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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 '차박' 여행" "나홀로 낚시"…여름휴가 풍경 바꾼 코로나

"피서지 엄두 안나"…캠핑·낚시·차박·자전거 '이색휴가'
'대면접촉 우려' 집콕도…전문가 "휴가시기 분산 필요"

(서울=뉴스1) 이승환 기자, 온다예 기자 | 2020-06-17 07:09 송고
5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0 한국국제낚시박람회에서 관람객들이 낚시용품을 둘러보고 있다. 2020.6.5/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5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0 한국국제낚시박람회에서 관람객들이 낚시용품을 둘러보고 있다. 2020.6.5/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서울 성동구에 사는 이지훈씨(가명·38)는 "올여름 휴가는 외삼촌과 둘이서 낚시하며 보내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우려로 해외여행은 꿈도 못 꾼다"고 덧붙였다. 이씨는 최근 싱가포르에서 열린 지인의 결혼식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그는 "해외는 물론 제주도·부산 피서지에는 코로나19 때문에 갈 엄두도 나지 않는다"며 "비대면 휴가가 요즘 트렌드(흐름) 아닌가"라고 되물었다.
17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코로나19'가 엔데믹(endemic·주기적 유행)으로 이어지면서 올여름 휴가 풍경은 예년과 다를 것으로 예상된다. 일단 이씨처럼 해외여행을 '진즉에' 포기한 이가 적지 않다. 여름 기운이 물씬 풍기는 해수욕장도 부담스럽다는 시민도 많다.

나홀로 캠핑·낚시·차박(차에서 숙박)·자전거 여행 등이 코로나19시대 대체 휴가로 주목받고 있다. 일종의 '이색 휴가'인 셈이다. 

이 가운데 나홀로 또는 인원을 최소화한 캠핑이 인기를 끌면서 관련 용품 판매량은 덩달아 뛰고 있다. G마켓에 따르면 지난달 15일~이달 14일 방수막과 천막 매출은 1년 전보다 무려 51% 증가했다. 텐트 제품 판매량 증가율도 86%까지 치솟았다. 
차에서 숙박하는 '차박'도 코로나19 영향으로 대세가 된 여름 휴가 캠핑이다. MBC 예능프로그램 '나혼자 산다'에서 배우 안보현씨의 캠핑법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차 안에 소수 인원이 숙식을 해결하며 외부 접촉을 최소화해 '비대면 캠핑'으로 꼽힌다. '보배드림' 등 유명 온라인커뮤니티에는 "요즘 차박 유행인데 어떤가요" 문의하는 글이 올라 있다.

직장인 박영호씨(가명·38)의 경우 다음 달 경남 거창에 있는 '독채 펜션'에서 가족들과 휴가를 보내기로 했다. 다른 투숙객과 완전히 분리된 숙소다. 지난해 말 결혼한 박씨는 백년가약을 맺은 후 첫 여름 휴가라고 한다. 그는 "그래서 여름 휴가 자체를 가지 않기는 힘들었고 '독채 펜션'을 떠올렸다"며 "코로나19만 아니었다면 아마 제주도나 해외로 떠났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관 A씨(46)는 나들이 자체가 부담스럽다. 결국 휴가 기간 아내, 세 자녀와 이른바 '집콕'(집에만 있는 것)을 하기로 했다. A씨는 "경찰관 직업 특성상 대면 접촉이 불가피해 감염 우려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며 "휴가 기간이라도 감염 걱정 없이 쉬고 싶다"고 털어놨다.

전문가들은 이번 달부터 본격화하는 여름 휴가철을 맞아 거리두기 지침이 잘 지켜지도록 인파를 분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휴가지의 밀집도를 낮추기 위해선 무엇보다 회사·사업장 등의 협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회사에서 휴가 기간을 넓게 잡아서 직원들이 6월부터 순차적으로 여름 휴가를 갈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며 "그래야 특정 시기나 장소에 사람이 한 번에 몰리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기본 방역수칙 준수도 거듭 강조했다. 천병철 고려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휴가지 주변의 식당, 화장실 등을 이용할 때 타인과 접촉이 불가피하다"며 "다른 사람과 2m 거리두기, 손잡이 등 손이 많이 탄 물건을 만진 뒤에는 꼭 손을 씻는 등 개인위생 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mrl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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