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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이 모인 호텔, 예술이 모은 사람들…가로수길 뒤바꿀 호텔 안테룸 서울

세계적인 일본 조각가 '코헤이 나와' 중심 창작그룹, 아트 디렉팅
최근 호텔 지하 2층에 '갤러리9.5 서울' 개관…배성용 개인전 열려

(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2020-12-05 06:00 송고
호텔안테룸 서울 로비(프런트) 모습. © 뉴스1 이기림 기자
호텔안테룸 서울 로비(프런트) 모습. © 뉴스1 이기림 기자
강남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상권 중 하나다. 특히 신사동 가로수길은 패션·디자인업체, 힙한 카페를 필두로 한 '핫플레이스'다. 그러나 사람들의 커다란 관심은 임대료 상승으로 이어졌고, 이를 극복하지 못한 업체 대신 이름 있는 브랜드, 프랜차이즈업체들이 들어오며 그 차별성이 사라지고 있다.

가로수길의 변화는 과거의 모습을 좋아하던 사람들에 아쉬움을 남겼다. 그리고 다시 과거의 가로수길 영광을 찾으려는 움직임이 이뤄지고 있다. 최근 개관한 호텔 안테룸 서울도 그런 움직임의 동력이 되고 있다.
호텔 안테룸 서울은 한국UDS가 기획, 설계, 운영하는 곳으로, '예수로가 문화'를 통해 영감과 새로운 만남이 이뤄지는 공간이 되기를 지향하는 호텔이다. 가로수길 혹은 강남을 찾는 관광객들이 하루 묵었다 가는 무색무취의 숙소가 아닌, 예술의 힘을 느끼게 하는 숙소를 지향한다.
호텔 안테룸 서울 아틀리에룸.© 뉴스1 이기림 기자
호텔 안테룸 서울 아틀리에룸.© 뉴스1 이기림 기자
호텔 안테룸 서울의 차별화는 공간에서부터 시작된다. 먼저 일본 출신의 세계적인 조각가인 코헤이 나와를 중심으로 하는 창작 플랫폼 '샌드위치'가 아트 디렉션을 맡았다. 호텔 프런트인 지하 1층과, 지하 2층에 있는 갤러리 '갤러리 9.5 서울', 아틀리에 객실 2곳에 설치된 미술 작품은 그들의 선택으로 배치됐다.

프런트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마주하는 작품은 빨간 머리를 한 아이의 얼굴이 그려진 작품인 미카 시나가와의 '스프링'(2020)이다. 한국 정서상 다소 오싹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아이의 모습은 귀여움으로 변하고, 그림의 화려한 색들은 흰 프런트 공간을 화사하게 장식한다. 이외에도 프런트 모든 벽에는 겐고 키토, 다이스케 오오바 등의 작품이 상설 전시된다.

객실도 일반적인 호텔들과는 다소 다른 형태를 취하고 있다. 한국UDS에 따르면 객실은 아티스트의 작업실이자 삶의 공간을 상상하며 만들어졌다. 객실 가구부터 비품까지 목재, 돌, 가죽 등 자연소재가 주로 사용됐다. 비품들은 '고급'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사회적기업에 맡겼으며, 이곳만의 색깔을 낼 수 있도록 특화시켜 차별화된다.
호텔 안테룸 서울 '갤러리 9.5 서울'에 설치된 배성용 작가의 작품들.© 뉴스1 이기림 기자
호텔 안테룸 서울 '갤러리 9.5 서울'에 설치된 배성용 작가의 작품들.© 뉴스1 이기림 기자
객실 형태를 살펴보면 베이직룸 로프트타입의 경우 침대 밑에 짐을 놓을 수 있는 공간을 만들면서 높게 만들어졌고, 작은 계단을 통해 올라가게 돼있어 색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호텔 전체 객실 중 2개만 있는 18층 아틀리에룸에서는 한강과 남산을 조망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젊은 아티스트의 작품을 상시 전시해 예술과 함께 머물 수 있는 즐거움도 느낄 수 있다.
또한 이 호텔의 장점은 뛰어난 '한강뷰'를 볼 수 있다는 점이 있다. 19층에 위치한 카페&바 '텔러스 9.5'는 한강뷰로 명소가 됐다. 낮에는 아트북 살롱, 밤에는 바로 운영되는데, 루프탑 테라스에서 신사동 풍경, 물이 흐르는 한강, 남산이 보인다. 이곳에서는 '갤러리 9.5 서울'에서 여는 워크숍 및 토크 이벤트도 진행된다.

무엇보다 이 호텔의 특장점은 아시아 전역의 신인 아티스트를 지원하는 공간 '갤러리 9.5 서울'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현재는 개관전으로 신인작가 배성용의 개인전 '트랜스듀서'(TRANSDUCER)가 열리고 있다. 전시장에는 일본 교토조형예술대를 졸업한 작가의 작품들이 오는 20일까지 전시된다.

호텔 안테룸 서울 19층에서 바라본 전망.© 뉴스1 이기림 기자
호텔 안테룸 서울 19층에서 바라본 전망.© 뉴스1 이기림 기자
배성용은 작품에 회화와 사진을 동시에 배치하는 작업을 선보인다. 우선 그림을 그린 뒤, 그 그림을 사진으로 찍고, 그림의 일부를 잘라낸 뒤 사진을 붙이는 방식의 작업이다. 이미지와 물질이 가지는 차원의 경계에 주목한 작가의 작업방식도 독특하지만, 그 작품이 우주를 그린 것 같은 모습이라는 점에서 환상의 세계에 빠져드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여기에는 갤러리와 엘리베이터 등 호텔에서 일본 음악감독 하라 마리히코의 음악이 계속해서 울려퍼지는 것이 한몫하고 있다. 이 음악은 지하 2층부터 19층까지 모든 호텔의 공간을 하나로 묶는 작용도 한다.

조장환 한국UDS 대표는 "사람을 모이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그게 예술일 수도 있고, 제품일 수도 있고, 음식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문화의 중심지였던 가로수길의 옛 모습이 되살아날 수 있게, 선순환을 이루도록 주변상권과도 힘을 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lg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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