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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료 에어컨 절반, 냉방병 걱정 없이 시원하게"…홍석천도 반한 벤처

휴마스터 "세계 최고 습도 저감기술 담은 휴미컨 선보여"
이대영 대표 "한여름 불쾌감 원인, 온도 아닌 습도…에어컨으론 한계"

(서울=뉴스1) 대담=서명훈 부장, 문대현 기자 | 2020-08-07 07:30 송고 | 2020-08-11 09:59 최종수정
이대명 휴마스터 대표가 31일 서울 성북구 한국과학기술연구원 휴마스터 사무실에서 뉴스1과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0.7.31/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에어컨을 켜면 너무 춥고 끄면 너무 더워요. 온도를 낮게 설정하지 않으면 습도가 내려가지 않네요. 애들이 집에 있다보니 하루 종일 켜 놓게 되는데 다음달 전기료가 얼마나 나올지 걱정이네요" 

매년 여름이면 이같은 고민이 반복된다. 특히 올해는 장마가 길어지면서 그만큼 고민 횟수도 늘었다. 

사무실 풍경 또한 다르지 않다. 대부분 여직원들은 추위를 호소한다. 에어컨 송풍구와 가까운 자리에 앉아 있는 이들은 여름 내내 냉방병에 시달린다. 

"에어컨으로는 이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휴미컨은 할 수 있습니다"

이대명 휴마스터 대표의 말이다. 휴마스터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윤석진 원장)의 기술을 기반으로 2018년 설립된 벤처기업이다. '휴미컨'(HumiCon)은 Humidity(습도)와 Air Conditioner(에어컨)의 합성어다. 말 그대로 습도를 낮춰 사람이 느끼는 체감온도를 낮춰주는 것이 기본 원리다. 

제습기를 써 본 사람이라면 이 말에 선뜻 믿음이 가지 않는다. 제습기를 사용하면 습도는 낮아지지만 제습기가 내뿜는 열기 탓에 쾌적함을 느끼기 어렵기 때문이다.

온도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습도만 제거하는 것이 휴미컨의 가장 큰 장점인 셈이다. 휴미컨을 먼저 알아본 유명인도 있다. 방송인 홍석천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이태원의 '마이첼시'에 휴미컨을 설치하기로 했다. 

이런 일이 어떻게 가능할까. 이 대표에게서 그 해답을 들어봤다. 
 
◇ "바보야, 문제는 온도가 아니라 습도야"

서울 낮 최고 기온 29.9℃, 상대습도는 64%. 체감 온도가 30도를 훌쩍 넘긴 7월의 마지막 날. 이대영 휴마스터 대표를 만나기 위해 서울 지하철 6호선 상월곡역에서 내려 10분을 걸었다. 계속된 장마에 크게 덥다는 느낌은 없었지만 오락가락한 비에 습도가 높아 썩 유쾌하지는 않은 날씨였다.

예정된 곳에서 이 대표를 만나 그를 따라 사무실로 들어가자 차가운 공기가 실외의 불쾌감을 날려줬다. 몸의 열을 좀 식히려는 순간 이 대표가 말했다. "여기 에어컨은 없어요. 휴미컨이 가동 중입니다" 실제로 사무실 책상에 놓여진 온도계를 보니 온도는 26.0도, 습도는 37%로 떨어져 있었다.

이 곳에는 '데시컨트(건조제)'를 활용한 제습기 '휴미컨(HumiCon)'이 있다. 휴미컨은 김이나 과자가 습도로 인해 눅눅해지는 것을 막아주는 '데시컨트(건조제)'를 활용한 제습기다. 기존 에어컨이 냉각을 통한 제습에 주안점을 뒀다. 냉방병 우려도 있고 에너지 비용도 많이 발생하는데 비해 휴미컨은 더위의 근본 원인인 습기를 제거하는 방식이다.

이 대표는 "휴미컨은 '데시컨트(건조제) 냉방'과 '공기청정', '환기' 기능이 모두 포함된 제품"이라며 "데시컨트 냉방기술은 제습 소재를 이용해 공기 중의 습기를 제거하고 제습소재에 흡착된 수분을 날려 보내 제습소재를 재생할 때에 열을 이용한다는 점이 큰 특징이다. 열을 이용해 냉방을 공급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휴마스터의 데시컨트 소재는 탈취능력과 항균, 항곰팡이 성능도 최고 수준"이라며 오존흡착 능력도 있어서 공기청정에도 중요한 기능을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휴미컨은 지난 4월 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에서 진행한 공인성능시험에서 제습효율이 에너지효율 1등급 전기제습기의 140%, 전열교환효율 냉난방시 모두 70% 이상의 성능을 나타내며 기존 가존 제품보다 에너지 소비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 증명되기도 했다.

