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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나라 두 목소리' 우려…탄핵정국 속 사드배치 혼돈 가중

中, 외교채널 무시하고 野의원들 환대 '이중플레이'
정권교체기 특수성에 걸맞은 컨트롤타워 필요성도 제기

(서울=뉴스1) 황라현 기자 | 2017-01-05 18:44 송고
왕이 중국 외교부장. ©AFP=뉴스1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대한 국내의 상반된 메시지가 중국으로 발신되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외교가 안팎에서 커지고 있다.

최순실 국정농단 여파로 국내 리더십이 약해진 가운데 우리 정부는 정부대로, 야당 의원들은 야당 의원대로 사드와 관련한 상반된 입장을 발신하는 것이 국익 차원에서 바람직하지 못하단 이유에서다.

지난 4일 중국을 방문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왕이 외교부장과 쿵쉬안유 외교부 부장조리 등 중국 외교부 고위급 인사들을 잇따라 면담했다. 의원들의 방중에 장관급인 왕이 부장까지 직접 나서 환대한 것은 이례적이다.

중국이 지난해 말부터 김장수 주중대사를 비롯한 주중 한국대사관 소속 정부 인사들의 면담 요청에 응하지 않았던 것과도 확연히 대비되는 처사다.

이밖에도 중국은 지난달 말 사드 문제를 담당해 온 천하이 아주국 부국장을 우리 외교당국과 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한국에 보내 정·재계 인사들과 회동케 했다.

당시 천 부국장이 우리 외교당국을 따돌리고 개혁보수신당의 김무성 의원, 새누리당 조원진 의원, 국민의당 박지원 전 원내대표 등을 만난 것은 '외교적 결례'라는 비판을 받았었다.

중국 측이 공식 외교채널을 통한 소통은 꺼리면서 의원들과 만나 사드 반대 입장을 피력하는 것은 올해 우리 대선을 염두에 두고 국내 사드 반대 여론에 힘을 보태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중국의 행태를 중국을 오래 상대해 온 외교가 인사들은 전형적인 공산당의 '통일전선전술'이라고 진단했다. 통일전선전술은 적을 고립시키기 위해 적의 반대 세력과 손을 잡는 것을 뜻한다. 

이에 사드 배치에 대한 입장이 정부와 다를 수는 있더라도, 굳이 중국과 사드문제를 논의해서 중국의 속셈에 말려들어가야 하느냐는 것이 외교가의 주된 분위기다.

한 외교 소식통은 "중국이 리더십이 약해진 한국의 상황을 철저하게 이용하고 있는 것"이라며 "특정 사안에 대해서 우리끼리 논쟁을 벌일 수는 있지만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중국에 가서 우리 이야기를 해야하느냐"고 지적했다.

그중에는 물론 중국의 바람대로 사드 배치가 재논의되는 상황을 우려하는 시각도 존재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중관계 전문가는 "만약 중국이 원하는대로 사드배치가 철회되거나 연기되면 앞으로 한중간의 문제, 예를 들어 탈북자, 어업협정, 해상경계협정 문제 등에서 안좋은 선례가 생기는 것"이라며 "중국은 이제 '한국은 밀어붙이면 양보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우리 정부가 유례없는 형태의 정권 교체기를 맞고 있는 만큼 사드배치 문제로 인한 국내 혼란이 더 확산되지 않도록 이를 총괄하는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정부 소식통은 "정치권과의 관계에서 이런 상황이 발생할 때마다 정부 입장에서는 무력감을 느낀다"면서 "여야정 협의체든 뭐든 이러한 문제를 협의하는 컨트롤 타워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greenaom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