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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만에 우승 이끌고도 한숨 "화성을 더 강철 같은 팀으로 만들고 싶은데…"

[인터뷰] 강철 감독, '10년 수석코치' 노하우로 원팀 이끌어
화성FC, 올 시즌 우승에도 불구하고 다음 시즌 감독 공모 중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2023-11-29 08:49 송고 | 2023-11-29 08:52 최종수정
강철 화성FC 감독이 24일 서울 종로구 뉴스1 사옥에서 열린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3.11.26/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강철 화성FC 감독이 24일 서울 종로구 뉴스1 사옥에서 열린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3.11.26/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부임 2년 만에 K3 화성FC를 우승으로 이끈 강철 감독이 "화성을 더 강철 같은 팀으로 만들어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하지만 인터뷰 내내 그의 표정은 복잡했다. 거둔 성과를 생각하면 이 겨울이 따뜻해야 마땅한데, 강철 감독은 좀처럼 웃을 수 없다. 

강 감독은 지난 2022년 화성의 지휘봉을 잡았다. 2011년부터 2020년까지 포항 스틸러스, FC서울, 옌볜 푸더(중국), 대전 하나시티즌을 거치며 10년 동안 수석코치를 지내다 처음 사령탑을 지내게 된 것.

첫 감독이었지만 긴 수석코치 생활로 내공이 다져진 강 감독은 거침이 없었다. 부임 전 12위에 머물던 화성을 첫해 6위까지 끌어올렸고, 2년 차인 올해엔 K3 최다인 17경기 무패 기록과 함께 17승9무2패(승점 60)의 압도적 성적으로 팀을 리그 정상에 올려놓았다.

강 감독이 수석코치가 아닌 사령탑으로서 충분한 능력이 있음이 입증된 순간이자 화성이 2013년 K3 챌린저스리그와 2019년 K3 어드밴스에 이어 세 번째 트로피를 잡으면서 K3 강자로 우뚝 선 순간이었다.

 강철 K3 화성FC 감독(대한축구협회 제공)
 강철 K3 화성FC 감독(대한축구협회 제공)

뉴스1과 마주 앉은 강 감독은 "다 선수들이 잘 해준 덕이다. 주인공은 선수들"이라며 공을 돌렸지만, 화성의 이번 시즌 우승 동력에는 강 감독의 지분이 크다는 것이 축구인들이 공통된 목소리다. 수석코치로 오랜 기간 선수들과 함께 뒹굴며 호흡했던 강 감독은 눈만 봐도 선수들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잘 캐치, 팀을 시즌 내내 좋은 분위기로 이끌었다.

강 감독은 "베테랑들과 자주 대화를 하고 미팅을 열어 선수들이 원하는 바를 잘 들어주려 했다. K3는 매 시즌 팀이 새롭게 구성되는 경우가 많아서, 초반부터 원팀으로 끈끈하게 만들고 다같이 잘 융화되는 데 많은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선수들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아는 만큼 세세한 배려도 잊지 않았다. 강 감독은 "경기에 뛰는 선수들 뿐아니라 많이 못 뛰는 선수들에게도 집중했다"면서 "젊은 선수들도 발전이 보이면 리저브에 넣어서 10~15분이라도 꼭 뛰게 했다. 그런 덕분에 팀 전체가 다같이 동기부여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수석코치 꼬리표를 떼고 감독으로서 성공적인 결과를 냈다는 점은 강 감독 개인적으로도 큰 의미가 있었다.

그는 "우승 후 트로피를 들어 올리니 기분이 이상하더라. 수석코치 때는 공식 석상에서 내 손으로 트로피를 들어올릴 일이 없었는데, 이번에는 '내 팀'을 우승시켰다는 생각에 자부심도 생기고 더 행복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화성FC(대한축구협회 제공) 
화성FC(대한축구협회 제공) 

이번 시즌 화성은 성적뿐 아니라 흥행도 대박이 났다.

