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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위 블랙록이 KB금융 지분 늘린 이유는…'ESG 모범생 인정'

지분 6.02%로 늘어 2월만 127만주 사들여…2대주주 추정
ESG 투자 원칙 블랙록, KB금융 ESG경영 선도 인정 의미

(서울=뉴스1) 송상현 기자 | 2021-03-16 06:27 송고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 뉴스1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 뉴스1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이 7년 만에 KB금융지주 주식을 1% 넘게 사들여 지분율을 6.02%로 높인 것으로 나타나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블랙록은 기후 문제를 외면하는 기업에 투자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등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투자방침을 맨 앞에 내걸고 있다.
KB금융은 지난해 ESG 평가에서 국내 금융사 중 유일하게 전 부문 A+를 획득할 정도로 이 분야에서 앞서가고 있다.

블랙록의 KB금융에 대한 투자 확대는 '착한금융'에 대한 두 금융사의 뜻이 통한 것으로 해석된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블랙록이 운영하는 블랙록 펀드 어드바이저스(BlackRock Fund Advisors)는 지난달 26일 기준 KB금융 주식 2505만939주를 갖고 있으며 지분율이 6.02%로 1.01%포인트(p) 높아졌다고 공시했다. 7년 전인 2014년 5월23일 직전 공시에선 지분율이 5.01%(1937만853주)였다.
블랙록은 2월에만 KB금융 주식 127만1429주를 사들였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534억원 정도다. 블랙록은 JP모건(5.77%)을 제치고 국민연금(9.96%)에 이어 KB금융 2대주주로 올라선 것으로 추정된다.

블랙록이 KB금융의 지분율을 급격히 높인 것은 올해초 ESG를 고려하는 방식을 핵심적인 투자모델로 삼겠다고 선언한 것과 무관치 않다.

래리 핑크 블랙록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월 전 세계 기업 CEO들에게 보내는 연례 서한에서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제로로 하는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한 전략을 공개해줄 것을 요구했다. 화석연료 관련 매출이 25%를 넘는 기업을 투자 대상에서 제외하겠다고도 했다. 그는 "전략 공개가 충분하지 못한 기업에 대해서는 주총에서 반대표를 던지는 것은 물론, 투자도 회수할 수 있다"고 압박했다.

또한 ESG 추종 ETF를 지금의 2배인 150개 이상으로 늘리겠다고 하는 등 ESG 투자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재확인했다. 블랙록은 이미 지난해 서신에서도 '환경 지속성'(environmental sustainability)을 핵심 목표로 삼겠다면서 기후변화 위험을 외면한 기업엔 투자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블랙록의 운용자산액은 지난해 12월말 기준 8조7000억 달러(한화 원)로 전세계 자산운용사 중 가장 크다. 이 때문에 국내 굵직한 기업들에 미치는 영향도 만만찮은 상황이다.

이런 블랙록의 투자원칙에 적극적으로 발을 맞춰가는 금융사가 KB금융이다. KB금융은 국내 금융권은 물론 재계를 통틀어서도 ESG 분야에서 선도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KB금융은 지난 2019년 9월 ESG 전략 방향을 수립했고 2020년 1월 그룹의 전 계열사가 함께 ‘ESG 이행원칙’을 선언했다. 같은해 3월에는 이사회 내에 ‘ESG위원회’를 신설해 그룹의 ESG 전략을 수립하는 등 ESG 경영체계를 확립했다. 특히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수년간 금융권에서 누구보다 강하게 ESG를 강조해온 인물로 손꼽힌다. 

KB금융은 ESG경영 중장기 로드맵인 'KB 그린웨이(GREEN WAY) 2030'도 수립했다. 2030년까지 KB금융의 탄소배출량을 25% 감축(2017년 대비)하고 현재 약 20조원 규모의 'ESG 상품·투자·대출'을 50조원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KB금융은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발표한 '2020년 상장기업 ESG 평가 및 등급 공표'에서 국내 금융사 중 유일하게 전 부문 모두 A+등급을 획득하기도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블랙록이 KB금융에 투자한데는 금리상승과 배당확대 기대감 등이 반영됐지만 그럼에도 다른 금융주 대신 KB금융을 택한 것은 자신의 투자원칙에 부합하기 때문"이라면서 "KB금융이 탄소중립과 적도원칙 등 환경문제 등 ESG 문제에 있어서 가장 잘 하고 있다고 인정해 준 셈"이라고 설명했다.


songs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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