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홈 송출중단 '시청권 침해'라지만…"매달 1억 적자 어찌 버티나"

'송출료 의존' 스카이라이프 채널변경 거절, '3~4% 인하' 고수
현대홈 영업익 급감, '황금채널' 적자…"정부 중재 필요"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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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서미선 기자 = 정부 개입에 현대홈쇼핑의 KT스카이라이프 송출중단(블랙아웃)이라는 극한 상황은 피했으나 송출수수료 갈등의 불씨는 지속되고 있다.

채널변경 등 여러 대안이 거부되자 송출중단을 꺼낸 현대홈쇼핑(057050)에 대해 KT스카이라이프(053210)는 '시청권 침해'라고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KT스카이라이프 입점 채널에서 매달 1억원씩 적자를 보고 있는 현대홈쇼핑은 더 물러날 데가 없어 나온 결정이라는 입장이다.

이에 사업자 간 배려와 함께 정부 차원 중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KT스카이라이프가 송출료 3~4% 인하 폭만 고수하는 가운데 현대홈쇼핑은 올 들어 영업익이 60% 넘게 급감하고 KT스카이라이프 채널이 적자전환한 영업환경을 고려하면 5%가 안 되는 인하폭은 합리적 수준이 아니라고 맞서고 있다.

현대홈쇼핑은 TV 방송 매출 급감, KT스카이라이프 내 '황금채널'인 6번 운영 손익 적자 등에 송출료 감당이 어려워 하위 번호로 이동을 요구했으나 KT스카이라이프는 다른 사업자들과 계약이 끝났고 대체자를 찾기 어렵다는 이유로 거부했다.

현대홈쇼핑은 채널을 유지해야 한다면 경쟁입찰, 내년이라도 채널을 뒤쪽으로 변경해 주는 조건의 다년계약 방식 등 대안도 내놨으나 수용되지 않았다.

KT스카이라이프는 그러면서 송출료는 지난해와 유사한 3~4% 이내 인하폭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현대홈쇼핑 입장에선 채널 매출액 대비 과도하게 높은 송출료를 감안할 때 이는 받아들일 수 없다.

현대홈쇼핑의 올해 영업익 감소폭은 61.5%에 달한다. KT스카이라이프 입점채널 매출은 올해 결국 적자전환했다. 현대홈쇼핑(6번) 채널은 20번대 채널 대비 송출료가 3배 높다.

현대홈쇼핑의 KT스카이라이프 매출액 대비 송출료 비중은 26.9%에 달해 현대홈쇼핑이 입점해 있는 전체 케이블TV 채널 방송매출액 대비 송출료 비율 평균(17.8%)을 크게 웃돈다. 이에 KT스카이라이프 6번 채널은 매달 1억원 수준 영업적자를 내고 있다.

현대홈쇼핑 관계자는 "실적 감소폭에 비례해 송출료를 내려달라는 게 아니라 경기불황과 경영환경 변화로 인한 실적부진에 대해 고통 분담 차원에서 협의안을 제시했지만 진척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KT스카이라이프가 협상에 비협조적인 배경엔 홈쇼핑 송출료에 의존하는 수익구조가 적잖다. 방송통신위원회 재산상황공표집과 KT스카이라이프 IR자료에 따르면 KT스카이라이프 방송사업매출은 크게 수신료, 홈쇼핑 송출수수료로 구성된다.

이 중 가입자 지속 감소로 수신료 매출은 최근 5년간 연평균 2.9% 감소한 반면 홈쇼핑 송출료는 같은기간 연평균 0.8% 늘었다. KT스카이라이프 전체 방송사업매출에서 홈쇼핑 송출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8년 31.5%에서 지난해 35.5%까지 커졌다.

KT스카이라이프의 송출료 의존도는 IPTV 3사와 비교해 봐도 높은 편이다. KT는 28.3%, SK는 31.7%, LG유플러스는 31.4%다.

업계에선 송출료에만 의지하려는 태도로는 매년 같은 갈등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KT스카이라이프는 현대홈쇼핑의 송출중단 결정을 '시청권 침해'라면서 20일엔 "현대홈쇼핑이 두 차례 송출 중단 예고를 사익을 위한 협상카드로 활용한 것은 아닌지 심히 유감"이라는 입장을 발표했다.

하지만 과거엔 KT스카이라이프가 홈쇼핑사와의 송출료 협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송출중단 카드를 활용한 바 있어 이같은 주장은 '아전인수'라는 반박도 나온다.

앞서 2016년 스카이라이프는 A홈쇼핑사가 송출료 인상폭을 수용하기 어렵다고 하자 그해 12월 해당 사에 계약 종료를 통지하고 시청자에게 방송 송출 중단을 고지했다. 결국 A사는 블랙아웃을 막기 위해 스카이라이프가 원하는 송출료에 합의했다.

이밖에도 2019년 LG유플러스와 현대홈쇼핑 간, 2015년 남인천방송과 홈앤쇼핑 간 각 송출료 협상에서도 유료방송사가 주도해 송출중단이 고지됐다.

일단 정부 개입으로 양사 갈등은 대가검증협의체에서 다뤄진다. 이는 지난달 KT스카이라이프가 협의체 구성을 요구한 데 따른 것이다.

홈쇼핑업계 관계자는 "홈쇼핑 생태계 존속 자체가 어려운 상황에 사업자 간 배려도 필요하며, 정부도 협의체를 통해 공정한 중재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smit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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