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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설명회부터 출근·연봉 협상까지…'메타버스'에 빠진 회사들

SKT, 메타버스 서비스를 활용해 채용설명회 진행
입학식부터 출근, 연봉 협상까지…비대면 일상 파고든 메타버스

(서울=뉴스1) 이기범 기자 | 2021-04-18 08:00 송고
SK텔레콤 메타버스 채용설명회 모습. (SK커리어 유튜브 갈무리) © 뉴스1
SK텔레콤 메타버스 채용설명회 모습. (SK커리어 유튜브 갈무리) © 뉴스1

"SK는 학력을 많이 본다는 풍문이 있습니다. 사실인지 궁금합니다."

SK텔레콤의 채용설명회 현장. '취준생'들의 날 선 질문이 이어졌다. 그런데 현장 풍경은 예년과 사뭇 다르다. 널찍한 홀을 채운 취업준비생들. 큼직한 발표 자료를 대형 스크린에 띄워 채용 과정에 대해 설명하는 인사담당자. 익숙한 현실의 모습이지만, 이들은 모두 가상의 세계로 옮겨졌다. 3D 그래픽과 아바타로 이뤄진 가상현실, '메타버스' 위에서 현실의 구직 활동이 이뤄진 셈이다.
◇메타버스 위에서 진행된 채용설명회

SK텔레콤은 지난 12일, 13일 양일에 걸쳐 자사 메타버스 서비스인 '점프 버추얼 밋업'을 활용해 채용설명회를 진행했다. 점프 버추얼 밋업은 비대면 가상 모임 서비스다. 자신만의 아바타를 만들어 가상 공간에서 최대 120명까지 동시 접속해 비대면 회의나 컨퍼런스, 공연, 전시 등 다양한 모임을 열 수 있다. 이날 열린 메타버스 채용설명회에는 응모를 통해 선정된 600여명의 취준생과 채용·직무 담당자가 아바타로 참여했다.

SK텔레콤 인재영입팀 관계자는 이번 메타버스 채용설명회의 취지에 대해 "(코로나19 상황으로) 취업준비생들을 대상으로 한 오프라인 채용설명회 개최가 어려워지면서, 영상통화나 유튜브 라이브 등을 활용한 채용설명회가 등장한 바 있다"며 "올해는 소통을 더 강화하기 위해 가상 공간에 구직자들을 초대하는 메타버스 채용설명회를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얼굴을 마주하고 있지 않지만 아바타로 만나 한 공간에 있다는 느낌이 들면서 취업준비생들과의 심리적 거리를 줄이는 효과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SK텔레콤 모델이 ‘점프 버추얼 밋업’ 앱을 활용해 메타버스 채용설명회에 참여하는 모습 (SK텔레콤 제공) © 뉴스1
SK텔레콤 모델이 ‘점프 버추얼 밋업’ 앱을 활용해 메타버스 채용설명회에 참여하는 모습 (SK텔레콤 제공) © 뉴스1

이날 채용설명회에서는 SK텔레콤 소개, HR 제도, 채용전형, 4월 모집공고 순으로 채용담당자의 발표가 이어진 뒤 질의응답이 진행됐다.

학력을 많이 보는 것 아니냐는 취준생의 질문에 SK텔레콤 채용담당자는 "S가 서울대의 약자고, K가 고려대의 약자라는 소문이 파다한데 전혀 사실이 아니다. 다양한 학력을 가진 분들이 최종 합격한다"며 "중요한 건 좋은 학교를 나왔고 어떤 학력을 갖고 있고 이런 게 아니라 직무역량과 관련 경험이고 철저하게 서류 전형을 블라인드로 평가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번 채용설명회에 참석한 구직자들은 가상 공간 안에 구현된 발표 화면이 잘 보여 설명 내용을 이해하기 편했고, 사전 질문과 채팅을 통해 남긴 궁금증을 풀 수 있었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입학식부터 출근, 연봉 협상까지…일상 파고든 메타버스

앞서 SK텔레콤은 지난 3월 2일 순천향대와 함께 메타버스로 구현된 캠퍼스에서 신입생 입학식을 열었다. 순천향대 본교 대운동장을 메타버스 맵으로 구현해 약 2500명의 학생들이 아바타로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신입생들은 아바타에 '과잠'(대학점퍼)을 입혀 입학식에 참여했다. 순천향대 측은 VR 헤드셋을 사전 지급해 메타버스 입학식 참여를 독려했다.

제페토 사옥투어. (네이버 제공)© 뉴스1
제페토 사옥투어. (네이버 제공)© 뉴스1

네이버는 지난 1월 신입사원 입사 교육에 자사 메타버스 서비스 '제페토'를 활용했다. 첫 출근부터 재택근무로 시작하는 신입사원들에게 사옥을 경험해볼 수 있도록 AR 아바타 서비스 제페토에 네이버 사옥인 '그린팩토리'를 3D로 구현했다. 신입사원들은 가상으로 구현된 사옥을 둘러보고, 동기들끼리 '아바타 인증샷'을 찍어 올리는 과제를 수행했다.

부동산 정보 플랫폼 직방은 지난 2월부터 사무실 출근을 없애고 비대면 원격 근무를 상시화했다. 직원들은 각자 공간에서 자신을 대신한 아바타를 통해 가상의 사무실에 출근한다. 가상 공간 화상 회의 솔루션인 '개더 타운(Gather Town)'를 활용한 것으로, 2D 아바타 캐릭터를 통해 사무실처럼 꾸며진 가상 공간을 오가며 출근을 비롯해 회의를 진행한다. 2D 도트 그래픽으로 꾸려진 게시판에 다가가면 회사 공지사항도 볼 수 있다. 동료 캐릭터와 마주하면 영상 대화 기능이 자동으로 실행돼 회의를 비롯해 업무 소통을 할 수 있다. 직방은 최근 연봉 협상도 이 가상 공간에서 진행했다.

가상 공간 화상 회의 솔루션 '게더타운' (게더타운 사이트 갈무리) © 뉴스1
가상 공간 화상 회의 솔루션 '게더타운' (게더타운 사이트 갈무리) © 뉴스1


직방 직원들이 '게더타운'을 업무에 활용하는 모습. (직방 제공) © 뉴스1
직방 직원들이 '게더타운'을 업무에 활용하는 모습. (직방 제공) © 뉴스1

이처럼 메타버스는 코로나19 상황을 맞아 비대면 도구로 일상을 파고들고 있다. 하지만 아직 한계점도 있다. 현실을 완전히 대리하기보다는 그럴듯하게 꾸며 놓은 현실 묘사에 그치는 경우가 많기 때문. 완전한 형태의 메타버스는 아닌 셈이다. 이번에 진행된 SK텔레콤의 메타버스 채용설명회도 실시간으로 현장에서 질문을 주고받는 쌍방향 소통이 아닌 사전에 취합한 취준생들의 질문에 답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에 대해 SK텔레콤 인재영입팀 관계자는 "쌍방향 인터렉션은 메타버스 기술의 발전과 함께 발전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며 "많은 사람들이 질서 있게 회의를 할 수 있는 서비스들이 정착되면 앞으로 더 많은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Ktig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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