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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기정통부도 속수무책인데…'데이터청'으론 범부처 컨트롤타워 역부족

통합당 김종인·민주당 이광재 중심 이슈 경쟁 중
부·청·공사·위원회까지 조직 형식 논의는 진행형

(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 | 2020-06-16 07:30 송고 | 2020-06-16 14:31 최종수정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정치권을 중심으로 4차 산업혁명의 근간이 될 '데이터'를 전문적으로 관리할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까진 이를 위해 '데이터청(廳)' 조직을 신설해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는 분위기다.

하지만 현재 데이터 관련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각 부처로 흩어진 데이터 활용에 있어 속수무책인 상황에서 일개 '청' 단위의 조직이 데이터 컨트럴타워를 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그럼에도 4차 산업혁명의 견인차 역할을 할 데이터 관련 컨트롤타워의 필요성에 대해 여야를 막론하고 공론화하는 시도 자체는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데이터 관리 필요해" 정치권은 이슈 경쟁 중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는 최근 데이터 관리 문제를 두고 이슈 경쟁을 벌이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광재 의원이 데이터 관리 조직 이슈를 주도하고 있다. 이 의원은 민간 싱크탱크 '여시재' 원장으로 활동할 때부터 "데이터청과 같은 컨트롤타워(지휘본부)의 신설이 필요하다"고 언급해왔다.

최근 기획재정부, 행정안전부 등 관계부처 인사들과 이와 관련해 비공개 토론회도 열었던 이 의원은 내달 초 데이터 종합 관리에 대한 법안을 당론으로 발의할 예정이다.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은 당 수장이 직접 이 문제에 나서면서 눈길을 끌고 있다. 김종인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4일 국회에서 가진 비대위 회의에서 "지금 데이터가 원유보다 더 비싸다"며 "정부조직법을 고쳐 데이터청을 만들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행정안전부의 정부조직관리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청의 정의는 '행정각부 소관 사무 중 업무의 독자성이 높고 집행적 사무를 독자적으로 관장하기 위해 행정각부 소속으로 설치되는 중앙행정기관'이다. 통상 청 조직은 하부조직인 국(局)과 과(課)가 각각 3~4개씩 꾸려진 조직으로, 이는 일반 부처 기준의 40% 규모다.

정치권과 관련 업계에서 데이터 관리의 필요성에 공감하면서 데이터청이 여러 차례 언급되고 있는 것은 이러한 이유로 풀이된다. 업무의 전문성이 보장될 뿐만 아니라 하나의 부처를 신설하는 것보다 예산이 적게 든다는 점 때문에 추가로 조직을 구성하려면 청 조직을 구성하는 게 적합하지 않겠냐는 것이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가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데이터청 전문가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0.6.11/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부·청·공사·위원회…조직 형식 논의는 진행형

다만 점차 관련 논의가 진전되면서 '과연 청 조직으로 부처 초월적이고 방대한 데이터 업무가 소화 가능하겠냐'는 말이 나오고 있다. 청의 장은 소관 사무 통할권, 소속 공무원에 대한 지휘 및 감독 권한도 있지만 국무회의에 직접 의안을 제출할 수 없어 소속 장관에게 의안 제출을 건의해야 하는 제한 등이 있다.

더구나 데이터의 효율적 활용이라는 실무적인 면으로만 따졌을땐 기재부 산하 통계청 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행안부가 공동으로 관리하는 준정부기관인 한국정보화진흥원(NIA) 업무와 대동소이하지 않겠냐는 지적도 나온다.

당장 지난 11일 여의도연구원과 통합당 과학방송통신위원회가 연 '데이터청 설립 전문가 간담회'에서도 전문가들 사이에서 데이터청 조직의 보완 필요성이 제기됐다.

