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산업=국가안보" 미국시장 공략, 이제 정부가 나서야[기자의눈]

김태환 기자 / 뉴스1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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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태환 기자 = '렛츠 고, 파드레스.'(LET'S GO, PADRES)

미국 샌디에이고의 메이저리그 야구팀 '파드레스'는 스페인어로 아버지를 의미하는 말이다. 낯선 캘리포니아 땅에 첫 발을 내딛은 프란체스코회 성직자들을 기리는 이 지역의 상징으로 자리잡았다.

지역 주민들은 어렵고 힘든 일이 있을 때 교회를 찾고, 성직자들의 개척 정신을 되새긴다. 서로 힘을 모아 땅을 개간하고, 지금의 화려한 도시로 성장시킨 그들의 정신을 기자가 새삼스럽게 끄집어낸 이유는 최근 이곳에서 열린 국제적인 바이오 행사를 관전하면서 한국 바이오기업들에게 그 어느 때보다 '파드레스'가 필요한 시기가 아닌가 해서다.

최근 미국 바이오 산업은 거센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미국 정부가 바이오 산업을 국가 안보를 위한 전략 산업으로 규정하면서 그간 의약품의 개발과 생산을 맡아온 중국 기업을 대체할 또 다른 기업을 찾고 있다.

한국 바이오기업들은 1순위 후보다. 대만이나 인도보다 제조 품질 등 기술력 수준이 높은데다 일본처럼 폐쇄적인 국가 문화를 갖고 있지도 않아 중국의 빈자리를 대체할 적임자로 평가 받는다.

그럼에도 한국 기업이 중국 기업을 대체할 것이라 확신하는 사람은 없다. 이유는 협상의 주체가 앞서 개별 기업 단위에서 각 국가 또는 지역 기관으로 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달 3일부터 6일까지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 2024' 현장에서는 이런 상황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지난해까지 개별 기업 위주였던 전시공간에는 미국 내 각 주정부, 정부기관별 전시부스가 새롭게 등장했다.

미국은 각 지역 내에 중국계 기업을 대체할 해외 기업과 생산시설을 유치하는 분위기였다. 이에 대만 바이오 기업들은 이러한 미국 측 움직임에 국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반면, 한국과 일본, 중국 등은 국가관을 별도로 마련했으나 소규모 기업을 한데 모아놓은 것에 불과했다. 오히려 대만은 미국바이오협회와 함께 대만 내 기업을 알리는 독자적인 컨퍼런스를 마련했다.

국가가 전면적으로 미국 바이오 산업의 우방국임을 자처하고 나선 것이다. 국내 바이오 관계자는 "이대로라면 더 이상 국내 개별 기업의 만남으로 빅딜이 성사되기는 어렵다"면서 "국가나 유관기관이 대화에 나서 기업 지원을 이끌어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도 힘을 뭉쳐야 한다. 미국은 중국을 대체할 기업을 찾는데 있어 가장 먼저 '보증'을 꼽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가와 정부기관이 기업을 모아 미국 시장을 위한 자리를 만든다면 그 자체가 보증이다.

유관기관은 작은 기업은 작은 기업끼리, 큰 기업은 큰 기업별로 나눠 미국 시장 곳곳에 씨앗을 뿌려야 한다. 한국이 바이오 선진국 대열에 합류하려면 미국의 노하우와 기술을 배워야 한다. 기회는 지금 뿐, 실기하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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