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억대 교실 공기순환기’ 로또 사업?…업체들 ‘과열 경쟁’ 우려

“공동구매, 제품 성능 보다 가격 싼 제품 우위 걱정”
학부모들, 성능 좋은 제품 골라 각 학교 자체 구매 요구

뉴스1 자료사진.  ⓒ News1 이광호 기자
뉴스1 자료사진. ⓒ News1 이광호 기자

(경기=뉴스1) 이윤희 기자 = 경기도교육청이 추진 중인 1000억대 공기순환기 사업에 업체들이 몰려들고 있다. 계약 수주와 동시에 로또에 버금가는 거액의 수익이 생길 수 있는 만큼, 조달청 나라장터에서 볼 수 없었던 업체들까지 해당 사업에 속속 뛰어들고 있는 것이다.<뉴스1 28일자 보도>

학부모들 사이에선 그러나 업체들의 과열 경쟁으로 자칫 제품 성능이 뒤떨어진 공기순환기가 교실 내 설치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교육청 공동구매로 이뤄질 경우 제품의 질 보다는 가격이 싼 제품이 우위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30일 도교육청에 따르면 나라장터에 등록된 공기순환기 관련 업체수는 전날 기준 22개로 늘어난 상태다. KS인증 후 조달 등록을 준비 중인 곳도 있어 업체수는 더 늘어 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게 도교육청의 설명이다.

2년 전 불량 공기순환기 설치로 중단됐던 사업을 재추진하겠다는 도교육청의 발표가 있은 직후 관련 업체들이 하나 둘 모여들고 있는 것이다.

앞서 도교육청은 지난 2019년 일부 학교에서 공기순환기가 소음이 심한 불량 제품(기준치 55dB 이하 미달)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어 공기순환기 설치 사업을 중단한 바 있다.

당시 말썽이 된 대부분의 공기순환기들은 관할 지역교육청에서 공동구매 한 제품들이었다는 게 학부모들이 말이다.

도의회에서도 학교 공기순환기 설치를 놓고 관련 전문가들을 초빙한 토론회를 열 정도로, 불량 공기순환기 설치를 둘러싼 논란은 거셌다.

학부모들은 업체 과열 경쟁으로 또 다시 불량 제품이 설치될 것을 우려, 실수요자인 학생과 학부모가 직접 제품을 꼼꼼히 살필 수 있는 학교자체 구매 방식을 요구하고 있다.

공동구매의 경우 최저가 낙찰 방식이 적용돼 질좋은 제품 보다는 가격이 싼 제품이 낙찰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학부모들의 말이다.

실제 공동구매가 아닌, 학부모가 직접 제품을 선정한 양평 조현초등학교가 전국 모범사례로 꼽힌다.

조현초 한 학부모는 "지금도 학부모들은 교실 내 이산화탄소, 미세먼지 농도, 소음 측정까지 실시간 확인하며, 아이들의 건강관리를 꼼꼼히 체크하고 있다"면서 "학부모들이 직접 가격 보다는 제품 성능을 보고 공기순환기를 골라서인지 현재까지도 아무런 문제도 발생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전국 10만 회원이 활동 중인 미대촉(미세먼지 대책을 촉구합니다) 임정은 경기지부장은 "학부모들에게 각 제조사의 제품성능에 대한 객관적인 자료(필터 두께와 크기, 소음 등)를 사전에 공지한 이후 제품을 선정해야 할 것"이라면서 "그렇지 않을 경우 2019년 발생한 같은 말썽이 되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이에 대해 "학부모들이 성능 좋은 제품을 직접 선정한다는데 환영한다"면서 "다만, 구매방식은 학교 운영위원회 심의를 거쳐 결정되는 사안으로 도교육청이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도교육청은 내년 3월 신학기 전 공기순환기가 없는 도내 전체 학교(76%) 5만1000개 교실에 공기순환기를 설치한다. 여기에 소요되는 사업비는 1040억원이다. 업체 선정은 각 지역교육청 공동구매와 학교자체 구매 방식 등으로 추진된다.

공기순환기는 소음은 55db 이하, 용량 350~400CMS, KS B 6879 및 KC, 환경마크 등을 인증받은 제품이어야 하며, 업체들은 설치 후 공인기관의 현장측정(풍량, 소음 등) 성적서를 제출해야 한다.

ly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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