조광원 한국데이터산업협회장은 "데이터청이 어느 부처 소속으로 존립한다면 독립적 추진이 미약할 수 있기 때문에 위원회 수준의 독립기구로 편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명희 통합당 의원도 "지방·중앙정부 등에 너무나 많은 데이터가 있다. 이를 총괄 감독하고 제어하려면 데이터를 다루는 곳은 대통령 직속으로 독립부처처럼 돼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광재 의원도 최근 <뉴스1>과의 통화에서 조직 형태에 있어선 미결정 상태라고 밝혔다. 그는 "데이터를 관리할 컨트롤타워가 필요한 것은 분명하다. 다만 그 구조가 부(部)가 될지, 청이 될지 또는 공사(공기업)가 적합할지에 대해선 고심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강황선 건국대 행정학과 교수는 이와 관련 "현재 데이터부나 청에 대한 논의는 구체적인 내용없이 '데이터가 중요하니 조직이 필요한 게 아니냐'는 논의 정도로 읽힌다"며 "기존 조직에 어떤 제한점이 있어 이 조직을 만들려고 하는지, 특히 해당 조직에 어떤 권한을 줄지에 대한 심도있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데이터 컨트롤타워' 신설이 확정될시 지방자치단체들 간 유치전이 벌어질 가능성도 엿보인다. 통합당 소속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데이터청은 제주도에 들어서야 한다"고 말했다.

11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서울 호텔에서 열린 금융 데이터 거래소 출범식에서 참석자들이 출범을 알리는 터치버튼을 누르고 있다. (금융위원회 제공) 2020.5.11/뉴스1

◇'마이 데이터' 보장해주고 '공공데이터' 기준 필요

이외 정치권 안팎에선 '데이터 선도국가'가 되기 위해 '내 데이터(마이 데이터)'에 대한 권리 보장과 개개인의 데이터를 주도적으로 사고 팔 수 있는 '데이터 거래소'가 활성화돼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데이터 거래소란 서로 다른 범주의 산업들 간 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도록 데이터 거래를 돕는 중개 플랫폼이다. 데이터 컨트롤타워가 실제 출범했을 때 역할도 데이터 거래를 위한 인적·물적·제도적 기반을 조성하는 일에 방점을 두게 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에선 지난해 12월 국내 첫 민간 데이터 거래소인 한국데이터거래소(KDX)가 출범했고 올해 5월11일 금융위원회 주도로 금융 분야 데이터 거래소가 선을 보였다.

이 의원은 "데이터 거래소가 있어야 개인들이 마이 데이터를 활용한 혜택을 받을 수 있다"며 "특히 자발적으로 데이터를 제공했을 때 혜택의 과정이 있어야만 데이터 활용 상황이 안정화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지난 11일 통합당 토론회 당시 김진욱 변호사(한국IT법학연구소 소장) 또한 "원활한 데이터 거래의 전제로 데이터의 재산적 가치를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법제화하는 작업이 시급하다"며 "이용자가 자신의 정보 제공을 통해 경제적 보상을 돌려받을 수 있는 '데이터 기여 보상제'를 법제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인공지능(AI) 데이터 회사인 박민우 크라우드웍스 대표는 데이터 거래에 있어 공공재와 그렇지 않은 데이터의 기준이 명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렇지 않으면 기존 데이터 관련 기업들에 정부가 오히려 손해를 끼치는 일이 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통계청 산하 통계교육원에서 내는 잡지 '통계의 창'에 지난해 실린 '데이터 경제 활성화, 데이터 거래 시장을 주목하라'(이재진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 유통기반실장)에 따르면 미국은 데이터 브로커 기업을 통해 데이터 거래가 주로 이뤄지며 대표적 기업으로는 액시엄, 코어로직 등이 꼽힌다.

중국은 2014년과 2016년에 각각 출범한 구이양빅데이터 거래소(국가주도형)와 상하이 데이터 거래소(국유자본·민간자본 공동출자)가 대표적이다. 일본은 주로 민간에서 벤처기업들이 중심이 돼 데이터 거래가 진행되며 에브리센스재팬, 제이덱스 등이 꼽힌다.


cho1175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