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고 1개로 '저질 글' 100개 업로드…AI 매크로 '블로그 키우기' 다 잡는다

60만~70만원이면 프로그램 구매…댓글·가짜 이웃 만들어 주는 업체도
네이버 "단속 강화 나서…매크로 프로그램으로 블로그 수익화 불가능"

자동으로 블로그 글을 쓰는 프로그램을 판매한다는 마케팅 업체 게시글
자동으로 블로그 글을 쓰는 프로그램을 판매한다는 마케팅 업체 게시글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네이버 블로그 글을 대량으로 양산하는 프로그램이 확산하면서 질 낮은 콘텐츠가 쏟아지고 있다. 일단 글을 올리고 트래픽을 만들어 블로그 수익화에 나서려는 의도다. 네이버는 고도화되는 매트로 방식에 단속을 더 강화하고 나섰다.

23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최근 매크로와 인공지능(AI)을 이용한 '자동 글쓰기 프로그램'이 판매되면서 비슷한 내용의 블로그 글이 대량으로 양산되고 있다.

업체마다 다르지만 통상 60만~70만원에 프로그램을 구매할 수 있다. 원고 1개로 100개의 글을 랜덤으로 만들어주고 블로그에 자동으로 업로드해준다. 매크로 단속을 피하기 위해 글을 업로드하는 시간을 다 다르게 설정할 수 있다. 원고 1개는 주식 기사를 주로 활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매크로 프로그램으로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블로그 글 (네이버 검색화면 갈무리)
매크로 프로그램으로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블로그 글 (네이버 검색화면 갈무리)

품질은 상당히 낮다. A기자의 에코프로 기사 하나로 양산된 블로그 글의 제목은 '1 에코프로 주식, 폭발적 성장2. 에코프로의 놀라운 주식 성과', '1. 에코프로 주식, 놀라운 성과2. 에코프로, 주식 판매' 등으로 배열이 엉망이다.

원고 내용은 인공지능(AI)이 자동 요약해 준다고 하지만 정확도는 떨어진다. 기자 이름이 전문가 이름으로 쓰이기도 하고, 높임말과 낮춤말이 공존한다.

매크로 프로그램이 랜덤으로 만든 이미지 (블로그 화면 갈무리)
매크로 프로그램이 랜덤으로 만든 이미지 (블로그 화면 갈무리)

블로그 노출을 위해선 이미지 삽입이 필수다. 이미지 역시 매크로 프로그램이 사진 폴더에 있는 이미지를 랜덤으로 불러와서 매칭한다. 삼성전자 주가 글에 물병, 기자 이미지 등이 등장하는 이유다.

의미 없는 글을 대량으로 양산하는 이유는 트래픽을 만들기 위해서다. 블로그에 글이 있어야 댓글이 달리고, 좋아요가 눌러지는 등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다.

블로그 트래픽을 만들어준다는 마케팅 업체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블로그 트래픽을 만들어준다는 마케팅 업체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트래픽을 만들어주는 마케팅 업체도 많다. 월 1만원 수준이면 하루에 1000명의 방문자를 만들어주고, 100만원이면 댓글을 남겨주고, 글을 퍼가고, 가짜 이웃도 만들어 준다.

방문자가 많고 이웃이 많은 블로그가 되면 여러가지 수익화가 가능하다. 사업을 홍보하고 싶은 사람에게 판매할 수도 있고, 체험단으로 맛집·전자기기·화장품 협찬도 받을 수 있다.

한 마케팅 업체는 "우리 방문자 유입 프로그램을 이용해 블로그를 키운 고객들은 세탁기, 냉장고 등 가전기기를 협찬받았다"고 말한다.

네이버는 다양해지는 매크로 업체에 대응해 단속에 나서고 있다. 마케팅 업체는 실제 IP와 본인을 인증한 ID를 이용하기 때문에 단속을 피할 수 있다고 하지만 이같은 방식으로 블로그를 키우는 것은 힘들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 관계자는 "매크로를 잡아내는 시스템이 있고, 블로그를 거래하는 행위도 철저히 단속하고 있다"면서 "부적절한 블로그 이용 행태가 계속 발각되면 서비스 이용이 중단되는 강력한 징계도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eo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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