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가 쏘아올린 '폐어망'…삼성, MWC서도 '환경 혁신' 띄운다

'폐그물 심각성' 짚은 다큐 '씨스피라시' 재조명
갤S22 이어 갤럭시북에도 '재활용 소재'로 탑재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영화 '씨스피라시' (넷플릭스 공식 홈페이지 캡처)ⓒ 뉴스1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영화 '씨스피라시' (넷플릭스 공식 홈페이지 캡처)ⓒ 뉴스1

"태평양 쓰레기 섬의 46%는 '폐어망'이다. 플라스틱 빨대는 0.03%에 불과하다"

(서울=뉴스1) 오현주 기자 = #이야기는 수많은 그물을 달고 바다를 누비는 큰 배를 비추며 시작한다. 평소 해양오염에 관심이 많던 20대 감독 '알리 타브리지'는 바다 곳곳을 돌다 한 가지 사실을 발견한다. 바다 오염의 주범은 '플라스틱 빨대'가 아닌 '폐어망'이라는 것. 플라스틱 빨대를 사용하는 식당에 항의 전화를 넣을 만큼 친환경 제품에 극성이던 그는 바다를 다시 바라본다.

지난해 3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넷플릭스에서 개봉한 다큐멘터리 영화 '씨스피라시'(SEASPIRACY)의 한 장면이다.

삼성전자가 스마트폰에 이어 노트북에도 폐어망 재활용 소재를 활용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폐어망을 다룬 영화 '씨스피라시'도 함께 주목을 받고 있다.

앞서 영화는 어업과정에서 발생한 플라스틱 쓰레기 중 절반이 '버려진 그물'이라고 짚었고, 공개 직후부터 인기를 끌었다. 스트리밍 랭킹 사이트 '플랙스패트롤'에 따르면 '씨스피라시'는 지난해 4월 전세계 넷플릭스에서 가장 많이 본 영화 7위를 기록했다. '플라스틱 빨대'가 환경오염의 주요 원인이라는 기존 환경단체의 주장을 뒤집은 점이 통했다.

삼성전자 '갤럭시 MWC' 이벤트 초대장 (삼성전자 제공)ⓒ 뉴스1
삼성전자 '갤럭시 MWC' 이벤트 초대장 (삼성전자 제공)ⓒ 뉴스1

삼성전자가 올해부터 ESG 전략인 '지구를 위한 갤럭시 '의 구체적인 활동으로 '폐어망 재활용'에 나서자 영화는 다시 이목을 끌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28일(한국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 참가해 폐어망 재활용 소재를 담은 신제품을 발표한다.

삼성전자는 이날 오전 3시 '삼성 갤럭시 MWC 이벤트 2022'를 열고 '갤럭시북' 신작을 공개한다. 지난해 4월 출시된 '갤럭시북프로·갤럭시북프로 360'의 후속모델이다. 노트북에도 버려진 어망을 활용한 부품을 탑재될 것으로 보인다.

노태문 삼성전자 M/X(모바일경험부) 사업부장은 지난 24일 삼성전자 뉴스룸에 올린 기고문에서 "수거된 폐어망을 갤럭시 S22 시리즈 부품의 소재로 개발하는데 성공했다"며 "MWC 2022에서도 폐어망을 재활용한 소재를 적용한 혁신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삼성, 1년간 60만톤 넘는 '폐어망' 주목…갤럭시 S22도 적용

폐어망은 바닷가에 버려진 그물망로 1년간 64만톤 넘게 배출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로 나일론이라 불리는 폴리아미드 소재로 만들었다. 이 소재는 장시간 바닷물과 자외선에 노출되면 고유의 특성을 잃어 전자제품 재료로 쓰이기 어려웠다.

10년 넘게 재활용 기술을 연구한 삼성전자는 폐어망이 해양환경에 큰 위협이 된다고 판단해 힘을 실었다. 업계 전문가와 협업해 폐그물을 △분리 △절단 △청소 △압출했고, 기기에 쓸 수 있는 플라스틱이 되도록 최적화했다는 게 삼성전자의 설명이다.

삼성전자, 갤럭시S22에 '폐어망 재활용 소재' 활용 (삼성전자 제공)ⓒ 뉴스1
삼성전자, 갤럭시S22에 '폐어망 재활용 소재' 활용 (삼성전자 제공)ⓒ 뉴스1

첫번째 성과로 '갤럭시 S22' 시리즈(일반·플러스·울트라)의 전원·볼륨버튼 지지대에 폐어망 소재를 약 20% 함유한 재활용 플라스틱을 넣었다. 최상위 모델 '울트라'의 아래쪽에 있는 'S펜 수납공간'(슬롯)에도 들어갔다.

삼성전자가 폐어망을 키워드로 잡고 친환경 전략을 펼치자, 자연스레 영화 '씨스피라시'에도 눈길이 쏠리고 있다.

최근 주춤했던 영화의 인기는 점차 오르는 모습이다.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80초 예고편 영상의 누적 조회수는 석 달 전보다 7%포인트(p)가량 올라 365만회를 돌파했다.

유명 스마트폰 커뮤니티에서도 폐그물 활용 소식과 함께 영화 '씨스피라시'를 알리는 글이 속속 등장했다. 한 누리꾼은 "이제는 스마트폰도 재활용한 소재를 활용해 만든다"며 "이와 관련해 작년에 (넷플릭스에) 나온 '씨스피라시'를 보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올해까지 50톤 이상 재활용…"탄소배출량 정보 공개" 권고도

영화의 인기에 힘입어 갤럭시폰이 대표적인 '에코폰'으로 자리잡기 위해 '재활용 부품 활용 보고서'를 정기적으로 발표해야 한다는 권고도 나온다. 재활용 부품 비중과 탄소배출량도 알려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은 얼마나 많은 재활용 부품을 썼고 어느 정도 탄소배출량을 보였는지 보고서로 공개한다"며 "영화가 꾸준히 입에 오르는 것에 힘을 입으려면 탄소배출량을 담은 정보도 공개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애플은 아이폰 13 출시 직전인 지난해 8월 신제품 환경 보고서를 발표했다. 자료에 따르면 아이폰13은 △생산(81%) △배송(2%) △소비(16%) △폐기(1% 미만) 과정에서 총 64kg의 탄소배출량을 기록한다.

일각에서는 명확한 ESG 평가기준을 세워 자원순환 측면에서 어떤 효과를 내는지 공개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이에 관해 지현영 법무법인 지평 ESG 센터 변호사는 "수거부터 업사이클링까지 LCA(Life Cycle Assessment: 전주기 평가) 관점에서 자원순환뿐만 아니라 탄소감축에 있어 (어떤) 효과를 내는지 검증하고 투명하게 공개하는 부분은 앞으로 더 중요한 일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올해까지 50톤 이상의 폐어망을 재활용하는 게 목표다. 삼성전자 측은 "향후 전체 제품 라인업으로 확대 적용할 계획"이라며 "더 나은 지구 환경을 위해 끊임없는 혁신 기술 개발에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woobi12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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