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안테룸 서울 로비(프런트) 모습. © 뉴스1 이기림 기자 |
가로수길의 변화는 과거의 모습을 좋아하던 사람들에 아쉬움을 남겼다. 그리고 다시 과거의 가로수길 영광을 찾으려는 움직임이 이뤄지고 있다. 최근 개관한 호텔 안테룸 서울도 그런 움직임의 동력이 되고 있다.호텔 안테룸 서울은 한국UDS가 기획, 설계, 운영하는 곳으로, '예수로가 문화'를 통해 영감과 새로운 만남이 이뤄지는 공간이 되기를 지향하는 호텔이다. 가로수길 혹은 강남을 찾는 관광객들이 하루 묵었다 가는 무색무취의 숙소가 아닌, 예술의 힘을 느끼게 하는 숙소를 지향한다.
호텔 안테룸 서울 아틀리에룸.© 뉴스1 이기림 기자 |
프런트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마주하는 작품은 빨간 머리를 한 아이의 얼굴이 그려진 작품인 미카 시나가와의 '스프링'(2020)이다. 한국 정서상 다소 오싹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아이의 모습은 귀여움으로 변하고, 그림의 화려한 색들은 흰 프런트 공간을 화사하게 장식한다. 이외에도 프런트 모든 벽에는 겐고 키토, 다이스케 오오바 등의 작품이 상설 전시된다.
객실도 일반적인 호텔들과는 다소 다른 형태를 취하고 있다. 한국UDS에 따르면 객실은 아티스트의 작업실이자 삶의 공간을 상상하며 만들어졌다. 객실 가구부터 비품까지 목재, 돌, 가죽 등 자연소재가 주로 사용됐다. 비품들은 '고급'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사회적기업에 맡겼으며, 이곳만의 색깔을 낼 수 있도록 특화시켜 차별화된다.
호텔 안테룸 서울 '갤러리 9.5 서울'에 설치된 배성용 작가의 작품들.© 뉴스1 이기림 기자 |
무엇보다 이 호텔의 특장점은 아시아 전역의 신인 아티스트를 지원하는 공간 '갤러리 9.5 서울'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현재는 개관전으로 신인작가 배성용의 개인전 '트랜스듀서'(TRANSDUCER)가 열리고 있다. 전시장에는 일본 교토조형예술대를 졸업한 작가의 작품들이 오는 20일까지 전시된다.
호텔 안테룸 서울 19층에서 바라본 전망.© 뉴스1 이기림 기자 |
여기에는 갤러리와 엘리베이터 등 호텔에서 일본 음악감독 하라 마리히코의 음악이 계속해서 울려퍼지는 것이 한몫하고 있다. 이 음악은 지하 2층부터 19층까지 모든 호텔의 공간을 하나로 묶는 작용도 한다.
조장환 한국UDS 대표는 "사람을 모이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그게 예술일 수도 있고, 제품일 수도 있고, 음식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문화의 중심지였던 가로수길의 옛 모습이 되살아날 수 있게, 선순환을 이루도록 주변상권과도 힘을 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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