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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맹인데 좀 깎아줘' 중국 지나친 요구에 중·러 가스관 계약 무산

푸틴, 중국 국빈 방문 당시 시진핑과 거래 못 하고 돌아와
중국, 자국내 가스보다 낮은 가격과 지나치게 적은 공급량 요구해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2024-06-03 10:20 송고
© News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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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중국과 '시베리아의 힘 2' 가스관 계약을 맺으려 했으나 가격을 깎아달라는 중국의 요구가 지나쳐 협상이 중단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일(현지시간)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 3명을 인용해 러시아와 중국의 가스관 거래가 가격과 공급 규모에 대한 중국의 비합리적인 요구로 인해 좌초됐다고 전했다.
중국은 막대한 보조금으로 저렴할 수밖에 없는 자국 내 가스와 동일한 금액을 러시아에 제시했으며, 가스관의 연간 최대 운송 용량인 500억㎥의 극히 일부만을 구매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FT는 시베리아의 힘 2에 대한 중국 정부의 과감한 요구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경제를 떠받치기 위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더 크게 의존한다는 방증이라고 분석했다.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인 가스프롬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유럽 국가들이 거래를 끊자 지난해 약 69억 달러(9조5500억 원) 규모의 막대한 손실을 봤다. 가스프롬은 한때 서유럽에 판매하던 서부 가스전을 중국 시장과 연결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었으나 이마저도 쉽지 않게 됐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 16~17일 중국 국빈 방문 당시에도 시 주석과 가스관 계약을 맺지 못한 채 귀국했다. FT는 두 정상의 협상에 교착 상태가 되면서 알렉세이 밀레르 가스프롬 최고경영자(CEO)가 중국 국빈 방문 당시 동행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중국 방문 당시 푸틴 대통령은 시 주석에 △가스관 거래 △중국 은행의 러시아 진출 추진 △우크라이나 주최 평화 회의 불참 등 크게 세 가지를 요구했다고 한 소식통은 전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9일 (현지시간) 소치에 있는 무술 아카데미를 방문해 국영 에너지기업 가스프롬의 알렉세이 밀러 CEO와 만나 얘기를 하고 있다. 2023.6.10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9일 (현지시간) 소치에 있는 무술 아카데미를 방문해 국영 에너지기업 가스프롬의 알렉세이 밀러 CEO와 만나 얘기를 하고 있다. 2023.6.10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중국은 자국 은행을 러시아의 방산업계에 자금을 대는 목적으로 현지에 진출시킬 계획을 세우고 있으며, 제네바에서 열리는 우크라이나 평화 회의에 불참을 선언하면서 러시아 측 요구를 들어주고 있으나 가스관 거래에는 협조하지 않는 모양새다.

독일 싱크탱크 카네기러시아유라시아센터의 알렉산드르 가부예프 소장은 "중국은 대만이나 남중국해 등 해상 분쟁에 영향을 받을 수 있는 해상 항로를 통하지 않는 러시아산 가스가 전략적으로 필요할 수 있다"며 "하지만 중국이 거래에서 가치를 느끼려면 아주 저렴한 가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가스 수출을 위한 대체 육로가 없으므로 가스프롬은 결국 중국의 요구 조건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가부예프는 설명했다.

그는 "중국은 시간이 자신의 편이라고 믿는다"며 "가스전이 이미 개발돼 있기에 송유관은 빠르게 이을 수 있다. 궁극적으로 러시아는 이 가스를 시장에 내놓을 다른 선택지가 없다"고 덧붙였다.

만약 러시아가 중국과 거래하지 못한다면 가스프롬은 엄청난 타격을 입게 된다. FT는 러시아 주요 은행의 미공개 보고서를 인용, '시베리아의 힘 2'가 회사의 사업 전망 영역에서 사라졌으며 이 때문에 가스프롬의 2029년 예상 이익이 15% 감소했다고 전했다.


past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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