올해 화성의 홈경기 평균 관중수는 1761명이다. 평균 500명 정도가 찾는 K3의 평균 수준을 생각하면 고무적 성과다. 당연히 3리그 홈 평균 최다 관중이다. 올해 화성은 구단이 얻을 수 있는 최고의 성과를 모두 이룬 셈이다.

강 감독은 "구단의 많은 분들이 함께 만든 성과다. 홈에서는 무조건 이기는 축구를 강조하고, 골을 넣기 위해 라인을 올렸던 게 도움이 된 것 같다"면서 웃었다. 

이번 시즌 화성은 리그 최연소 실점인 21골만 내줬을 만큼 '짠물 수비'를 보였지만, 홈에서 만큼은 과감한 공격 축구로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안방에선 후반 추가시간 극장골을 넣는 등 극적 승부를 벌인 경기도 유독 많았다.

강 감독은 "우리 구단은 경기 종료 후 팬들이 모두 그라운드에 내려와서 선수들과 인사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이 있다. 그때 팬들이 종종 내게 와서 '재미있는 축구를 보여주셔서 고맙다'고 하더라. 지난 경기가 재미있어서 또 찾아왔다는 팬도 있었다. 우승만큼이나 뿌듯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강철 화성FC 감독이 24일 서울 종로구 뉴스1 사옥에서 열린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3.11.26/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강철 화성FC 감독이 24일 서울 종로구 뉴스1 사옥에서 열린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3.11.26/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이렇듯 최고의 한 해를 보냈음에도 강 감독의 머리는 여전히 복잡하다. 거취가 불분명한 까닭이다. 

화성은 이번 시즌 우승을 거두고도 다음 시즌 감독직 자리를 공개 모집 중인 상태다.

강 감독은 현재 팀의 감독이면서도 지원서를 넣을 수밖에 없는 다소 당혹스러운 상황이며, 그래서 강 감독이 아직 다음 시즌 지휘봉을 계속 쥘 수 있을지에 대한 확신이 없다.

심지어 차기 감독이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당장 다음 시즌 선수 영입을 위한 테스트가 열린다. 강 감독은 테스트 과정에 참여하지 못한다. 동계 훈련 등 다음 시즌 준비에도 자연히 차질이 불가피하다.

강철 화성FC 감독이 24일 서울 종로구 뉴스1 사옥에서 열린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3.11.26/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강철 화성FC 감독이 24일 서울 종로구 뉴스1 사옥에서 열린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3.11.26/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강 감독은 "이번 시즌 함께 고생하고 좋은 축구를 보여준 선수들에게 '다음 시즌도 내가 책임지고 데려가겠다'고 했다. 물론 각자의 사정으로 팀을 떠나려는 선수들도 있을 수 있겠지만, 그들과 약속을 한 셈인데 (내 처지가 이렇게 돼) 선수들에게 미안하고 또 당혹스럽다"면서 고개를 숙였다. 

그렇다고 마냥 한숨만 내쉬고 앉아있을 수는 없다. 강 감독은 화성이라는 팀이 지금보다 한 단계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이번 겨울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올해의 구성과 분위기가 연속성을 갖고 내년에 이어지면 더 강하고 좋은 축구를 할 수 있다. 이번 시즌 우승했지만 그건 이미 과거가 됐고, 이제 더 밝은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 더욱 치밀하게 준비해야 할 시기"라면서 "화성이 지금보다 한 단계 더 발전했으면 하는 마음이 있기에, 안타까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최고의 한 해를 보내고도 속 타는 겨울을 맞이하게 된 강철 감독. 머릿속은 올해의 성과를 바탕으로 더 화려한 '화성의 봄'을 준비하고 있으나 당황스럽게도 밑그림 조차 그리지 못하고 있다. 더 강철 같은 팀으로 거듭나려 하는 화성의 2024년에 강철 감독은 함께 할 수 있을까. 

강철 화성FC 감독이 24일 서울 종로구 뉴스1 사옥에서 열린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3.11.26/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강철 화성FC 감독이 24일 서울 종로구 뉴스1 사옥에서 열린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3.11.26/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tr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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