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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건강] 걸렸다 하면 무조건 절단해야 했던 ‘이 병’ 정체

“흑색종, 피부에 발생하는 암 가운데 가장 치명적”
단순 변형만 나타나 다른 질환으로 오해…최근엔 보존 수술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2024-01-14 06:00 송고 | 2024-01-14 10:25 최종수정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손발톱은 우리 몸의 전반적인 건강 상태를 나타내곤 한다. 가령 손톱과 발톱 어딘가에 검은 줄무늬가 세로 방향으로 길게 생겼다거나 까맣게 변색되는 경우를 발견했다면 그냥 지나치지 말고 지체 없이 병의원을 방문해야 할 것이라고 전문의들은 조언한다.

14일 서울대학교병원에 따르면 손발톱은 조갑으로도 불리는데, 까만 경우를 '흑색조갑증'이라고 한다. 크게 나누면 피부에 색소를 만드는 '멜라닌' 세포가 활성화되거나 과한 증식 또는 병원균 침입으로 생긴다.

이 대학 문제호 피부과 교수는 "멜라닌 세포가 색소를 과생산한 경우는 손발톱 무좀, 반복되는 물리적 자극 등이 원인인 경우가 많다"며 "손발톱 무좀, 손톱 물어뜯기 등 반복되는 물리적 자극, 임신, 외상, 갑상선질환 같은 내분비계 질병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흑색조갑증과 흑색종 발톱 구분(서울대학교병원 제공)

멜라닌 세포가 증가해 발생하는 경우는 모반(점)이거나 피부암의 일종인 '악성 흑색종'일 수 있다. 악성 흑색종은 멜라닌 세포가 암세포로 변했다는 의미로,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어 진단이 늦어지곤 한다. 동양인은 주로 손발톱이나 손·발바닥에 자주 나타난다.

피부과 의료진들은 입을 모아 "색소 침착 등 다른 피부질환으로 오인할 수 있으나 적절한 치료가 중요하다"고 강조했고, 정기양 세브란스병원 피부과 교수는 "흑색종은 피부에 발생하는 암 가운데, 가장 치명적"이라고 소개했다.

국내에서 흑색종의 발생빈도는 연간 600명 정도로 서양에 비해 낮은 편이지만, 재발하거나 내부장기로 전이되는 경우가 많아 예후 예측이 어렵다. 전이로 인해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서울대병원 피부암 협진센터 연구팀 연구 결과, 흑색종이 국소적으로 발생하면 광범위 절제술로 치료하는데 이 경우 5년 생존율은 98% 이상으로 높지만, 림프절로 전이되면 생존율은 65%로 줄고 멀리 있는 장기까지 퍼지면 생존율이 25% 미만으로 뚝 떨어진다.

흑색종 진단을 위해서는 조직검사가 필수적이다. 하지만 손발톱 조직검사는 통증이 심하며 검사 이후 영구적 손발톱 변형이 일어날 위험이 높다. 그래서 의심해 볼 수 있는 경우에 한정되는지 조직검사가 꼭 필요한 환자인지 피부과 의료진은 여러 요소를 생각해 본다.

구체적으로 손발톱에 흑색의 너비가 3㎜ 이상인 경우, 다양한 색조를 띠는 경우, 비대칭성을 보이는 경우, 흑색의 경계가 불분명한 경우, 주변 색소침착이 있는 경우 등이 흑색종을 의심해 볼 수 있다.

그동안 손·발가락의 절단이 치료법으로 검토됐으나 최근에는 깊이가 깊지 않으면 해당 병변의 피부 부위만을 절제해 손·발가락의 기능을 보존하는 수술을 한다. 다만 어느 정도 두께가 재발 위험은 최소화하되 기능적 보존을 할 수 있을지에 기준이 없었다.

정기양 교수 연구팀이 손발톱 흑색종 환자 140명을 대상으로 치료 후 흑색종이 재발하거나 사망한 경우를 분석한 결과 흑색종 두께가 0.8㎜ 이내면 재발을 높이지 않으면서도 기존 수술 기준으로 고려됐던 0.5㎜ 대비 절단술을 19%까지 줄일 수 있었다.

정 교수팀은 연구 결과를 지난해 초, 국제학술지 '미국피부과학회지'에 게재했다. 정 교수팀은 "이 연구를 통해 손발톱 흑색종 환자의 발생 부위를 절단하지 않고 재발 위험을 낮추고 발생 부위를 기능적으로 보존할 수 있는 수술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흑색종 치료에 있어 무분별한 절단이 아닌 수술 가이드라인을 통한 최선의 치료로 환자 삶의 질을 높일 수 있길 기대한다. 검사를 통해 흑색종이 두꺼워지기 전에 진단하고 병변 초기에 수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흑색종은 모든 손발톱에 발생할 수 있으나 특히 엄지 손발톱의 병변은 악성일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병변의 색이 진해지고 점차 범위가 넓어지는 데다 주변 살점으로 퍼지는 경우, 시간이 지나도 없어지지 않으면 피부과나 성형외과를 찾아 검사받아야 한다.



k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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