31일 서울 성북구 한국과학기술연구원 휴마스터 사무실(위)과 밖의 온도와 습도가 보인다. 2020.7.31/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 18년의 연구 결실, 제품화 직전 찾아온 위기…버려진 팩스서 '해답'

이 대표 역시 개발이 순조로웠던 것은 아니다. 이 대표의 전공은 기계공학이다. 하지만 기존과는 다른 데시컨트를 개발하는 과정은 화학에 가깝다. 그가 제품 개발에 착수한 것은 199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대표는 "KIST에 고분자공학을 전공하신 훌륭한 박사님들이 많이 계시는데 그분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고백했다. 

1년간의 연구 끝에 새로운 데시컨트 소재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온수를 활용한 테시컨트 쿨링 시제품까지 내놨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난관이 찾아왔다. 시험 가동 과정에서 데시컨트가 필터에서 분리되는 현상이 나타났다. 내구성에 문제가 생긴 셈이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이미 1980년대부터 미국, 일본, 독일 등 해외에서 데시컨트 냉방기술에 대한 연구는 활발히 이뤄져왔다. 그러나 데시컨트는 내구성에 문제가 있었다. 시중에서 파는 김 안에 들어 있는 건조제를 망치로 내리치면 깨지듯이 냉방기술에 적용할 데시컨트도 강한 힘에 버티지 못하는 한계가 있었다.

이 대표 역시 같은 문제에 직면한 셈이다. 해법은 쉽게 보이지 않았고 그렇게 몇년이 흘렀다. 그는 "해법을 찾기 위해서 수없이 많은 논문과 씨름을 했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풀 수 없을 것 같은 문제는 너무나도 우연처럼 풀렸다. 해법을 고민하다 선배의 조언을 받기 위해 사무실을 찾았다. 잠시 기다리는 동안 그 선배의 책상에 놓여 있던 팩스 한장을 우연히 발견했다. 이 대표는 "전세계를 뒤져도 찾지 못했는데 결국 국내 한 업체와 협업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며 웃었다.(기술 보호를 위해 자세한 설명은 생략함) 

우여곡절 끝에 2008년 온수를 활용한 데시컨트 쿨링 제품이 완성됐다. 하지만 이 제품은 지역난방공사의 온수를 연결하는 방식이어서 범용성이 떨어졌다. 

다시 9년에 가까운 연구 끝에 2017년 쉽게 설치가 가능한 지금 형태의 '휴미컨'이 개발됐다. 당시 산업통상 자원부 NET 인증까지 획득했다. 그리고 이듬해인 2018년에 휴마스터를 창업했다. 그는 "윤석진 원장님을 비롯한 동료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휴마스터 설립은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고마움을 나타냈다. 

◇제습소재의 흡습 특성을 이용…"서울의 찜통더위, 지중해로 변신"

휴미컨에 적용되는 기술은 고분자 흡방습·항균·항곰팡이 소재로 구성된 제습소재 휴시트(HuSheet)와 이를 활용한 열회수 환기겸용 데시컨트 제습기술이다.

휴시트는 실리카겔 등 기존 제습제보다 흡습성 4~5배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이는 고분자 소재로 성형, 가공이 용이해 시트(sheet)형태로 제품 생산을 할 수 있다. 실내 습도조절 벽지, 옷장·서랍장 곰팡이 방지 제품, 신발장 건조 및 탈취 제품, 책·악기 등의 보관용기, 특수포장재 등으로 활용 가능하다.

휴시트는 10만회 이상의 흡방습 사이클내구성시험을 통과하며 해외에서도 해결하지 못한 고분자 흡방습 소재의 내구성 문제도 풀어냈다. 사실상 세계 최초의 기술을 보유한 셈이다.

그 결과 2010년 국내특허, 2011년 미국특허를 등록했으며 2014년에는 특허청 특허기술상을 수상했고, 2017년 산업통상자원부 신기술인증(NET)과 녹색기술인증(흡방습 기능성 벽지 소재기술)을 받으며 기술력을 인정 받았다.

이 대표는 "휴미컨의 핵심은 휴마스터가 자체 개발한 저온재생 제습소재 SDP(Super Desiccant Polymer)를 적용한 데시컨트 로터"라며 "열회수 환기운전시에는 회전형 전열회수 역할, 데시컨트 제습운전시에는 데시컨트 제습 역할의 복합기능을 수행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쉽게 말해 습기를 제거하면서 온도를 낮추는 기술로 휴미컨이 상용화되면 무더운 여름 에어컨 장기간 사용으로 인한 냉방병이 사라질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서울의 날씨는 천상의 기후라고 불리우는 지중해의 대표도시인 그리스 아테네가 부럽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서울의 경우 온도가 31℃, 습도가 70%면 체감 온도는 40℃에 육박한다. 그러나 '천상의 기후'라고 불리는 지중해의 그리스 아테네는 온도 31℃, 습도가 30% 밖에 되지 않는다. 이 경우 체감 온도는 그대로 31℃가 유지된다.

휴미컨은 그동안 인류가 해결하지 못하던 습도 문제를 해결해 서울의 찜통더위를 지중해의 천상의 환경으로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이 이 대표의 설명이다.

