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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오차도 없앤 기술력…'빌트인 철벽' 뚫은 삼성전자 '미세공정'

[현장]삼성전자, '빌트인 비중 50% 이상' 이탈리아 가전시장사 '1위'
현지 5대 가구 업체와 협업…"품질·설치 기술로 빌트인 경쟁력 입증"

(밀라노=뉴스1) 강태우 기자 | 2024-04-21 08:00 송고 | 2024-04-21 10:57 최종수정
이탈리아 밀라노에 위치한 '미디어월드 체르토사' 매장 전경. (삼성전자 제공)
이탈리아 밀라노에 위치한 '미디어월드 체르토사' 매장 전경. (삼성전자 제공)

유럽 업체들이 꽉 잡고 있는 '난공불락'의 현지 가전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철옹성'이었던 이탈리아에서도 핵심 빌트인 가전 브랜드로 입지를 굳히는 모습이다.

17일(현지시간) 방문한 이탈리아 밀라노의 대표 가전 유통 '미디어월드' 체르토사점에서는 유럽 가전 시장 공략에 나선 삼성전자만의 제품과 전략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었다.
이곳은 브랜드별 스토어를 배치하는 '라이팅 하우스(Lighting House)' 프로젝트 매장이다. 여러 가전을 한 번에 진열해 파는 일반 양판점과는 다르다. 삼성전자 매장은 유럽 가정집처럼 꾸민 공간에 가전· TV·모바일 등 인공지능(AI) 제품을 스마트싱스로 연결한 환경을 구현하고 있었다.

이탈리아 시장에서 처음 선보이는 신제품이 눈길을 끌었다. '빌트인 와이드 BMF(상냉장·하냉동)'와 한 번에 두 가지 요리가 가능한 '듀얼 쿡 플렉스 오븐' 등이다. 또 에너지 효율을 중시하는 유럽 가전 시장의 특성을 고려해 가장 높은 에너지 절감 등급인 'A' 스티커도 제품 곳곳에 붙어있었다.

'미디어월드 체르토사' 내 삼성전자 매장 모습. 2024.4.17/ 뉴스1 © News1 강태우 기자
'미디어월드 체르토사' 내 삼성전자 매장 모습. 2024.4.17/ 뉴스1 © News1 강태우 기자

◇이탈리아 뒤덮은 삼성전자…빌트인 비즈니스도 '성공적'
삼성전자는 이탈리아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최근 현지에서 삼성전자 브랜드 인지도가 올라가는 만큼 유럽 빌트인 시장에서도 빠르게 입지를 다지기 위해서다.

빌트인은 세탁기나 냉장고 등 가전제품을 붙박이로 설치하는 형태다. 좁은 가구 구조나 가옥 형태 특성상 유럽에선 빌트인 가전에 대한 수요가 높다. 이탈리아 전체 가전 시장에서는 빌트인이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시장조사업체 GfK에 따르면 냉장고·세탁기·오븐 등 주요 가전 9대 품목 기준 지난해 이탈리아 가전 시장의 규모는 41억 9000만 달러였으며 빌트인의 비중은 52%(21억 6000만 달러)다.

이탈리아에서 삼성전자 생활가전은 프리스탠딩(단일제품) 매출 기준으로 2013년부터 1위를 수성 중이며, 2022년부터는 빌트인까지 합쳐 전체 이탈리아 가전 시장 1위에 등극했다.

석혜미 삼성전자 이탈리아법인 생활가전주재 프로는 "빌트인 가전은 프리스탠딩보다 가격이 15% 정도 높을 정도로 중요한 시장"이라며 "이탈리아에서 삼성의 빌트인 비즈니스가 성과를 보이기 시작했으며 (이러한 성과는) 독일, 프랑스 등으로도 확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탈리아 밀라노에 위치한 가구 업체 '스카볼리니', '루베' 매장 전경. 2024.4.17/ 뉴스1 © News1 강태우 기자
이탈리아 밀라노에 위치한 가구 업체 '스카볼리니', '루베' 매장 전경. 2024.4.17/ 뉴스1 © News1 강태우 기자

◇가전에 담은 '미세 공정'…현지 업체들이 '픽'한 이유

현재 유럽 빌트인 시장은 독일 보쉬와 지멘스를 비롯해 중국 하이얼이 인수한 이탈리아 브랜드 캔디 등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견고한 시장 장벽을 주요 명품 주방 가구업체와의 협업으로 뚫어낸다는 전략이다.

미디어월드 방문 후 찾은 이탈리아 코르소 셈피오네 소재 스카볼리니, 루베 매장에서 삼성 빌트인 가전의 자신감을 엿볼 수 있었다. 삼성전자는 이탈리아 내 수십 개의 업체 중 시장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스카볼리니, 루베, 스토사 등 현지 5대 유통과 전략적 협력 관계를 갖추고 있다.

석 프로는 "삼성이 성공적으로 빌트인 시장에 진입했다는 평가를 받는 데는 프리스탠딩 제품에서 얻은 신뢰가 가장 컸다"며 "스카볼리니, 루베 등과는 강력한 협업 관계를 맺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강력한 협력'에 따라 5대 유통 업체들의 디자이너들이 빌트인 가전 상담을 받는 소비자들에게 1순위로 삼성전자 제품을 추천·제안한다는 게 석 프로의 설명이다.

석혜미 삼성전자 이태리법인 생활가전주재 프로가 17일(현지시간) '루베' 매장에서 삼성전자의 빌트인 오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석혜미 삼성전자 이태리법인 생활가전주재 프로가 17일(현지시간) '루베' 매장에서 삼성전자의 빌트인 오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무엇보다 삼성전자가 유럽 빌트인 시장에 빠르게 진입할 수 있었던 데는 정교한 기술력과 제품 경쟁력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빌트인의 경우 가전이 들어갈 수 있는 장(欌) 사이즈의 스탠다드(기준)가 정해져 있다. 업체 기술력은 규격화된 장에 오차 없이 가전을 딱 맞출 수 있는지에 달렸다. 또한 10년 이상 고장 없이 사용 가능한 품질도 핵심 경쟁력이다.

석 프로는 "가장 중요한 건 너무 작거나 크지도 않게 딱 들어맞도록 하는 설치하는 것"이라며 "'1㎜ 차이'에 따라 빌트인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느냐 아니냐가 결정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품이 고장나면 이를 들어내고 수리 후 다시 조립해야 한다"며 "이런 복잡한 과정을 만들지 않기 위해 보장된 품질이 중요한데 삼성은 이를 유럽 시장에 확신시켰다"고 덧붙였다.

한편 삼성전자는 업체의 디자이너와의 지속적이고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정책도 펼치고 있다.

석 프로는 "삼성전자는 디자이너와의 협업을 중시하고 있고 그 일환으로 '키친클럽'을 운영 중"이라며 "약 1500명의 디자이너가 삼성 빌트인 패키지를 고객에게 판매하면 이 클럽에서 삼성 모바일, TV, 가전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적립금을 제공한다"고 했다.

 17일(현지시간) 찾은 스카볼리니 매장 내부 모습.  2024.4.17/ 뉴스1 © News1 강태우 기자
 17일(현지시간) 찾은 스카볼리니 매장 내부 모습.  2024.4.17/ 뉴스1 © News1 강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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