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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우면 LH로 이직" 작성자 처벌?…법조계 "어려울 듯"

"구체적 사실 적시 없고 모욕 대상이나 표현 불분명"
법적 처벌보다는 내부 징계 목적이라는 관측도

(서울=뉴스1) 최현만 기자 | 2021-03-16 07:04 송고 | 2021-03-16 10:37 최종수정
직장을 인증해야 글을 쓸 수 있는 '블라인드'라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LH 직원으로 추정되는 사람이 '아니꼬우면 우리회사로 이직하라'는 내용이 포함된 글을 올렸다.(블라인드 캡쳐)© 뉴스1

'아니꼬우면 LH(한국토지주택공사)로 이직하라'는 취지의 익명 게시글을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작성자를 LH가 명예훼손과 모욕, 업무방해 혐의로 고발했지만, 해당 작성자가 실제 법적인 처벌을 받기는 어려워 보인다.

16일 법률가들은 해당 작성자가 명예훼손이 성립할만한 구체적인 사실을 적시했다거나 모욕이라고 판단할 수 있을 정도의 표현을 사용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업무방해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인과관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지난 9일 LH 직원으로 추정되는 사람이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내부에서는 신경도 안 씀'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해당 글에는 "난 열심히 차명으로 투기하면서 정년까지 꿀 빨면서 다니련다", "어차피 한두 달만 지나면 사람들 기억에서 잊혀서 물 흐르듯이 지나가겠지 다들 생각하는 중 물론 나도 마찬가지고"라는 내용이 포함돼 국민들의 공분을 샀다.

LH는 지난 14일 명예훼손과 모욕, 업무방해 혐의로 해당 작성자를 고발했다. 고발장은 경남 진주경찰서에 접수됐지만 사안의 심각성을 고려해 경남경찰청 사이버수사대가 수사를 맡게 됐다.

이동찬 변호사는 해당 글 작성자의 법적 처벌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해당 글에서는 명예훼손이 성립할 만한 구체적인 사실 적시가 없다"며 "어떤 사람의 신원이 드러나게 욕을 한 것도 아니기 때문에 모욕죄도 성립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업무방해죄의 경우도 글로 인해 구체적으로 어떻게 업무에 차질이 생겼는지가 밝혀져야 하는데 그것도 어려워 보인다"며 "작성자를 처벌할 법 조항이 마땅치 않다"고 지적했다.

해당 글 작성자가 퇴사자라고 하더라도 법적으로 처벌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이정도 변호사는 "작성자가 퇴사자라면 공사 직원들이 이번 사건을 신경도 안쓴다는 식으로 쓴 게 허위사실일 수도 있어서 명예훼손이 성립할 가능성도 일부 있다"면서도 "다만 구체적으로 사실 적시를 한 게 아니고 개인적인 의견 표명 정도로 볼 수 있어 실제 작성자가 명예훼손으로 처벌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꼬집었다.

이어 "글에 인격을 경멸하는 표현이 들어갔다고 보기 어려워 모욕죄 역시 성립되지 않을 것"이라며 "이 글로 실제 업무 방해나 그럴 만한 위험이 있었다고 판단하기도 어렵다"고 지적했다.

LH가 작성자를 고발한 목적이 법적인 처벌보다는 작성자의 신원을 파악하고 내부 징계를 하려는 것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이용환 변호사는 "해당 글이 범죄의 구성요건을 충족한다고 보기 어려워서 무죄 가능성이 높다"며 "블라인드가 개인정보를 제공할 리 없으니까 LH가 경찰 수사로 작성자의 인적사항을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내부 징계를 하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chm646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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