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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첫 급발진 의심사고 재연 실험…“운전자 페달 오조작 아닌 것 시사”

EDR과 기록과 다른 수치 나와
“소비자가 이렇게 까지 해야하는지 도저히 이해 안돼”

(강릉=뉴스1) 한귀섭 기자 | 2024-04-19 18:26 송고 | 2024-04-20 09:08 최종수정
2018년 티볼식 에어 차량으로 진행 중인 재연 실험.2024.4.19 한귀섭 기자
2018년 티볼식 에어 차량으로 진행 중인 재연 실험.2024.4.19 한귀섭 기자

2022년 12월 이도현 군(당시 12세)이 숨진 차량의 '급발진 의심 사고' 당시 현장에서 사고 차량과 같은 차량으로 19일 재연 실험이 진행됐다.

이날 오후 1시쯤 강원 강릉 회산동의 아파트 인근. 이도현 군의 아버지 이상훈 씨. 변호사, 운전 전문가, 경찰 등이 한자리에 모였다. 
차량은 사고 당시와 같은 2018년식 티볼리 에어였으며, 제조사 측이 제공한 변속장치 진단기도 부착됐다.

강릉경찰서와 강릉시, 자율방범대는 이날 인력 수십 명을 투입해 재연 실험을 도왔다. 

재연 실험 준비하는 운전자와 제조자 측.2024.4.19 한귀섭 기자 
재연 실험 준비하는 운전자와 제조자 측.2024.4.19 한귀섭 기자 

40여 분 뒤 첫 실험이 시작되고 재연 차량은 편도 2차선이 모두 통제된 채 도로를 따라 쭉 달렸다. 뒤에는 안전을 위해 경찰차가 따라붙었다.
먼저 시속 140㎞까지 도달할 때까지 가속페달을 이른바 '풀 엑셀'로 밟아 분당 회전속도(RPM)와 속도 변화를 보고 이를 사고 차량 주행 분석 결과와 비교하는 실험을 했다.

이후 두 번째와 세 번째에서는 출발 후 시속 40㎞ 도달 시 '풀 엑셀'을 밟아 RPM과 속도 변화, 브레이크 작동 여부를 살펴보는 실험을 통해 사고 차량의 최초 모닝 차량 충돌 직전 상황을 재연했다.

또 시속 110㎞ 상황에서 5초 정도 풀 엑셀을 밟는 실험을 통해 시속 140㎞에 도달할 때까지의 RPM과 속도 변화 결과를 비교했다.

 재연 실험 준비하는 운전자와 제조자 측.2024.4.19 한귀섭 기자 
 재연 실험 준비하는 운전자와 제조자 측.2024.4.19 한귀섭 기자 

재연 실험은 총 4차례 진행됐으며, 시간은 2시간 가량 소요됐다.

이날 현장 감정은 지난달 26일 당시 사고 차량 운전자 A 씨(68·여)와 손자 이군 유족이 차량 제조사를 상대로 낸 7억 6000만 원 규모의 손해배상청구 소송 5차 공판에서 운전자 측이 제안한 '변속장치 진단기를 이용한 감정'을 재판부가 받아들이면서 성사됐다.

원고 측 소송대리인 법률사무소 나루의 하종선 변호사는 “우리나라 역사상 최초 급발진 사고 발생 현장 도로에서 실제 상황과 같게 테스트를 한 것은 굉장한 의미가 있다”면서 “강릉 경찰, 시청, 시민들의 협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밝혔다.

이어 “마지막 실시한 실험때 110㎞에서 풀 엑셀을 5초 동안 밟았는데 135~140㎞ 정도 기록이 됐다. 이는 136.5㎞로 분석한 전문 감정인과 비슷했으며, 국과수 분석치(116㎞)보다 20㎞ 더 높다”며 “이에 따라 저희가 주장하던 대로 EDR(사고기록장치) 신뢰성이 상실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재연 실험을 위해 비워진 도로.2024.4.19 한귀섭 기자
재연 실험을 위해 비워진 도로.2024.4.19 한귀섭 기자

이에 따라 사고 당시 EDR에는 A 씨가 사고 전 마지막 5초 동안 풀 엑셀을 밟았다고 기록했다. 하지만 이날 재연 실험에는 속도가 110㎞에서 116㎞까지 밖에 증가하지 않아 EDR의 기록 자체를 반박할 수 있게 됐다.

그러면서 “이번 재연 상황에서는 운전자의 페달 오조작에 의한 급발진이 아니라는 것을 강력히 시사해 주고 있다”며 “정밀 분석을 기다려야겠지만, 그동안 재판에서 했던 주장이 여러 가지 설득력을 얻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상훈 씨는 “오늘이 도현이를 떠나보낸 지 501일째 되는 날이다”며 “오늘 이 도로를 도현이가 마지막으로 달렸을 것을 생각하면 정말 가슴이 사무치고 화도 나면서 소비자가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지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한민국이 급발진 의심 사고에 대한 불안감을 갖고 살아가지 않도록 21대 국회가 유종의 미를 거뒀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han12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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