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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셀의 세계]③'전문 리셀러' 등장…애꿎은 기업·소비자만 피해

투기 수요 자극하는 리셀러…"재판매만이 목적"
브랜드社 리셀러 근절 움직임…근본적 대책 필요

(서울=뉴스1) 한지명 기자 | 2023-03-13 07:05 송고 | 2023-03-13 09:11 최종수정
편집자주 희소성 있는 물건을 구매해 재판매하는 리셀 시장이 커지고 있다. 물물거래에 익숙한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중심으로 리셀이 새로운 소비문화로 자리 잡고 있어서다. 다양한 플랫폼으로 시장이 활성화되고 있지만 계속된 가품 논란과 전문 리셀러의 등장, 피해를 입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리셀은 동전의 양면과 같아졌다. 리셀 시장의 현주소를 짚어본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백화점 명품관 롤렉스 매장의 입장을 기다리는 시민들의 모습. 2022.1.10/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사진은 서울 시내 한 백화점 명품관 롤렉스 매장의 입장을 기다리는 시민들의 모습. 2022.1.10/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 결혼을 앞둔 30대 박모씨는 샤넬 가방을 사기 위해 연차를 내고 오픈런에 동참했다. 백화점 개점 시간에 맞춰 줄을 섰지만, 원하던 가방은커녕 대기번호도 받지 못했다. 다른 백화점을 돌아봐도 마찬가지였다.
전문 리셀러가 고용한 아르바이트생이 새벽부터 줄을 서 인기 제품을 싹쓸이했기 때문이다. 박씨와 같은 일반 소비자들이 인기 제품을 구매하는 건 하늘의 별 따기처럼 어려웠다. 결국 박씨는 중고 거래 사이트를 통해 원하는 가방을 찾았지만, 100만원의 웃돈이 붙어 있었다.

전문 리셀러(되팔이)가 리셀 시장을 교란하고 있다. 오로지 재판매만을 목적으로 하는 리셀러로 인해 가수요와 웃돈만 붙고 있어서다. 

◇리셀러 "재판매만이 목적"…투기 수요 일으켜

전문 리셀러들은 물건의 효용보다 오로지 다른 누군가에게 더 높은 가격으로 재판매할 목적으로 물건을 구매한다. 물건의 희소성이나 가치가 높아짐에 따라 리셀때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리셀러들의 대상은 명품에 그치지 않는다. 레고, 와인, 위스키, 스니커즈, 의류 등 돈이 되는 제품은 무엇이든 상관없다. 이들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 정당하게 돈을 버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3년째 오픈런 아르바이트로 돈을 벌고 있는 이모씨(29)는 "샤넬은 사고 싶어도 살 수가 없는 브랜드가 됐다. 노력을 해도 살 수 없으니 50만~100만원 웃돈을 붙여 판매하는 리셀 가격이 합리적이게 됐다"고 말했다.

리셀만을 목적으로 티켓을 구매한 경우 공연 전까지 재판매를 못 하게 되면 전액 손실이 발생하기도 한다. 업계 관계자는 "봇(bot)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티켓 예매를 하면 일반 구매자는 예매하기 쉽지 않다"고 우려했다.

3일 한 시민이 서울 도심 백화점에 설치된 샤넬 광고판을 지나고 있다. 2023.3.3/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3일 한 시민이 서울 도심 백화점에 설치된 샤넬 광고판을 지나고 있다. 2023.3.3/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리셀 금지 조항' 추가했지만… 근본적 대책 필요

곤란한 것은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리셀러들이 시장 경제 질서를 흔들면서 브랜드 가치가 훼손될 수 있어서다. 인기 제품은 리셀가가 한없이 오르는 반면 비인기 제품은 신제품 가격보다 리셀가가 저렴한 경우도 있다.

결국 에르메스, 샤넬, 나이키는 지난해부터 리셀러들을 근절하기 위해 '리셀 금지 조항'을 추가했다. 명품과 일부 패션 브랜드들이 리셀을 금지해 시장 가격을 어느 정도 안정시키겠다는 브랜드 정책 일환으로 보인다.

하지만 효과에 대해서는 미지수다. 한 브랜드 관계자는 "리셀 금지 항목 추가 이후 얼마만큼의 효과가 있는지는 밝힐 수는 없다"면서도 "조직적으로 리셀을 막기 위한 조치에 불과하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전문 리셀러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시작해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전문 리셀러들을 완전히 배재하고 가는 게 좋은지 아닌지에 대한 판단이 필요해 보인다"며 "지금처럼 리셀시장이 유지될 경우 시장의 한 축인 소비자가 외면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hj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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