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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리그넌트' 잔혹하고 기괴한 '제임스 완' 표 새로운 공포 [N리뷰]

(서울=뉴스1) 고승아 기자 | 2021-09-16 18:30 송고
'말리그넌트' 스틸컷/워너 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 뉴스1
'말리그넌트' 스틸컷/워너 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 뉴스1
*영화의 주요 내용을 포함한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제임스 완이 공포물로 복귀한다. 신작 '말리그넌트'는 상상 속 친구 가브리엘이라는, 상상을 넘어선 빌런의 등장으로 잔혹함과 공포감을 동시에 선사한다.
15일 개봉한 '말리그넌트'는 폭력 남편의 죽음 이후, 연쇄 살인 현장에 초대된 매디슨(애나벨 월리스 분) 앞에 어릴 적 상상 속의 친구 가브리엘이 진짜로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의문의 사건을 다루는 범죄 미스터리 영화다. '쏘우' '컨저링' 시리즈로 유명한 제임스 완 감독이 오랜만에 공포 장르로 복귀한 작품이다.

영화는 1993년 한 병원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존재가 의료진들을 죽이며 벌어진 참혹한 광경으로 시작된다. 이어 현재 시점으로 넘어온 영화는 매디슨에게 가정폭력을 일삼는 남편 데릭이 의문의 존재에게 살해당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매디슨은 남편의 폭력으로 인해 뒤통수에 피를 흘리기까지 했는데, 데릭의 죽음을 목격한 뒤 그 충격으로 유산까지 하게 된다. 경찰 조사가 진행되는 와중에 매디슨은 어느 날 살인 사건 현장을 환영으로 목격하기 시작한다. 매디슨은 충격적인 살해 현장을 경찰에게 알리며 사건 해결에 도움이 되고자 하지만 외려 의심을 사기도 한다. 동시에 매디슨을 아끼는 동생 시드니(매디 해슨 분)은 매디슨이 말하는 상상 속 친구를 찾아내기 위해 숨겨진 과거를 용감하게 추적해 나가며 매디슨의 결백함을 보여주고자 한다.

영화는 불친절하게 전개된다. 시공간을 파괴하고, 3차원의 틀에서 벗어난 가운데 이야기는 계속해서 직진하며 결국 영화 말미에 그 퍼즐이 맞춰지는 방식으로 끝까지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이어가고자 하기 때문에 이야기의 흐름을 단번에 파악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기이한 빌런 가브리엘의 모습과 강렬한 사운드의 음악과 강렬한 빨간 조명으로 연출한 분위기, 과감한 편집이 어우러지면서 압도적인 스릴감을 선사한다.

앞서 전 세계에서 인기를 끌며 '컨저링' 유니버스까지 구축했던 제임스 완은 '말리그넌트'를 통해 전작의 심령 공포가 아닌 전혀 다른 장르의 새로운 공포 스타일을 선보인다. 이번 영화는 고전 탐정물과 이탈리아 지알로, 고전 프랑켄슈타인 괴물영화 장르를 믹스했다고 밝혔듯, 굉장히 잔인하고 기괴하게 그려진다. 특히 영화 말미 마침내 정체를 드러낸 가브리엘의 연쇄 살인 장면은 엄청난 속도감과 함께 굉장히 잔혹하게 묘사돼 충격을 안긴다.
다만 상상 속 친구로 설명되는, 정체를 알 수 없는 빌런인 가브리엘에 대한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괴물, 슬래셔 무비 장르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가브리엘은 상상 속의 친구가 맞는지, 혹은 다른 정체인지 궁금증을 부여하며 '말리그넌트'의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하지만 영화 말미 공개되는 이 빌런의 정체가 쉽게 상상할 수 없는 소재인 만큼 설득력 있게 다가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제임스 완 감독은 이번 영화를 두고 "호러 버전의 '겨울왕국'이라고 밝힌 바 있다. 결핍을 겪으며 진짜 가족을 향한 강한 집념을 가지게 된 매디슨에게서 비롯된 '말리그넌트'는 언니인 매디슨과 긍정적인 힘을 지닌 동생 시드니가 일련의 시련을 겪으며 진한 자매애를 완성해 나가는 과정으로 그렸기 때문으로 보인다. 영화는 이렇게 압도적인 공포감 속에서도 드라마적인 요소를 더하고자 했는데, 이 부분은 다소 식상하게 그려져 아쉬움을 자아낸다. 

주연을 맡은 애나벨 월리스는 제임스 완 감독이 제작으로 참여한 '애나벨' 시리즈에 이어 다시 한 번 재회했다. 아이를 잃은 상실감과 핏줄에 대한 집착, 상상 속 친구 가브리엘로 인해 혼란을 겪는 모습 등 점차 파괴되어 가는 과정을 그려낸 애나벨 월리스의 활약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청소년 관람불가. 러닝타임 111분.


seung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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