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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禪) 스승' 노먼 피셔 "기술이 인간 훼손하면 저항해야"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2017-03-08 14:25 송고
미국의 선(禪) 수행자인 노먼 피셔(Norman Fischer) 법사가 8일 서울 종로구 템플스테이통합정보센터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서양을 대표하는 선 수행자인 노먼 피셔는 미국 불교의 발원지 샌프란시스코 선 센터 주지를 지냈으며, 구글 명상프로그램인 SIY(Search Inside Yourself) 자문 역을 맡아 '구글의 수도원장'으로도 불린다. 2017.3.8/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미래의 테크놀로지와 관련한 기사를 읽어보면 어떤 성찰이 빠져있는 듯합니다. 기술을 만든 사람들은 매우 신이 나있고 그것에 돈을 대는 자본가들은 더욱 신이 나 있지만 '인간'에 대한 어떤 중요한 성찰이 빠져 있습니다. 인간의 가치를 훼손하는 기술이라면 우리는 저항해야 합니다."

미국의 저명한 '선(禪) 스승' 노먼 피셔가 8일 첫 한국방문을 기념해 서울 종로구 템플스테이통합정보센터 3층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선이라는 정적이고 내면적인 가치를 급변하는 기술 속에서 어떻게 지킬 수 있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피셔는 "아주 진일보한 컴퓨터가 우리 의식의 모든 것을 다운로드할 수 있다고 들었다"면서 "만일 우리 몸의 수명이 다할 때 다운로드한 우리 의식을 로봇에 이식하고 기계의 수명이 다하면 또 다른 기계에 이식하면 절대 죽을 일이 없다고 한다. 그게 괜찮게 들리냐"며 반문했다. 그러면서 "테크놀로지가 인간의 가치를 강화한다면 받아들이고 반대방향으로 가는 것이라면 저항해야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피셔는 서양에서 가장 오랜 역사와 규모를 자랑하는 불교공동체인 샌프란시스코 젠 센터에서 오랫동안 선 수행을 지도해온 스승이다. 선불교의 가르침을 서양문화의 토양에 맞게 이식하기 위해 '에브리데이 젠 공동체'라는 단체를 설립한 지도자기도 하다. 또 ‘컴퍼니 타임’이란 워크숍을 통해 변호사와 갈등조정자 등에게 불교의 자비실천을 가르쳐 왔으며 구글 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명상 프로그램 ‘서치 인사이드 유어셀프'(Search Inside Yourself)를 자문하기도 했다.

피셔는 물질이 아닌 내면의 가치를 찾고자 했던 1960년대 미국의 '히피 문화'에 영향을 받았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아울러 어린시절부터 종교적인 질문을 늘 갖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히피 시대의 미덕은 우리는 부모님이 살던 그 세대의 것을 더 이상 따를 수 없으며 우리 세대는 스스로 우리의 길을 발견해야 한다는 것이었다"면서 "그래서 다른 방식의 다른 가능성을 찾는 와중에 내게 '선'이라는 것이 자연스럽게 답으로 다가왔다"고 덧붙였다.

피셔는 "선은 우리의 '인간다움'이라는 것과 직접적, 개인적으로 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면서 "선수행을 할 때 감각을 우리의 호흡과 몸에 가져가고 우리 안의 삶의 에너지에 집중하면서 우리 생명의 힘을 다른 존재와 다른 인간들과 공유한다"고 했다.

아울러 피셔는 탄핵 정국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한국 국민들에게도 위로의 말을 건넸다. 그는 "여기서 벌어나는 일들을 잘 알고 있고 매우 마음아프게 생각한다. 미국에서도 유사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하지만 이런 일들이 역사에서 여러번 반복해 일어났고 그것을 견뎌냈다는 것을 기억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아울러 "사회의 큰 혼란이 있을때 사람들은 감정적으로 힘들어지고 부정적인 강한 감정으로 서로에게 반응해 그 반응을 확대재생산한다"면서 "우리가 원래 갖고 있던 기본적인 '평정심'으로 돌아가려 노력하고 혼란 한 가운데에서도 인간이라는 큰 가족으로서 함께 하고 있다는 것을 기억하라"고 충고했다.

피셔는 서울 상도선원장 미산 스님과 해남 미황사 주지 금강 스님, 권선아 스트리트젠 대표 등으로 구성된 모임인 ‘다르마 프렌즈’의 초청으로 방한했다. 그는 8일 오후 7시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내가 세상입니다. 세상이 나입니다’ 강연을 시작으로 오는 21일까지 13일간 대중과의 만남을 이어갈 예정이다.




ungaunga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