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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총리' 靑 강조에도 정국 혼돈…소감도 못밝힌 총리 후보

與 당혹감 속 野는 청문회 보이콧…수습 카드 먹통
황교안 총리 이임식 번복 소동 등 어수선

(서울=뉴스1) 진성훈 기자, 양새롬 기자, 이정우 기자 | 2016-11-02 17:21 송고
김병준 국무총리 내정자가 2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총리직 임명 소감을 발표한 뒤 임시 집무실로 이동하고 있다. 2016.11.2/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2일 '최순실 국정개입 파문' 수습 차원에서 단행한 국무총리 및 경제부총리 등 개각이 소기의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일고 있다.

참여정부 정책실장 출신으로 야당의 협조를 이끌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던 김병준 국민대 교수에 대해 야권이 '인사청문회 보이콧'을 운운하며 강력 반발하는 데다 여당 내에서도 갑작스러운 개각에 당혹감이 일고 있어서다.

이같은 어지러운 사정을 반영하듯 이날 전격 지명된 김병준 국무총리 후보자는 의례적인 소감 발표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는 어수선한 상황을 연출했다.

김 후보자는 당초 이날 오후 2시 기자들과 만나 소감을 밝히기로 했지만 30여분이 지나서야 약속한 장소에 모습을 드러냈다.

김 후보자는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서 기자들과 만나서도 총리 지명 소감을 비롯해 야당의 청문회 거부 방침, 최순실 파문 및 대통령 하야 요구 등 주요 현안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모두 "내일(3일) 다시 밝히겠다"며 구체적 답변을 꺼렸다.

통상 총리 후보자 발표 직후 첫 공개석상에서 수락 배경과 청문회에 임하는 자세, 주요 국정 현안에 대한 입장 등을 설명하는 것과는 대비되는 행보다.

이날 소감 발표가 예정보다 지연된 데다 답변 또한 명확한 내용 없이 부실하게 이뤄지면서 총리실 주변과 정치권에서는 이런저런 해석이 분분하다.

우선 청와대의 기대와는 달리 김 후보자 지명에 대한 정치권의 분위기가 우호적이지 않은 상황이 거론된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개각을 발표하면서 "참여정부 시절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과 교육부총리를 역임하는 등 학문적 식견과 국정 경험을 두루 겸비하신 분"이라며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춘 정책 방향과 국민적 여망에 부응하는 총리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해 내실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청와대 발표 당시 진행 중이던 새누리당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는 이를 사전에 전해듣지 못한 지도부의 탄식이 흘러나왔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여기(회의) 와서 개각 사실을 알았다"고 당혹해 했고, 이정현 대표는 '미리 알았느냐'는 물음에 명확한 답변을 피했다.

나아가 야권에서는 이날 야3당 원내대표 회동을 통해 개각을 철회할 것을 요구하면서 이후 인사청문회 등 국회 동의절차에 응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더구나 국민의당에서는 직전까지 김 후보자가 차기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던 상황이라 당혹감이 더욱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사정이 겹쳐지면서 총리 후보자가 자신 있게 첫 포부를 밝혀야 할 이날 회견 자리가 좋지 않은 모양새로 끝났다는 지적이다.

김 후보자는 이날 발표를 둘러싼 혼선에 대해 "정국이 빠르게 변하니 많은 분들이 의견을 주는데 그 의견을 종합해서 결례되지만 연기했다가 내일 아침이나 오후쯤 이야기드리는 게 좋겠다 싶었는데 국조실(국무조정실)에서 기자분들을 너무 많이 기다리게 해서 인사라도 하는 게 좋겠다고 (해서 늦게라도 나왔다)"라고 해명했다.

아울러 김 후보자 지명에 따른 혼란상은 예상치 못한 곳에서도 불거졌다.

황교안 국무총리는 신임 총리 후보자가 발표되자 이날 오후 1시 정부서울청사에서 이임식을 갖겠다고 밝혔다가 1시간 20분 후 다시 공지를 통해 이임식을 취소하는 소동을 빚었다.

통상 신임 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등 국회 동의절차를 마친 후에야 기존 총리가 이임식을 가졌다는 점에서 이날 이임식 개최 소식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오던 상황이었다.

이를 놓고 황 총리가 사전에 이날 개각 내용을 전혀 알지 못했던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헌법상 국무위원 제청권한이 총리에게 있다는 점에서 원칙적으로 '책임 총리'를 말하기 위해서는 국회 동의절차도 거치지 않은 총리 후보자가 아니라 현직 총리와 협의해야 하는 게 맞다는 얘기가 정치권에서 나오기도 했다.

청와대는 이날 함께 발표된 박승주 국민안전처 장관 후보자도 김 후보자의 의견을 들어 지명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황 총리가 더 이상 직을 유지하는 것이 의미가 없다고 보고 서둘러 이임식을 가지려던 게 아니냐는 얘기다. 개각 과정 전반에 대한 불쾌함도 내포된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총리실 측은 논란이 불거지자 "내각의 대표인 국무총리로서 책임을 지고 오늘 이임을 하려 했으나 국정운영 공백이 한시라도 있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에서 일단 오늘 이임식을 취소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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