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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만의 '다자구도' 대선…진보가 나뉠까, 보수가 나뉠까

'1강 2중 2약' 속 진보 유권자 과반 文 지지
洪, 진보나뉜 '어게인 1987' 기대…보수나뉜 1997년도

(서울=뉴스1) 류정민 기자 | 2017-05-01 15:35 송고
© News1 이은주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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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대 대선 이후 20년 만에 재현될 가능성이 한층 높아진 다자구도가 어느 후보에게 유리하게 적용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자유한국당 홍준표, 국민의당 안철수, 바른정당 유승민, 정의당 심상정(이상 기호 순) 등 원내 5당 후보들의 이해관계가 얽히고설키면서 제19대 대선 득표율은 역대 어느 대선에 비해 예측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문 후보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줄곧 지지율 1위를 고수하고 있는 가운데 대선을 8일 앞둔 1일 현재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문 후보와 안 후보가 한 달 가까이 형성해 온 양강구도가 홍 후보의 약진으로 '1강-2중-2약' 구도로 재편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지난달 28일부터 29일까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문 후보는 43.1%의 지지율로 선두에 있는 가운데 안 후보 23.0%, 홍 후보 17.4%, 심 후보 8.2%, 유 후보 4.9% 순의 지지율을 보였다.

같은 기관이 지난 주 실시한 여론조사와 비교하면 문 후보는 1.3%p 하락에 그쳤지만 안 후보가 32.5%에서 9.5%p 하락하면서 지지율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

대신 홍 후보가 9.0%p 상승하며 안 후보와의 격차를 오차범위( ±3.1%p) 이내인 5.6%p로 좁혔다.

홍 후보는 이번 대선을 "좌파 3명, 우파 1명이 거루는 선거"라며 문 후보, 안 후보, 심 후보가 진보 성향 유권자들의 표를 나눠 갖고 자신이 보수성향 유권자들에게 몰표를 받으면 승리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홍 후보는 지지후보를 밝히기 꺼려하는 이른바 '샤이보수'가 대거 투표에 나서 자신에게 표를 몰아주면 승산이 있다며 보수 결집을 호소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의 여론조사를 결과를 놓고 보면 진보 유권자들이 문 후보를 중심으로 결집하는 양상은 뚜렷한 반면 보수표는 여전히 안 후보와 홍 후보로 분산돼 오히려 문 후보가 다자구도 덕을 보고 있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한국사회여론조사연구소 조사를 보면 문 후보는 매우 진보(68.7%), 약간 진보(59.4%), 중도(41.3%) 성향 유권자 지지도에서 모두 1위를 달렸다. 안 후보는 약간 보수(27.0%), 중도(24.1%), 매우 보수(20.6%), 약간 진보(18.4%), 매우 진보(14.2%) 등으로부터 골고루 지지를 얻고 있고 홍 후보는 매우 보수(60.8%), 약간 보수(36.2%), 중도(9.5%), 약간 진보(3.3%), 매우 진보(1.5%) 순으로 지지를 얻었다.

지난달 25~27일 실시한 한국갤럽 여론조사를 보면 문 후보가 40%, 안 후보는 24%, 홍 후보 12%, 심 후보가 7%, 유 후보는 4%의 지지율을 기록한 가운데 문 후보가 진보(60%)와 중도(42%) 성향 유권자로부터 모두 1위를 달렸다. 반면 보수 표심은 홍 후보(36%), 안 후보(29%), 문 후보(15%)로 나뉘며 진보와 중도 성향 표심보다 훨씬 넓게 분산돼 있는 성향을 보였다.

지난해 7월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선거연수원에서 열린 제 13대 대통령선거 구로구을 우편투표함 개함·계표 행사에서 관계자들이 개표를 하고 있다.  2016.7.21/뉴스1 © News1 이동원 기자
지난해 7월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선거연수원에서 열린 제 13대 대통령선거 구로구을 우편투표함 개함·계표 행사에서 관계자들이 개표를 하고 있다.  2016.7.21/뉴스1 © News1 이동원 기자

실제 투표에서 홍 후보로 얼마나 많은 보수표가 몰릴지는 미지수이지만 현재로 여론조사만 놓고 보면 홍 후보의 주장처럼 진보표가 분산되는 것이 아니라 홍 후보와 안 후보가 보수표를 나눠가지면서 문 후보가 다자구도의 덕을 보고 있는 형국이다.

홍 후보는 이번 대선에 나서면서 지난 1987년 13대 대선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여당이었던 노태우 민주정의당 후보가 36.6%의 득표율로 김영삼 통일민주당(28.0%), 김대중 평화민주당(27.0%) 두 야당 후보를 제친 것을 재현하겠다는 것이다.

제14대 대선도 당시 집권 여당인 김영삼 민주자유당 후보가 42.0%의 득표율로 김대중 민주당(33.8%), 정주영 통일국민당(16.3%) 두 야당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하지만 당시 대선에서는 이번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와 같은 보수 진영에 불리한 감점 요소가 없었다.

이 때문에 이번 대선은 당시 김대중 새정치국민회 후보가 40.3%의 득표율로 이회창 당선된 제15대 대통령선거 결과처럼 흐를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당시 이회창 신한국당 후보가 당내 경선에서 승리했지만 이인제 후보가 반발, 국민신당으로 독자 출마하면서 이회창 후보(38.7%)와 이인제 후보(19.2%)에게 보수표가 분산된 것이 대선 패배의 결정적 원인이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편 이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ryupd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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