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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드민턴협회, '국가대표 명예 실추' 최솔규 징계 없이 AG 참가시켜 논란

7월 코리아오픈서 일탈 행동 발각됐으나 대회 참가
항저우 AG 남자복식 은메달…성과 위해 원칙 저버렸나

(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2023-12-06 14:57 송고
최솔규가 7일 중국 항저우 빈장체육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배드민턴 남자 복식 결승 인도 사트윅세라지 란키레디-치라그 셰티와의 경기에서 실점 후 아쉬워하고 있다. 2023.10.7/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최솔규가 7일 중국 항저우 빈장체육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배드민턴 남자 복식 결승 인도 사트윅세라지 란키레디-치라그 셰티와의 경기에서 실점 후 아쉬워하고 있다. 2023.10.7/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대한배드민턴협회가 지난 7월 대표팀 훈련에 무단으로 빠지고, 선수단 숙소에 여성을 데려오는 등 국가대표로서 명예를 실추한 최솔규(28·요넥스)를 징계하지 않고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AG)에 참가시킨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논란이 예상된다.

6일까지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최솔규는 7월 전남 여수에서 열린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슈퍼 500 코리아오픈에 복식 파트너 김원호(24·삼성생명)와 출전하려 했다.

그러나 김원호가 부상을 입는 악재에 참가가 무산됐고, 함께 짝을 이룬 최솔규 역시 대회에 나설 수 없게 됐다. 답답한 상황에 최솔규는 대회 기간 중 술을 마셨는데, 이튿날 대표팀 훈련에 불참했다. 관련해 최솔규 측은 불참이 아닌 지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음주와 훈련 무단 불참 등 국가대표로서 명예를 실추한 최솔규의 일탈 행동에 대한배드민턴협회는 경기력향상위원회를 열고 징계를 검토했다. 당시 최솔규는 대표팀 숙소에 여성을 데려와 국가대표 강화훈련 규정도 위반한 것으로 전해진다.

곧바로 냉정한 징계가 떨어졌다면 최솔규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나설 수 없었다. 이때 한 번의 일탈로 오래도록 AG를 준비한 국가대표의 기회를 박탈 시키는 것은 가혹한 조치라는 의견이 협회 일부에서 나왔다. 최솔규 본인도 선처를 호소했다.
   
협회는 고심 끝에 이사회 승인을 거쳐 징계 조치를 AG 뒤로 미루는 안일한 결정을 내렸다. 문책성으로 최솔규를 진천선수촌에서 내보냈지만 AG 출전에는 문제가 없는, 너무도 가벼운 '솜방방이 조치'였다. 

소속팀에서 혼자 훈련하던 최솔규는 결국 김원호와 합을 이뤄 AG에 나섰고 남자복식 은메달이라는 성과를 거뒀다. 그 성과와 함께 최솔규의 문제 행동은 수면 아래로 묻혔다.

그랬던 당시 이슈가 불거진 건 최근 최솔규의 가족이 "최솔규가 AG 이후 태극마크를 달지 못하고 있다. 협회가 은퇴를 강요했다"며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올리고 취재진에 메일을 보내면서다. 

최솔규 측은 "AG 준비 기간 동안 대표팀 지도자들이 다른 선수들에게 '최솔규가 괴롭힌 내용'을 제출할 것을 종용했다"며 "대회 기간 동안에는 지도자들이 경기 중 최솔규를 비하하는 말을 했다. 이것은 엄연한 스포츠폭력"이라고 주장했다.

최솔규와 김원호가 7일 중국 항저우 빈장체육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배드민턴 남자 복식 결승 인도 사트윅세라지 란키레디-치라그 셰티와의 경기에서 진 후 서로를 격려하고 있다. 2023.10.7/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최솔규와 김원호가 7일 중국 항저우 빈장체육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배드민턴 남자 복식 결승 인도 사트윅세라지 란키레디-치라그 셰티와의 경기에서 진 후 서로를 격려하고 있다. 2023.10.7/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이에 대해 협회 측은 "AG 이후 최솔규가 구두로 국가대표 은퇴 의사를 전달해왔다. 협회가 은퇴를 강요한 것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AG 기간 있었던 지도자와 최솔규 간 일어난 일들에 대해선 확인하기 어렵다고 했다.

협회와 가족은 현재 최솔규의 은퇴를 두고 큰 입장 차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은퇴를 둘러싼 '진실 공방'보다 먼저 짚어야할 것은, 왜 협회가 대표 선수로 책임과 의무를 다 하지 못한 최솔규에게 원칙대로 징계를 내리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아시안게임이라는 큰 대회를 앞둔 시점에 음주로 인한 훈련 무단 불참과 동료 선수단이 묵고 있는 숙소에 여자친구 대동했던 행동 등은 철퇴가 떨어져야 마땅하다. 하지만 배드민턴협회는 '성적을 위해'라 해석할 수밖에 없는 배경 속 일단 사태를 덮으려 했다. 

대표팀의 다른 선수들도 최근 최솔규에 대한 취재진 질문에 대답을 주저할 만큼 내부에선 문제 인식이 퍼져 있었던 것으로 추측된다.

그럼에도 협회는 최솔규를 AG에 데려갔다. 2021년 11월부터 김원호와 합을 맞춰 온 최솔규가 빠질 경우 김원호까지 피해를 보게 될 부분도 생각했겠지만 이유를 막론하고 원칙을 스스로 저버린 것은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협회는 AG 이후, 뒤늦게 최솔규에 대해 자격 정지 2년 등 징계를 논의했다. 그러나 최솔규가 은퇴 의사를 밝힌 뒤 실효성이 적다는 이유로 또 재심의에 들어갔다. 절차도 엉망이고 결정도 뒷북이다. 

협회 관계자는 "최솔규 정도의 기량을 가진 선수가 나오는 것이 쉽지 않다. 면담 등을 거쳐 AG까지는 기회를 주려고 했다"며 "또 선수가 은퇴하더라도 이후 지도자 생활을 고려해 징계에 신중했다"고 말했다. 원칙 대신 온정주의를 택했다는 의미다.

협회는 최근 최솔규 가족들에게 내용 증명을 받는 등 공격을 당하자 이제서야 대한체육회에 경위서 제출을 준비하고 있다.

대한체육회가 경위서 내용을 토대로 책임 소재를 밝히겠지만 협회가 대표팀 운영과 관련한 원칙을 제 때 적용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선 지적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AG을 성공적으로 마친 뒤 큰 관심 속 내년 파리 올림픽을 준비하던 배드민턴 대표팀에도 작지 않은 스크래치가 생겼다. 유야무야 넘어가길 바라면 문제가 보다 커질 수 있다. 더 늦기 전에, 냉정한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다. 


eggod61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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