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준이 0.75%포인트(자이언트 스텝)의 금리인상을 단행함에 따라 EU, 한국 등 세계 각국이 최소한 0.5%포인트(빅 스텝)의 금리인상을 단행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경제전문매체 CNBC가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 금리인상으로 미국의 기준 금리는 1.5%~1.75% 범위로 인상됐다. 이에 비해 유로존은 지금도 기준금리가 마이너스 0.5%다.
국제 자금은 금리가 높은 것으로 이동하게 돼 있다. 금리격차가 심해지면 자본 유출 현상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올 들어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인상으로 미국 달러화가 20년래 최고치를 보이고 있다. 국제 자금이 이미 미국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증거다.
이에 따라 각국의 중앙은행이 자이언트 스텝은 몰라도 빅 스텝을 밟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CNBC는 예상했다.
CNBC는 특히 유로존에 주목했다. 미국과 금리격차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지난주, 7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것이라고 밝혔다.
ECB가 금리를 인상해도 미국과의 금리차는 2% 정도 차이가 난다. 이 경우, 국제자금이 유럽에서 미국으로 이동할 수밖에 없다.
ECB도 이같은 위기를 감지하고 유로존의 불안을 완화하기 위해 전일 긴급하게 정책 회의를 소집, 기존 채권 매입 도구를 유연하게 활용하고, 새로운 수단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https://image.news1.kr/system/photos/2022/3/11/5265822/high.jpg/dims/optimize)
ECB는 더 나아가 금리인상 폭을 높일 수 있다. ECB 매파들은 국제자금의 탈EU를 막기 위해서라도 EU가 금리를 크게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설 가능성이 크다.
한국도 금리역전 현상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려면 금리인상에 속도를 내야 한다.
현재 한국의 기준금리는 1.75%다. 미국의 기준 금리는 1.5%~1.75% 범위다. 미국 금리의 상단과 일치한다.
그러나 연준이 7월 회의에서도 0.75%포인트의 금리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크다. 이날 연준이 공개한 점도표에 따르면 미국의 기준금리는 연말 3.4%까지 오를 전망이다.
금리역전 현상이 발생해 자금이탈을 막으려면 한국도 금리인상을 서둘러야 하는 것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7월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빅 스텝을 단행할 가능성에 대해 "다음 금통위 회의까지는 3~4주 남아서 그사이에 많은 변화가 있을 수 있다. 그때까지 나타나는 시장 반응을 보고 결정할 문제"라고 말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공동취재) 2022.6.16/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https://image.news1.kr/system/photos/2022/6/16/5429152/high.jpg/dims/optimize)
그는 또 오는 6월과 9월 임시 금통위가 열릴 가능성에 대해 "아직 고려한 바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러나 "연말까지 미국 기준금리가 3.4%가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금리 인상 속도는 우리보다 빠른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그는 이어 "금리 격차 자체에 중점을 두기 보다는 외환·채권시장의 영향을 종합적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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