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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이모라 불렀던 그녀가 ‘이웃집 모녀’ 참혹 살해한 놀라운 이유[사건의재구성]

생활고 시달리던 50대 여성 귀금속 탐내 범행
재판부 "범행 잔혹…사회로부터 영원히 격리해야"…무기징역

(부산=뉴스1) 조아서 기자 | 2024-05-29 06:11 송고 | 2024-05-29 08:46 최종수정
 
 

"몸에 좋은 주스라고 그랬는데…."

A 군(10대)은 이웃집 아주머니 B 씨(50대)가 건넨 음료을 먹고 깊은 잠에 빠졌다. 15시간 뒤 겨우 눈을 뜬 A군은 거실에 나가자 참혹한 관경을 마주했다.
어머니 C 씨(40대)와 누나 D 양(10대)은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었다. 그가 잠든 사이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2022년 3월 부산진구 양정동 한 빌라로 이사 온 B 씨는 자신의 딸과 이름이 같은 C 씨와 이를 계기로 안면을 트고 가깝게 지냈다. C 씨 역시 B 씨를 이모라 부르고 자주 왕래했다.

하지만 이 관계는 오래가지 못했다. 그 무렵 딸과 사위에게 빚 독촉을 받던 B 씨는 딸에게 "어디에서 도둑질하든지 사람을 죽여서라도 돈을 마련하겠다"고 말하며 극심한 생활고를 겪었다.

그런 B 씨의 눈에 C 씨가 착용한 귀금속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
B 씨는 9월 11일 밤 귀금속을 훔치기로 결심하고 손녀와 함께 C 씨의 집을 찾았다. 집에 있던 A군은 아무런 의심 없이 B 씨를 집 안으로 안내했고, B 씨의 손녀와 놀아주다가 B 씨가 건넨 음료를 먹고 잠들었다.

그사이 D 양과 C 씨가 차례로 귀가했고, 이들 역시 B 씨가 "몸에 좋다"며 권유한 음료를 마시고 정신을 잃었다.

B 씨는 이들이 쓰러진 틈을 타 귀금속을 훔치던 중 C 씨가 깨어나자 집 안에 있던 흉기와 끈 등을 이용해 C 씨를 살해했다.

D 양도 잠에서 깼지만 B 씨가 휘두른 둔기에 맞고 쓰러진 뒤 질식사했다. B 씨는 증거를 인멸하기 위해 D 양의 상체에 이불을 덮은 후 불을 질러 시신을 일부 훼손하기도 했다.

부검결과 B 씨는 복용 중이던 정신과 약을 절구공이로 빻아 가루로 만든 뒤 도라지청에 넣고 섞어 이들에게 마시게 해 정신을 잃게 만든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잔혹한 범죄로 B 씨는 목걸이, 팔찌, 반지 등 총 333만 원 상당을 빼앗은 것으로 추정된다.

수사 초기 외부침입 흔적이 없어 모녀가 극단적 선택을 했을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사건 10일 만에 C 씨의 귀금속이 사라졌다는 정황이 밝혀지면서 '면식범에 의한 타살'로 수사망이 좁혀졌다.

이후 수사 한달 만에 C 씨의 집을 마지막으로 방문한 B 씨가 유력 용의자에서 피의자로 경찰에 입건됐다.

경찰은 일가족 몸에서 검출된 수면유도 성분이 B 씨가 가져온 음료에서도 검출됐다는 사실을 밝혀내 B 씨에게 살인 혐의를 적용했다.

수사기관에서 줄곧 범행을 부인한 B 씨는 법정에서도 "살인을 저지르지 않았다"고 눈물로 호소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1심 재판부는 "피해자들에게 약물을 먹일 때까지는 살해할 생각을 하지 못했을 수도 있지만 그렇다면 피고인은 피해자들이 약물에서 잠시 깨어났을 때 범행을 멈춰야 했다"면서 "피고인은 범행 현장에서 증거를 인멸하는 정황도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이어 "평생 동안 수감생활을 통해 자신의 잘못을 진정으로 참회하도록 하고, 동시에 피고인을 사회로부터 영원히 격리해 사회 안전과 질서를 유지해야 할 필요성도 크다"고 판시했다.

1심 판결에 불복한 B 씨는 항소했지만, 항소심 역시 1심과 같은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항소심에 들어서도 반성하지 않고 피해자들에 대한 사죄는커녕 객관적 증거가 있음에도 납득할 수 없는 변명으로 범행을 축소하고 있다"고 꾸짖었다.

B 씨는 지난해 11월 대법원의 상고 기각에 따라 무기징역형이 확정됐다.


ase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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