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증된 외인으로 리스크 최소화…'준우승' KT, 'V2' 초석 깔았다

4년 전 KBO 폭격했던 외인 타자 로하스 재영입 성공
'에이스' 쿠에바스 붙잡고 벤자민도 재계약 진행 중

KT 위즈로 돌아온 멜 로하스 주니어. /뉴스1 DB ⓒ News1 이동해 기자
KT 위즈로 돌아온 멜 로하스 주니어. /뉴스1 DB ⓒ News1 이동해 기자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우승을 위한 마지막 관문에서 아쉬움을 삼켰던 KT 위즈가 'V2'를 위한 초석을 깔았다. 검증된 외국인선수 영입을 통해 리스크를 최소화, 전력의 변수를 줄이겠다는 계산이다.

KT는 지난 7일 외국인타자 멜 로하스 주니어(33)와 총액 90만달러, 외국인투수 윌리엄 쿠에바스(33)와 총액 150만달러에 각각 계약했다고 밝혔다.

KT는 이번 오프시즌 움직임이 조용하다. 마무리 투수 김재윤을 삼성 라이온즈에 내주고 보상선수로 우완 문용익을 영입한 정도다. 또 2차 드래프트에선 베테랑 투수 우규민을 지명했으나 주목할 만한 정도는 아니었다.

그러나 외인 영입에는 공을 들였다. 올 시즌을 함께 한 앤서니 알포드와의 결별을 확정한 뒤 새로운 외인 타자들을 눈여겨봤다.

KT는 올 한국시리즈에서 LG 트윈스에 1승4패로 패하며 아쉬운 준우승을 했다. 3차전까지 명승부를 이어간 좋은 싸움이었지만 패배가 못내 아쉬웠는데, 이 중에서도 외인 알포드가 제몫을 해주지 못한 것이 컸다.

알포드는 정규시즌 133경기에서 0.289의 타율과 15홈런 70타점 17도루 등으로 활약했지만 한국시리즈에선 5경기에서 16타수 2안타(0.125) 8삼진의 극심한 빈타에 허덕였다. 이강철 KT 감독이 끝까지 믿음을 거두지 않았지만 끝내 살아나지 못했다.

반대로 LG의 외인 타자 오스틴 딘은 5경기에서 20타수 7안타(0.350)에 1홈런 5타점의 맹타를 휘두르며 팀의 우승을 이끌었다. KT 입장에서는 외인 타자의 부진이 뼈아프게 느껴졌다. 이런 가운데 선택한 옵션은 '구관' 로하스였다.

로하스는 2017년부터 2020년까지 4시즌 간 KBO리그에서 활약한 타자다. 풀시즌을 치른 2018~2020년 3년 연속으로 3할-20홈런-100타점을 넘겼고, 2020년엔 0.349의 타율에 47홈런 135타점으로 리그를 폭격하며 최우수선수(MVP)에 올랐다.

KBO리그에서 오랜 기간 뛴 경험도 있고, KT 선수들과도 익숙한 사이인만큼 적응에도 큰 문제가 없다는 것이 장점이다. 외인 타자의 경우 리그 적응이 성적으로 직결되는 경우도 많기에 로하스의 영입은 적응 시간을 최소화할 수 있는 메리트가 된다.

물론 4년만에 돌아오기 때문에 변수는 있다. 떠나기 전 만 30세였던 로하스는 내년 시즌 어느덧 만 34세가 되기 때문에 예전과 같은 기량을 확신하기는 어렵다.

더구나 그가 뛰었던 시절 KBO리그가 '타고투저' 성향이 강했다면 최근엔 '투고타저'에 가깝게 바뀌었다. 당장 올해 홈런왕인 노시환(한화)는 30홈런을 간신히 넘긴 31홈런을 기록했을 뿐이었다.

하지만 KT는 그런 변수를 감안하더라도 로하스의 현재 기량이 KBO리그에서 충분히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으리라고 보고 있다. 많은 홈런을 기대하기 어려웠던 알포드와 달리 장타력만큼은 확실하기 때문에 타선에 무게감을 실어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KT 위즈 윌리엄 쿠에바스. /뉴스1 DB ⓒ News1 김진환 기자
KT 위즈 윌리엄 쿠에바스. /뉴스1 DB ⓒ News1 김진환 기자

쿠에바스와의 재계약도 KT로선 성공적인 내년 시즌 준비의 일환이다. 올 시즌 대체선수로 KT에 재합류한 쿠에바스는 18경기에서 12승 무패 평균자책점 2.60으로 맹위를 떨쳤다. 최하위에 처져있던 KT가 2위까지 올라가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이가 바로 쿠에바스였다.

쿠에바스는 기량은 물론, 외인답지 않은 높은 '충성도'도 가지고 있다. KT가 첫 우승을 달성했던 2021년 우승 결정전에서 이틀을 쉬고 등판한 사례가 있었고, 올해 준플레이오프에서도 1차전 등판 후 사흘을 쉬고 4차전에 등판해 승리를 이끌었다.

자신의 몸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외인들의 일반적인 마인드와는 확실히 다르다. 이는 팀 내 다른 선수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쿠에바스의 유일한 불안 요소는 '부상'이다. 앞서 언급했듯 팀을 위해 몸을 사리지 않는 태도가 오히려 악재가 될 수 있다. 그는 2021년 투혼의 투구로 우승을 이끈 뒤 2022년엔 2경기만 뛰고 시즌 아웃된 경험도 있다.

1년의 공백 끝에 돌아온 쿠에바스는 더 강력한 모습이었다. 내년 시즌에도 '부상만 없다면' 고영표와 함께 팀의 원투펀치를 이루기에 손색이 없다.

KT 위즈와 재계약 협상 중인 웨스 벤자민. /뉴스1 DB ⓒ News1 김영운 기자
KT 위즈와 재계약 협상 중인 웨스 벤자민. /뉴스1 DB ⓒ News1 김영운 기자

KT는 또 다른 외인 투수로도 웨스 벤자민(30)의 재계약에도 무게를 두고 있다. 올 시즌 초반 부진하면서 29경기 15승6패 평균자책점 3.54의 아주 빼어난 성적을 내진 못했다. 하지만 후반기 들어 다시 안정감을 찾았고, 무엇보다 KT에서는 보기어려운 왼손 선발투수라는 점도 큰 장점으로 꼽힌다.

외인 수급 시장에서도 썩 좋은 선발 자원이 없는 만큼 KT로서는 벤자민의 재계약을 1순위로 고려하고 있다.

이 경우 KT는 내년 시즌 세 명 모두 '구관'으로 외인 진용을 이루게 된다. 기존 준우승의 전력에 실패 확률을 낮춘 외인 선택으로 내년 시즌 승부수를 거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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