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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색했던 투자·올해 감독만 3명…'강등' 수원 삼성의 예고된 몰락

지난 10년 간 역행, 사령탑 교체 극약 카드도 무효
구단에 헌신한 레전드 사령탑들만 희생양 된 결말

(수원=뉴스1) 이재상 기자 | 2023-12-03 08:30 송고 | 2023-12-03 09:21 최종수정
2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3 하나원큐 K리그1 38라운드 수원삼성과 강원FC의 경기에서 0대0으로 비기며 2부리그 강등이 확정된 수원삼성 선수들이 서포터즈석 앞에서 그라운드로 날아온 연막탄을 바라보고 있다.  2023.12.2/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2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3 하나원큐 K리그1 38라운드 수원삼성과 강원FC의 경기에서 0대0으로 비기며 2부리그 강등이 확정된 수원삼성 선수들이 서포터즈석 앞에서 그라운드로 날아온 연막탄을 바라보고 있다.  2023.12.2/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K리그 통산 4회 우승과 대한축구협회(FA)컵 5회 우승에 빛나는 '전통의 명가' 수원 삼성이 창단 첫 2부리그 강등이라는 수모를 겪었다. 충격적인 결과지만, 투자에 인색했던 모기업의 행태와 올해만 감독이 3명이었을 정도로 안일했던 경기 운영 등을 살피면 예고된 몰락에 가깝다. 

수원은 2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38라운드 강원과의 홈경기에서 득점 없이 비겼다.

이날 무승부를 거둔 강원은 승점 34로 10위를 기록, 다이렉트 강등을 피했다. 반면 수원은 승점 33으로 11위 수원FC와 동률을 이뤘으나 다득점(수원FC 44골, 수원 35골)에서 밀려 최하위로 2부리그로 떨어졌다.

수원 삼성이 강등된 것은 지난 2013년 승강제가 도입된 뒤 처음이다. 수원 삼성은 지난해 승강 PO로 떨어졌지만 FC안양을 따돌리고 가까스로 생존에 성공했다. 하지만 1년 만에 최하위로 추락하면서 2부리그행이라는 철퇴를 맞았다. 

2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3 하나원큐 K리그1 38라운드 수원삼성과 강원FC의 경기에서 0대 0으로 비기며 창단 첫 2부리그 강등이 확정된 수원 선수들이 망연자실해 하고 있다.. 2023.12.2/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2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3 하나원큐 K리그1 38라운드 수원삼성과 강원FC의 경기에서 0대 0으로 비기며 창단 첫 2부리그 강등이 확정된 수원 선수들이 망연자실해 하고 있다.. 2023.12.2/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 10년 사이 투자는 '퇴보', 악순환만 반복


한때 막대한 투자로 '레알 수원'이라 불릴 정도의 화려한 스쿼드를 자랑했던 수원은 2014년 스포츠단의 운영 주체가 삼성그룹에서 제일기획으로 넘어가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시장의 '큰손'이었던 수원은 마케팅 고도화를 내세웠으나 구단은 사실상 긴축재정에 돌입했고 실제 씀씀이도 줄어들었다.

승강제가 처음 도입된 2013년만 해도 수원은 총연봉 90억6742만원을 지출하며 1위에 올랐고, 이듬해에도 전북 현대(118억)에 이어 2위(98억6400만원)에 자리했다.

하지만 수원의 선수단 인건비는 2015년 80억원대로 줄었고, 이후 꾸준히 70~80억대를 유지했다. 지난해에는 88억7583만원으로 K리그1 구단(김천 상무 제외) 중 8위에 머물렀다.

2013년 이후 10년 사이 물가가 오르고, 선수들의 평균 급여도 인상됐으나 수원은 오히려 총연봉이 당시보다 줄어든 셈이다.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6 KEB 하나은행 FA컵 결승 2차전' FC서울과 수원삼성의 경기 후 FA컵 우승을 차지한 수원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2016.12.3/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6 KEB 하나은행 FA컵 결승 2차전' FC서울과 수원삼성의 경기 후 FA컵 우승을 차지한 수원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2016.12.3/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10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9 KEB하나은행 FA컵 결승 2차전 수원 삼성 블루윙즈와 대전 코레일의 경기에서 승리한 수원 선수들과 코칭스태프가 우승 트로피를 들며 환호하고 있다. 이날 경기는 수원이 4대0으로 승리했다. 2019.11.10/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10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9 KEB하나은행 FA컵 결승 2차전 수원 삼성 블루윙즈와 대전 코레일의 경기에서 승리한 수원 선수들과 코칭스태프가 우승 트로피를 들며 환호하고 있다. 이날 경기는 수원이 4대0으로 승리했다. 2019.11.10/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프로에서 '투자=성적'으로 직결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수원삼성은 이에 역행하는 행보를 보였다. K리그1 2연패를 달성한 울산 현대가 2013년 63억원대에서 지난해 176억원으로 3배 가깝게 인건비가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초라할 정도다.

2010년 수원 삼성 유니폼을 입고 감독대행으로 9월말 지휘봉을 잡아 강등을 지켜봐야 했던 염기훈 수원 감독대행도 인색했던 투자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는 "내가 처음 수원에 왔을 때와 지금은 스쿼드 차이가 크다"며 "당시에는 이름 있는 선수들도 많았고, 구단이 쓰는 예산도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그때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열악해진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축구 뿐 아니라 프로야구, 농구 등 삼성 스포츠단의 부진에 대한 질문에도 염기훈 대행의 답은 비슷했다. 그는 "투자가 있어야 기존의 선수와 외부 영입선수의 조화를 통해 팀이 더 단단해질 수 있다"며 "2010년에 왔을 때의 수원과 지금의 수원은 많이 다르다"고 꼬집었다.

