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강경화 번복했지만…'5.24 조치' 실제 해제까진 고비 '산적'

국제사회 제재와 겹쳐…비핵화 선행돼야 하는 현실적 측면
남북 간 천안함 문제 해결도 필수

(서울=뉴스1) 서재준 기자, 김다혜 기자 | 2018-10-10 16:29 송고
강경화 외교장관이 1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외교부, 한국국제협력단, 한국국제교류재단, 재외동포재단, 한·아프리카재단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18.10.10/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강경화 외교장관이 1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외교부, 한국국제협력단, 한국국제교류재단, 재외동포재단, 한·아프리카재단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18.10.10/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10일 진행된 외교부에 대한 국회외교통일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이명박 정부의 대북 5.24 조치 해제와 관련한 논란이 일었다.  

발단은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금강산 관광이 제재 대상이라서 못가는 것이 아니라, 5.24 조치에서 금지해서 못가는 것이냐'는 질의에 대해 "그렇다"며 "관계부처에서 (해제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답하면서다.

강 장관은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여전히 유지 중인 상황에서 언급된 '5.24 해제 가능성'으로 논란이 일자, 수 시간만에 입장을 바꿨다. "범정부 차원에서 5.24 조치 해제 문제를 논의하고 있지 않다"라고 자신의 발언을 번복한 것이다.

5.24 조치는 북한의 천안함 피격 사건으로 인해 취해진 한국 정부의 독자적 대북 제재 행정조치다. 원론적으로만 따지면 한국 정부의 독자적 판단으로 해제가 가능하다는 뜻이다.

그러나 2010년 5.24 조치가 발표된 뒤 지난해 12월까지 북한의 4차례의 핵실험과 수 차례의 미사일 발사 도발로 인해 5.24 조치 내용의 상당 부분을 포괄하는 유엔 차원의 대북 제재 결의안이 여러 차례 채택된 것이 문제다.

정부가 참여한 유엔 제재 결의안과 중첩되는 내용의 5.24 조치를 해제해도 사실상 '해제' 효과를 볼 수 있는 부분이 극히 적기 때문이다.

또 MB정부 때 이미 일부 인도적 지원과 투자자산 시설 점검 차원의 방북을 허용하고 박근혜 정부 때는 남·북·러 3자 나진-하산 물류협력 사업을 추진하는 등 여러 차례 예외 조치를 취하며 5.24 조치가 사실상 사문화된 측면도 있다.

쉽게 말해 5.24 조치의 해제 효과가 실질적으로 발현되기 위해서는 유엔의 대북 제재를 포함해 5.24 조치 이후 나온 국제사회의 제재가 완화, 해제되는 것이 선결과제다.

그러기 위해서는 북한의 비핵화 문제가 먼저 해결돼야 하는 현실적이고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가 사실상 사문화된 5.24 조치에 대해 "남북관계와 국제 사회의 대북 제재 문제를 종합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원칙적 입장을 고수해 온 이유도 이 때문이다.

아울러 천안함 사건의 소행을 북한으로 규정한 정부의 입장이 뒤바뀌지 않는 이상 관련 사건에 대한 북한의 공식적인 사과 역시 5.24 조치 해제의 조건임이 분명하다.

실제 이날 강경화 장관의 발언이 나온 직후 대북 주무부처인 통일부나 천안함 사건의 해당 부처인 국방부에서 당혹감이 표출된 것 역시 이 같은 맥락에서다.

이해찬 대표가 5.24 조치의 원인과 무관한 금강산 관광을 연계해 질의한 것을 두고도 그 취지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비핵화 및 대북 제재와 관련한 외교적 상황과 5.24 조치의 맥락을 무시하고 남북관계 개선에만 지나치게 방점을 두고 질의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금강산 관광은 2008년 박왕자씨 피격 사망 사건 때문에 중단된 뒤 2010년 4월 북측의 일방적인 자산 몰수 및 동결 조치로 무기한 중단된 바 있다.

물론 금강산 관광의 재개 역시 국제사회의 제재와 연계된 문제지만, 이를 단순하게 5.24 조치와 연계하는 것은 자칫 잘못된 대북 메시지를 주거나 불필요하게 남북 간 갈등 사안을 만드는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seojiba3@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