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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단체 회원들, 서울도서관서 음주·고성…공포분위기 조성도

참다못한 서울도서관 직원 내부게시판에 글 올려
"토요일 문 닫자…안되면 경찰이라도 배치해야"

(서울=뉴스1) 전성무 기자 | 2017-02-07 18:08 송고
서울도서관. /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도서관. /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불법 텐트를 설치해 서울광장을 점거하고 있는 '대통령탄핵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운동본부(탄기국)' 등 보수단체 회원들이 서울도서관에 난입해 눈살을 찌푸리는 행동을 일삼아 도서관 직원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서울도서관 직원 A씨는 6일 내부게시판에 글을 올려 이 같은 탄기국 측의 행태를 공개했다. 서울도서관은 지난해 11월26일부터 촛불집회에 참여하는 시민 편의를 위해 야간에도 화장실을 개방하고 있다. 직원들도 주말을 반납하고 2~3명씩 조를 짜 비상근무를 하고 있다.

그런데 지난해 12월31일부터 보수단체의 '태극기 시위'가 시작되면서 문제가 생겼다.

A씨는 내부게시판에 올린 글을 통해 "태극기 시위가 시작되면서 화장실을 이용하는 시위 참여자들의 행태가 날이 갈수록 극에 달하고 있다"고 전했다.

A씨는 탄기국 회원들이 도서관 내에서 △음주를 포함해 단체로 음식을 섭취하고 쓰레기를 바닦에 투척 △흡연 △고성으로 대화 △도서관 자료개방 시간 정문을 가로막는 등 행위를 해 도서관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시위자들은 로비 및 계단 등에서 '대한민국 만세, 박원순은 물러나라' 등 욕설 및 구호를 외치기도 한다"며 "서울도서관 내 서울기록문화관의 세월호 추모공간을 납골당이라고 부르며 '부숴 버리자'라고 선동하면서 공포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고 했다.

또 "2층 안내데스크의 근무자들에게 서울시 정책에 대한 비난과 시장님을 막무가내로 찾고 욕설 등을 쏟아놓으며 찌라시 등을 얼굴 방향으로 뿌리는 행위를 했다"며 "도서관 개방시간이 끝나 퇴실을 안내해도 일부 강성 시위자들이 막무가내로 버틴다"고 덧붙였다.

A씨는 "일부 시위자들의 욕설을 계속 듣다보면 정말 속상하고 욱하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그러지 못함에 자괴감도 든다"며 "솔직히 도서관의 구성원 대부분이 여직원이다보니 시위자의 윽박지름이나 태극기 곤봉이 무섭다"고 심경을 전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시청건물이 굳게 닫혀 있는 것을 보면 야속하기까지 하다"며 "서울도서관이 시청의 총알받이냐. 서울도서관 직원들은 서울시 직원이 아니냐. 매번 돌아오는 주말이 두렵다"고 토로했다.

A씨는 <뉴스1>과 통화에서 "도서관을 이용하려는 시민들은 물론 저희 직원들의 안전에도 위협이 가해질 수 있는 부분이라 글을 올리게 됐다"며 "서울시에서 집회가 열리는 토요일은 도서관 문을 닫았으면 좋겠다. 그게 안 된다면 경찰이나 청원경찰을 상시 배치해 위급상황 생겼을 때 바로 대처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lenn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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