이대명 휴마스터 대표가 31일 서울 성북구 한국과학기술연구원 휴마스터 사무실에서 뉴스1과 인터뷰에 앞서 휴미컨의 핵심 부품을 손에 쥐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0.7.31/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코로나19 등 바이러스 확산 방지에도 도움…베트남 등 수출 확장

이 대표는 습도를 조절할 수 있는 휴미컨의 기술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같은 바이러스로부터 사람들을 지켜낼 수 있다고도 강조했다. 비말 등에 숨은 바이러스가 습도 50% 내외의 구간에서 생존력이 가장 낮다는 연구 결과를 토대로 습도 조절을 통해 바이러스로부터 안전한 실내 환경을 구축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휴미컨이 지닌 열회수환기 기능으로 공기를 통해 옮겨 다니는 부유세균과 부유바이러스를 90% 이상 제거할 수 있다. 부유세균 99.9%, 부유바이러스 98.7%를 저감한다는 사실은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을 통해 인증까지 받았다. 여기에 남은 바이러스는 휴미컨의 데시컨트 제습 기능을 통해 그 생존력을 최소화 할 수 있다.

비말의 염분 농도는 0.9%로 습도가 지나치게 높아지면 염분 농도가 낮아져 삼투압에 의한 세균궤멸은 불가능하다. 삼투압은 농도가 다른 두 액체를 반투막으로 막아 놓았을 때 용질의 농도가 낮은 쪽에서 농도가 높은 쪽으로 용매가 옮겨가는 현상에 의해 나타나는 압력을 말한다.

반대로 습도가 지나치게 낮으면 염전과 같이 염분이 고체화되면서 바이러스의 생존력이 높아진다.

그러나 습도를 50%로 맞추면 비말의 염도가 10%(염장의 대표음식인 젓갈의 염도)까지 높아져 삼투압 조건이 극대화된다. 이 때 코로나19 바이러스 표면의 막이 녹고 내부 단백질이 변형되면서 세균이 궤멸된다.

그는 "휴미컨은 최고 효율의 환기 기능을 가진 것은 물론이고, 다른 시스템으로 구현이 어려운 습조 조절 기능까지 있어 실내환경 향상에 최적화된 솔루션"이라며 "팬데믹으로 인한 뉴노멀 시대에 아주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휴미컨의 이런 기술은 고온다습한 기후를 가진 국가에 제격이다. 온대, 아열대 기후인 동남아와 중부아프리카, 중남비를 비롯해 복사냉난방이 확산돼 있는 유럽이나 미국 등의 시장도 잠재적인 휴미컨의 시장이다.

휴마스터는 그 중에서도 베트남 하노이에 1호 수출을 확정했다. 이를 기점으로 지속적인 해외확장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해외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올해부터 글로벌 비즈니스 전문가를 영입했다"며 "다른 해외 업체와도 원활한 협력을 위해 국가별로 주요 인사들과 협력관계를 공고히 구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주택·건물 등 100여대 설치…이태원 홍석천 매장에도 설치 예정

휴마스터의 주 제품은 주택용 휴미컨이다. 현재 아파트단지 주민 공동시설, 각급 학교 강의실, 패시브주택, 고급주택, 실내수영장, 요양·재활병원 등 100여대가 설치돼 있다.

휴마스터는 올해 서울시 주관의 테스트베드 실증사업자로 선정되면서 연내 공공기관(서울에너지 공사, SH서울주택도시공사, 고척돔) 등에도 설치가 될 예정이다. 이 외에도 2022년까지 주택, 빌딩, 산업용 시설 등 100억원 이상의 수주가 진행 중이다. 휴마스터의 올해 매출은 전년 대비 300%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코로나·이태원 사태로 어려움을 겪은 홍석천의 이탈리안 레스토랑 '마이첼시'에도 설치를 확정했다. 보다 안전한 실내 환경을 만들겠다는 그의 의지가 느껴지는 대목이다. 

휴미컨의 시장은 무궁무진하다. 현재까지는 온도보다는 습도의 문제가 시급했던 곳이나 실내공기 환경에 이슈가 있는 분야에서 시작되고 있지만 제로에너지건축 의무화, 미세먼지 이슈, 바이러스 팬데믹 확산 등으로 수요가 이른 시일 내에 확대될 것으로 이 대표는 보고 있다.

서울대 공대에 설치된 휴미컨(휴마스터 제공)

산업용 휴미컨은 이미 스마트팜의 습도조절용으로 상업 판매되기도 했다. 이 대표의 궁극적인 목표는 휴미컨이 에어컨을 대체하는 것이다. 냉방병 등 에어컨이 가지는 불편함을 휴미컨이 보완한다는 것이다. 중장기적으로는 냄새와 곰팡이·습기 제거가 중요한 자동차용 에어컨 시장에도 진출할 생각을 갖고 있다.

이 대표는 "최적의 환경과 에너지 성능을 동시에 제공하는, 냉방으로부터 습기조화로 에어컨 기술의 대전환을 선도하는 세계 최고의 습기조화 기업이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ggod61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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