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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합실이 신부대기실 됐다"…광명역 웨딩홀 폭탄테러 신부 생생 후기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2023-04-07 11:42 송고 | 2023-04-07 13:18 최종수정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지난달 25일 광명역사 내 웨딩홀에 폭탄 설치 신고가 들어와 하객 수백명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이 결혼식의 주인공이었던 신부는 "평생의 술안주로 즐기기로 했다"고 당시를 회상하며 생생한 후기를 전했다.

지난달 29일 결혼 관련 유명 온라인 카페에는 '폭탄테러 협박을 받은 광명역사 웨딩홀 예식 당사자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 글은 갈무리돼 7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로 빠르게 퍼졌다.
신부 A씨에 따르면 예식 진행 예정 시간은 오후 2시30분이었고, 1시쯤 웨딩홀 담당자로부터 "30분 뒤 신부대기실로 옮기실 거예요. 그때 모시러 올게요"라는 안내를 들었다. 하지만 A씨는 신부대기실에 갈 수 없었다.

갑자기 경찰과 소방관이 들이닥치면서 주변이 소란스러워졌다. 연회장 식당 쪽에 작게 불이 난 줄 알았던 그는 "하객분들 식사에 차질 생길까 봐 걱정됐지만 금방 마무리될 거로 생각했다. 근데 경찰, 소방관들이 계속 오더니 특공대까지 왔다. 예식장 복도에는 사람들이 쏟아져 나왔다"고 설명했다.

A씨는 그제야 웨딩홀에 폭탄 테러 협박 전화가 와서 웨딩홀이 통제됐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에 A씨와 하객들은 1층 역 대합실로 올라가게 됐다.
그는 "열차 기다리는 곳, 대합실이 저의 대기실이었다. 하객들과 여기서 인사했다"며 당시 사진을 공개했다. A씨는 어수선한 상황 속 한쪽에 드레스를 입고 부케를 든 채 앉아있었다.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A씨는 "조사가 끝나야 식을 진행할 수 있고, 4시 이후로 예상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심장이 덜컥했다"며 부모님 측 지방 손님이 많아 버스 대절과 KTX 예매 등 모든 것이 엉켜 하객들이 식을 못 보고 갈 상황에 처했다고 밝혔다.

속상했던 A씨는 해결 방법이 없어 마음을 비우기로 했다고. 그는 대합실을 신부대기실로 사용해 하객들과 사진을 찍었고, 하객들은 "얼마나 잘 살려고 이런 일이 일어나냐"며 위로해줬다고 한다.

이때 스냅 작가도 A씨의 안타까운 상황에 기다려주면서 "대합실에 앉아있으면 뭐 하겠어요! 나가서 사진이나 찍으시죠"라고 제안했다. 그 결과 기차 플랫폼에서 A씨 부부는 단 하나뿐인 기념사진을 남길 수 있었다.

이후 예상보다 조사가 일찍 끝난 덕분에 3시 20분쯤 무사히 결혼식 진행하게 됐다.

끝으로 그는 "정말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나 싶은 결혼식이었지만 이제 다 지난 일이고, 모두의 기억에 잊을 수 없는 결혼식이 됐다고 생각해 아쉬움은 뒤로하려고 한다"면서 "행복 폭탄이라고 생각하고 평생의 술안주로 즐기기로 했다"고 말했다.

누리꾼들은 "신부 멘탈 좋고 사진도 너무 예쁘다", "긍정적인 마인드 본받고 싶다", "나였으면 울고불고 부케 집어던졌을 것 같다", "행복하게 살길 바란다" 등 댓글을 남겼다.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sb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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