염기훈 수원삼성 감독대행이 2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3 하나원큐 K리그1 38라운드 수원삼성과 강원FC의 경기에서 0대0으로 비기며 2부리그 강등이 확정된 뒤 서포터즈 앞에서 눈물의 사과 후 뒤돌아 한동안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 2023.12.2/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br /><br />
염기훈 수원삼성 감독대행이 2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3 하나원큐 K리그1 38라운드 수원삼성과 강원FC의 경기에서 0대0으로 비기며 2부리그 강등이 확정된 뒤 서포터즈 앞에서 눈물의 사과 후 뒤돌아 한동안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 2023.12.2/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 레전드 돌려막기…안일했던 팀 운영에 팬들도 분노

최근 수원은 이른바 레전드들의 '무덤'이 됐다.

김호(1995~2003), 차범근(2004~2010), 윤성효(2010~2012), 서정원(2013~2018) 감독 이후 복수의 사령탑이 지휘봉을 잡았으나 하위권에서 허덕이다 사실상 경질 형태로 팀을 떠나는 케이스가 많았다.

특히 이른바 '리얼 블루'로 꼽혔던 박건하 감독, 이병근 감독 모두 두 시즌을 채우지 못하고 팀과 작별했다.

2023시즌은 더욱 참혹했다. 이병근 감독 체제로 시작했으나 시즌 초반 경질됐고, 새롭게 부임한 김병수 감독도 9월에 경질됐다. 재임 기간은 이병근 감독이 1년, 김병수 감독은 5개월 밖에 되지 않았다.

16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2020 수원 삼성 블루윙즈와 포항 스틸러스의 경기, 수원 박건하 감독이 선수들을 격려하고 있다. 2020.9.16/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16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2020 수원 삼성 블루윙즈와 포항 스틸러스의 경기, 수원 박건하 감독이 선수들을 격려하고 있다. 2020.9.16/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29일 오후 경기 수원시 팔달구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하나원큐 K리그 승강플레이오프' 2차전 수원 삼성 블루윙즈와 FC안양의 경기 종료 후 수원 오현규가 이병근 감독을 부둥켜 안고 있다.  2022.10.29/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29일 오후 경기 수원시 팔달구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하나원큐 K리그 승강플레이오프' 2차전 수원 삼성 블루윙즈와 FC안양의 경기 종료 후 수원 오현규가 이병근 감독을 부둥켜 안고 있다.  2022.10.29/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김병수 감독 경질 후 당시 플레잉코치였던 팀의 다른 '레전드' 출신 염기훈 감독대행 체제로 강등을 피하기 위한 마지막 사투를 벌였으나 결과는 결국 2부 강등이었다.

수원 팬들은 2일 강원과의 최종전을 앞두고 방만한 팀 운영과 인색한 투자를 한 구단을 강하게 비판하는 목소리를 냈다. 2부 강등이 확정된 뒤에도 이준 대표이사, 오동석 단장을 향해 거친 표현까지 써가며 야유를 퍼부었다.

2010년 수원으로 이적한 뒤 희로애락을 다 겪고, 감독대행으로 팀의 2부 강등을 지켜봐야 했던 염기훈 대행은 아쉬운 마음에 눈물을 훔쳤다.

그는 "작년에 은퇴를 하려다가 플레잉코치를 했고, (감독대행까지 했던) 내 선택에 후회는 없다"며 "많은 분들이 안 좋은 선택이라 했지만 수원에 와서 항상 최선을 다했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염기훈 대행은 "비록 이렇게 안 좋은 상황에서 (선수로) 은퇴하겠지만 앞으로도 수원을 사랑하고 응원할 것"이라며 "수원이 잘 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으면 돕고, 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응원하겠다"고 했다.

그는 "지금은 힘든 상황이지만 수원은 분명 다시 일어서고, K리그1에 복귀할 것이라 생각한다. 선수들이 더 힘을 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2024시즌을 K리그2에서 맞이하게 된 수원이 다시 1부로 올라오기 위해서는 냉철한 자기 반성과 뼈를 깎는 쇄신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염기훈 수원삼성 감독대행이 2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3 하나원큐 K리그1 38라운드 수원삼성과 강원FC의 경기에서 0대0으로 비기며 2부리그 강등이 확정된 뒤 서포터즈 앞에서 눈물을 훔치고 있다. 2023.12.2/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염기훈 수원삼성 감독대행이 2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3 하나원큐 K리그1 38라운드 수원삼성과 강원FC의 경기에서 0대0으로 비기며 2부리그 강등이 확정된 뒤 서포터즈 앞에서 눈물을 훔치고 있다. 2023.12.2/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염기훈 수원삼성 감독대행이 2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3 하나원큐 K리그1 38라운드 수원삼성과 강원FC의 경기에서 0대0으로 비기며 2부리그 강등이 확정된 뒤 서포터즈 앞에서 눈물의 사과 후 그라운드를 나서고 있다.  2023.12.2/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염기훈 수원삼성 감독대행이 2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3 하나원큐 K리그1 38라운드 수원삼성과 강원FC의 경기에서 0대0으로 비기며 2부리그 강등이 확정된 뒤 서포터즈 앞에서 눈물의 사과 후 그라운드를 나서고 있다.  2023.12.2/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alexe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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