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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기축통화국 된다" 발언에…전문가들 "먼훗날 가능한 얘기"

국채 남발 우려에 '기축통화국' 언급…"전경련 'SDR 편입' 인용"
전경련도 "명목상 기축통화 의미…이 후보 해석과 전혀 달라"

(세종=뉴스1) 권혁준 기자 | 2022-02-23 06:00 송고 | 2022-02-23 10:44 최종수정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2일 오후 인천 남동구 로데오광장에서 열린 '살고 싶은 곳, 힘이 나는 도시! 인천의 더 큰 미래 이재명이 열겠습니다!' 인천 집중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22.2.22/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기축통화국' 발언을 두고 정치권의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민주당은 전국경제인연합회의 자료를 근거로 기축통화국 편입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라는 의견이고, 야당은 경제지식이 부족하다며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기축통화국'에 대한 기준점이 크게 다른 데서 기인한다. 이 후보와 민주당은 국제통화기금(IMF)의 특별인출권(SDR) 통화바스켓에 포함되는 것을 '기축통화국'의 근거로 삼고 있는 반면, 야당과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SDR 편입과 기축통화국이 되는 것을 별개로 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 후보는 지난 21일 열린 20대 대선 TV 토론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기축통화국과 비기축통화국의 차이점을 아느냐"고 묻자 "당연히 안다. 우리도 기축통화국으로 편입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할 정도로 경제체력은 튼튼하다"고 답했다.

그는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의 설전에서도 "우리가 곧 기축통화국으로 될 가능성이 높다는 보도도 나왔다"고 했다. 적자 국채 발행이 많아져 재정건전성이 나빠지는 데 대한 우려를 두고 확장 재정의 여력이 있다는 취지를 강조하는 과정에서 나온 발언이다.

기축통화는 국제간 결제나 금융거래의 기본이 되는 통화다. 미국 달러화처럼 통화 신뢰성이 높으면서 유통량이 충분한 경우다. 기축통화를 발행하는 기축통화국은 국가부채가 많아도 발권력을 동원할 수 있지만, 기축통화국이 아니면 많은 국가부채를 감당하지 못하고 위기를 맞을 수 있다.

'기축통화'를 구분짓는 명확한 기준은 없다. 통상적으로는 통화 발행 국가의 군사력과 외교적 영향력이 높아야하고 국가 신용도와 물가도 안정적인 수준이 요구된다. 세계적으로 '안전자산'으로 여겨 국제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져야만 다수의 국채를 발행해도 큰 위기를 맞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원화가 기축통화의 지위를 갖는 것은 요원하다고 입을 모은다.

23일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행정학과 교수는 "20년 내로는 절대 불가능하다고 봐야한다"면서 "기축통화는 경제 불황이나 전쟁 등의 유사시에 사용되는 '안전자산'인데, 우리나라는 전시작통권도 없고 남북이 분리돼 있으며 국제경제에서의 영향력도 크지 않다"고 말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도 "부적절한 이야기라고 본다. 현재 미국 달러화가 기축통화이고 유로나 엔화도 기축통화로 보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국제적 금융거래 등에서 주로 사용돼야 하는데 원화는 기축통화와는 거리가 멀다"는 견해를 밝혔다.

/뉴스1 DB © News1 유승관 기자

민주당 선대위 공보단은 이 후보의 발언을 두고 "기축통화국 편입 가능성은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지난 13일 배포한 보도자료를 인용한 것"이라고 밝혔다. 전경련은 해당 자료에서 한국경제 위상과 수출규모 조건, 외환시장에서의 원화거래 비중 지속 증가 등을 근거로 SDR 통화바스켓 편입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SDR은 기축통화에 대한 교환권으로, 필요시 회원국 간 협약에 따라 SDR바스켓의 5개 통화(미국 달러·유로·위안·일본 엔·영국 파운드)와 교환이 가능하다. 현재 편입 비중은 달러화 41.7%, 유로화 30.9%, 위안화 10.9%, 엔화 8.3%, 파운드화 8.1%다.

그러나 SDR 통화바스켓에 편입되는 것을 '기축통화국'으로 이해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의견이다. 무엇보다 원화의 국제결제 비중이 현재 세계 20위안에도 들지 못하기 때문에 기축통화 기능을 할 수 없는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해당 자료를 작성한 전경련 관계자도 "전경련 자료에서 언급한 기축통화와 이 후보가 말한 기축통화의 의미는 맥락상 전혀 다르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기축통화에 대한 의미는 여러가지로 볼 수 있는데, 좁게 보면 달러화만 인정해야한다는 목소리도 있고, 넓게 보면 달러, 유로, 엔화까지 포함된다는 의견도 있다"면서 "그 중 SDR 편입을 기축통화로 보는 시각도 있지만, 이는 명목상 기축통화에 가까운 의미"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우리 경제의 재정건전성 문제가 지속되면서 외환위기가 올 수 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면서 "그런 상황에서 SDR에 편입하게 된다면 해외에서 우리 경제를 바라보는 시각이 개선되고 위상이 올라갈 수 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이었다"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여전히 국채 발행과 확장재정의 여력이 있다는 근거로 '기축통화국'을 언급했지만, 정작 이 후보가 인용한 전경련은 정반대의 논리로 SDR 편입을 주장한 것이다.

성태윤 교수도 "SDR 편입은 경제 규모 등에 따라 고려해볼 수 있지만, 그것이 통상적으로 의미하는 '기축통화'와는 의미가 크게 다르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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