가 B씨와 주고받은 메시지 등을 그 이유로 댔다.

그러나 재판부는 검찰이 구형한 형량대로도 형을 정하지 않았다. '우발적 범행으로 보인다'는 판단 등을 내리면서 징역 17년을 선고했다. 또 '재범할 개연성이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검찰이 요청한 위치추적전자장치 부착명령 청구도 기각하며 공판을 마쳤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결혼을 전제로 동거한 피해자를 무참히 살해, 잔혹성 등 범행정황이 무겁다. 유족들에게 용서도 못 받았다"면서도 "극도의 스트레스 중 격분해 우발적으로 범행한 것으로 보이는 점, 경찰에 곧바로 신고한 점, 검찰이 앞서 유족 측에 보호금으로 지급한 4000만여 원을 피고인 가족이 구상절차를 통해 부담한 점 등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이후 검찰과 A씨는 서로 불복해 항소, 2심의 재판부의 판단을 받게 됐다. 2심 재판은 오는 3월 20일 오후 서울고법 춘천재판부에서 열릴 예정이다.


skh88120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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