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이익 줄 생각 없다"면서…홍콩 ELS '자율배상' 압박하는 당국

금융당국 "스스로 인정하는 부분 있다면 보상 나서야"
배임소지·조단위 과징금 우려…선제배상 걸림돌

홍콩의 한 시민이 홍콩증권거래소의 전광판 앞을 지나가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박형기 기자
홍콩의 한 시민이 홍콩증권거래소의 전광판 앞을 지나가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박형기 기자

(서울=뉴스1) 공준호 기자 = 금융당국이 설 연휴 이후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관련 2차 검사를 통해 배상기준안 마련에 착수한다. 이와 별도로 당국은 각 판매사의 자율배상을 독려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자율배상에 나설 경우 배임 소지, 거액의 과징금 등 걸림돌이 예상되면서 난항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12일 금융권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설 연휴가 끝난 이후 홍콩ELS 판매사에 대한 2차 검사에 나설 예정이다. 2차 검사에서는 설 연휴 전까지 진행했던 1차 검사에서 발견된 문제점과 위법·위규 소지를 유형화, 체계화하고 이를 각 판매사에 대입시켜 책임분담 기준안을 만드는 작업이 이뤄질 예정이다.

금융당국은 판매사가 스스로 문제가 있었다고 인정하는 경우 당국의 책임분담 기준안 마련에 앞서 자체적으로 배상에 나서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5일 '2024년 업무계획 기자간담회'에서 "일부 문제점에 대해서는 해당 금융기관도 인정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며 "배상규모 등 구체적인 부분에서는 서로 시각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본인들이 수긍하고 자발적으로 인정하는 부분이 있다면 투자자들의 유동성에 좋지 않겠냐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쪽(피해고객)이 바라는 게 100이고, 저쪽(판매사)이 수용하는 게 50이라면 최소한 50이라도 먼저 (배상을)진행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게 개인적인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이런 조치들은 은행권이나 증권업권에서 공감대가 없는 상태에서 강하게 일방적으로 할 것은 아니다"라며 "자율배상이 어렵다는 회사에 불이익을 줄 생각은 없다"고 덧붙였다.

금감원이 자율배상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뒀지만 은행권에서는 쉽사리 행동에 나서지 못하는 상황이다. 불완전판매라는 판단이 공식적으로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배상을 할 경우 주주, 채권자 등 제3자로부터 배임소지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홍콩 ELS 투자규모가 총 19조3000억원에 이르는 가운데 2021년부터 시행된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에 따라 조단위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는 만큼 자율배상에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배상을 할 경우 판매사 스스로가 설명의무를 위반한 것을 인정하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홍콩 ELS 최대 판매사인 KB국민은행은 금감원 검사결과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종민 KB국민은행 경영기획그룹 부행장은 지난 7일 KB금융그룹 2023년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홍콩 ELS와 관련해 "아직 금융감독원의 검사가 진행되는 사안으로 손실배상과 관련돼 결정된 바가 없다"고 말했다.

zer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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