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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주35시간 근무 가능한 이유…백여년 쌓은 노사문화

[주52시간 두달]독일·프랑스 등 법보다 노사협약 중시
노동자 노동시간 '권리보장'…원하면 단축·연장근무

(세종=뉴스1) 박정환 기자 | 2018-08-31 15:08 송고 | 2018-08-31 16:29 최종수정
© News1 이은주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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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52시간 근무제가 본격 시행되면서 현장에서 혼란을 겪고 있는 우리나라와 달리 유럽 선진국들은 오랜시간 동안 단축 근로 경험을 쌓아왔다. 이들 국가가 찾은 답은 '노동시간 탄력성'이다.
업종 특성 등을 고려해 노사 단체협약으로 노동시간을 적절하게 조정하도록 시스템을 갖췄다. 노동시간을 단축해도 생산성은 유지되거나 오히려 높아졌다. 생산성에 문제가 없다면 노동시간 단축은 취업률을 높여 경제가 선순환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주52시간 이상 근무할 경우 불법으로 규정하면서도 노사합의를 통한 '우회로'를 열어주지 않았다. 대신, 탄력적 근로시간제를 갖추고 있지만 3개월 단위로 위법 여부를 판단해 기간이 짧고, 업종별 특성을 반영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장시간 노동시간을 피하고 유연성을 갖추는 '두마리 토끼'를 잡는 게 노동시간 단축 연착륙의 핵심이다. 

◇독일·프랑스 등 노동시간 '탄력성'…노사협약 중시

유럽연합(EU)은 1993년 연장근로를 포함해 일주일(7일) 평균 48시간을 초과할 수 없다는 '노동법 입법' 지침을 만들었다. 2003년에는 지침을 개정해 4개월 기간으로 주당 평균 48시간을 지키면 된다는 규정을 뒀다. 
이른바 '탄력근로제'로 한주에 48시간을 초과하더라도, 다른 한주에 48시간 미만으로 일해 평균을 맞추면 된다는 것이다. 

회원국은 EU 지침에 따라 노동법을 다듬었다. 회원국마다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은 차이는 있다. 불가리아, 독일의 경우 6개월을 허용하고 헝가리, 폴란드, 스페인은 12개월까지 가능하게 했다. 

특히 독일은 연 평균 노동시간이 1371시간으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가장 짧아 근로시간 단축의 성공적인 사례로 꼽힌다. 

독일의 1주 법정 근로시간은 48시간이다. 연장근로는 6개월 기준으로 1일 평균 근로시간이 8시간을 넘지 않는 범위 내에서 1일 10시간(1주 60시간)까지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독일의 특징은 노사 단체협약에 기반한 '유연성'이다. 연장근로나 연장근로의 가산임금에 대해서는 사업장 단체협약에 맡긴다. 협약에 따라선 6개월 이상의 정산기간을 설정할 수 있고 상당한 대기시간이 있는 업무는 1일 10시간을 초과해 근로할 수도 있다. 

협약에 기반하니 '근로시간 저축 계좌제'와 같은 이색 제도도 생겼다. BMW의 경우 노동자 개인별로 근로시간 저축 계좌를 도입했다. 예를 들어 하루 10시간을 일하면 2시간을 계좌에 넣고, 추후에 근로시간 단축이나 휴가에 쓰도록 하는 것이다. 

프랑스의 경우 1주 법정 근로시간은 35시간이다. 연장근로는 연간 총량 220시간으로 제한하고 있으며 다시 단체협약이나 근로감독관의 승인을 얻는 방식으로 이를 초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초과한만큼 가산임금이나 의무 휴일도 보장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근로기준법 개정안에 따라 법정 근로시간 40시간(평일 하루 8시간), 연장 근로시간(토·일요일 근무 포함) 12시간으로 주당 총 52시간을 초과할 수 없다. 

우리나라 역시 탄력근로제를 두고 있다. 3개월 이내 기간에서 주당 평균 52시간을 조정할 수 있다. 하지만 유럽 등 선진국보다는 단위 기간이 짧고, 단체 협약이 잘 이뤄지지 않으며 업종별 특성이 감안된 예외조항이 마련돼 있지 않는 등 노동시간 조정이 상대적으로 경직된 모습이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유럽의 근로시간 단축의 기본 베이스는 기업별 상황을 고려하고 노사 협약 등으로 인한 탄력성"이라며 "산업·업무·계절별 등으로 근로상황이 다 다르기 때문에 다양성을 우리 법이 어떻게 수용해줄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우선 탄력근로제 확대 방안부터 고민하고 있다. 고용부 관계자는 "탄력 근로제 실태조사를 연내에 끝내고 결과에 따라 확대하는 부분을 검토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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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 노동시간 '권리보장'…원하면 단축·연장근무

노동자가 원할 경우 연장근무를 할 수 있는 권리도 차이가 있다. 유럽의 경우 노동자가 주당 48시간 초과 근무를 선택할 수 있는 '초과근무 선택옵션'(opt-out)을 도입한 국가도 있다. 

영국이 대표적인 국가로 1주 48시간의 법정근로시간을 두면서 노동자가 원할 경우 48시간을 초과하는 합의도 가능하다. 반드시 노동자의 자발적인 서면 합의가 있어야 하고, 합의를 했더라도 노동자는 언제든 취소할 수 있다.

다만 opt-out은 노동시간이 지나치게 늘어날 수 있다며 유럽 내에서도 논쟁거리다. 이에 스페인과 헝가리 등에서는 opt-out을 허용하되 주당 평균 근로시간을 각각 51시간, 72시간으로 제한하는 절충안도 시행하고 있다. 

네덜란드(법정 근로시간 1주 40시간)는 2000년에 '근로시간조정법'을 도입하면서 근로자들이 자신의 근로시간을 단축하거나 연장할 수 있는 권리를 줬다.

유럽 선진국들은 백년이 넘는 시간 동안 쌓아온 노사문화를 바탕으로 단체협약에서 노동시간을 조정해도 근로시간 단축정책이 후퇴하지 않았다. 일과 가정의 양립을 최우선의 가치로 삼아 기업들도 상황이 어려워지면 구조조정 대신 노동시간 조정을 택한다.

네덜란드의 경우 이같은 선순환으로 올해 3월 실업률이 3.9%를 기록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근로자가 자발적으로 주 52시간을 초과해 근무하면 불법이다. 노동자와 사업주가 합의했더라도 불가능하다. 이는 노동자의 권리를 제대로 보호할만한 구조가 아직 미흡하기 때문에, 노동자를 혹시 모를 장시간 노동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노동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지나치게 노동시간을 제약한다는 지적도 있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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