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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해도 그때뿐" 무심코 버린 꽁초 꽉 막힌 빗물받이…물난리 또 날라

미화원 치우는데 그 옆에서 꽁초 던져…"생각없이 버렸다"
빗물받이 막히면 침수 속도 3배 빨라져…작년에도 물난리

(서울=뉴스1) 서상혁 기자 | 2023-06-30 05:42 송고 | 2023-06-30 08:50 최종수정
서울 서초구 강남역 5번 출구 인근의 빗물받이. 빗물을 타고 흘러온 담배꽁초가 배수를 방해하고 있다/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 서초구 강남역 5번 출구 인근의 빗물받이. 빗물을 타고 흘러온 담배꽁초가 배수를 방해하고 있다/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담배꽁초를 주워도 그때뿐이에요. 저기 빗물받이로 다 떠내려 갔네요."

본격 장마가 시작한 29일 오후 2시. 서울 강남역 7번 출구 근처 빌딩 앞에서 만난 미화원 A씨는 "직장인들이 담배를 피우고 빗물받이에 꽁초를 버린다"며 "얼마 전 깨끗하게 청소했는데 꽁초로 다시 채워지고 있다"고 혀를 찼다. 
이날 오후 강남역이 있는 서초동 일대에는 시간당 20㎜ 이상의 강한 비가 내렸다. 거리에 버려진 꽁초가 빗물을 타고 빗물받이로 쏟아졌다.

신논현역 7번 출구 인근 빗물받이 역시 담배꽁초와 쓰레기로 70% 이상이 막혀 있었다.

평소 덮개로 닫혀 있다 비가 오면 열리는 신형 빗물받이도 담배꽁초 앞에서는 속수무책이었다.

이 때문에 서초구는 장마철인 요즘 매일 빗물받이를 청소하고 있다. 이날도 미화원 한 명이 강남역 일대를 청소했지만 쌓여있는 꽁초를 처리하기에 버거워 보였다. 
한 흡연자는 미화원이 청소하는 도중에도 빗물받이에 꽁초를 버렸다. 쓰레기통까지는 불과 다섯 걸음이었다. 

우성아파트 사거리에서 빗물받이에 꽁초를 버린 한 시민은 "아무 생각 없이 버렸다"며 "여기가 흡연 공간 아니냐"고 반문했다.

신논현역 7번 출구 인근의 빗물받이. 담배꽁초와 쓰레기로 일부 막힌 모습/뉴스1 © News1 서상혁 기자
신논현역 7번 출구 인근의 빗물받이. 담배꽁초와 쓰레기로 일부 막힌 모습/뉴스1 © News1 서상혁 기자

빗물받이의 존재를 모르는 시민도 적지 않았다. 신논현역 인근에서 흡연 중이던 남모씨(25·여)는 "하수구로만 알았지 빗물 배수 시설인지는 몰랐다"며 "하수구로 알고 버리는 이가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시의 기초 배수 시설로 빗물받이는 빗물을 저류시설로 보낸다. 지난해 강남역 일대에서 물난리가 났을 때 담배꽁초 등 쓰레기에 막혀 빗물받이가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많았다.

국립재난안전연구원에 따르면 담배꽁초나 비닐 등 쓰레기가 빗물받이를 막으면 역류 현상이 나타나 침수가 3배나 빠르게 진행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전문가들은 침수 가능성이 높은 지역에는 인력을 집중 투입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모든 빗물받이를 관리하는게 현실적으로 어려운 만큼 물 빠짐 기능이 큰 곳을 중심으로 관리하는 게 더 효율적이라는 것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 전역엔 약 55만개의 빗물받이가 설치돼 있다.

이영주 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장마철에는 모든 빗물받이를 관리하기보다 침수 이력이 있거나 저지대 등 위험도가 높은 지역을 중점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며 "지역사회 구성원이 빗물받이를 자발적으로 청소하면 인센티브를 주는 방법도 고려할 만하다"고 제언했다.


hyu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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