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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5, 탄핵열차 운명은…與 '질서있는 퇴진' 野 '與비주류 압박'

與 비주류 성난 민심 여의도 덮쳐올까 신중·고심
野 탄핵 가결선 넘기 위해 비주류 압박 등 분주

(서울=뉴스1) 곽선미 기자, 서송희 기자, 서미선 기자, 박승주 기자 | 2016-12-04 15:40 송고
6차 촛불집회가 열린 3일 서울 광화문 일대에 모인 시민들이 촛불을 밝힌 채 청와대 방향으로 행진하고 있다. 2016.12.3/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6차 촛불집회에 사상 첫 232만명이 운집하는 등 촛불민심이 들불처럼 번져가는 가운데, 정국의 명운이 걸린 탄핵 처리 시점(9일)이 닷새앞으로 다가오면서 모든 이목이 여의도 정치권을 향하고 있다.

특히 거침없이 질주하고 있는 '탄핵열차'의 키(key)를 쥐고 있는 비주류의 선택에 온통 시선이 집중되는 모양새다.

4일 야당과 새누리당 탈당파는 촛불민심은 박근혜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요구한다고 규정하면서 새누리당 비주류의 탄핵 동참을 압박했다.

새누리당은 촛불 민심을 경청하며 반성한다며 자세를 낮추었으나 탄핵보다는 질서있는 퇴진을 강조했다.
◇새누리 '탄핵열차' 멈추게 할까

새누리당은 박근혜 대통령의 3차 대국민담화 후 주춤할 줄 알았던 촛불민심이 오히려 커지기만 하자 신중한 태도 속에서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염동열 수석대변인은 4일 현안 브리핑을 갖고 "새누리당은 국민 여러분들께 열번, 백번 끝없는 반성과 함께 다시한번 사과와 용서를 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이날 오전까지 입장을 내놓지 못한 채 분주함을 보이다 정오가 다되어서야 브리핑을 가졌다. 사태 심각성을 인지하고 대응 수위에 고심한 흔적이 엿보인다.

특히 새누리당은 전날 당사 앞에서 2만여명(주최측 추산)이 운집한 가운데 집회가 열리는 등 여의도로 촛불민심이 번지는 데 대해서는 입장표명을 유보하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했다.

9일로 예고된 '탄핵 표결 처리'에 대해서도 신중함을 보였다. 당론으로 '4월 퇴진-6월 대선'을 채택하면서 당내에서 탄핵은 사실상 물건너갔다는 기류가 강했지만 이날 논평에서는 이런 강경한 입장은 나오지 않았다.

다만 "탄핵과 질서있는 퇴진 중 어느 것이 국정혼란을 최소화하고 재도약의 국민 에너지로 모아갈 수 있는지 청와대와 정치권의 선택과 고민이 필요한 때"라며 우회적으로 탄핵안 가결 처리에 우려를 표시했다.

비주류도 한껏 몸을 낮추는 모습이다. 친박계가 주장하는 '4월 퇴진-6월 대선'에 동의하면서 '탄핵 회군'을 잠정 결정한 비박계로 책임론 불씨가 옮겨붙을 조짐을 보이자 고심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무엇보다 비주류는 청와대 회동설에 난색을 표하면서 "박 대통령이 국민에게 직접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사실상 회동 거부 입장을 정했다.

비주류는 청와대 회동에서 대통령이 만족할만한 언급하지 않을 경우 빈손회동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설사 대통령이 자신들의 의견을 수용해 4월말 퇴진을 밝히더라도 '청와대와의 교감을 나누는' 자리로 오인될 수 있다는 점에서 고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촛불민심과 탄핵 앞에 새누리당이 낮은 자세를 취하는 것은 탄핵에 따른 후폭풍 탓이다. 탄핵안이 가결될 경우 새누리당의 명운이 어떻게 전개될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부결될 경우에 상처가 더 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호된 민심의 역풍이 불 수 있기 때문이다. 

◇野 탄핵 추동력 얻어…與 비주류 압박

야권은 촛불민심으로 박 대통령 즉각 탄핵 민심이 재확인됐다는 입장이다. 여당 비주류를 향해 '탄핵의 명분이 충분한 만큼' 다시 탄핵대오로 돌아오라는 압박도 잊지 않았다.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촛불은 대통령 정략과 꼼수에 철퇴를 내렸다"며 더는 대통령의 임기를 갖고 장난을 치지 말라. 일분일초도 아까우니 빨리 내려오라"고 대통령을 압박했다.

새누리당 비주류를 향해 그는 "캐스팅보트를 쥐었다는 환상을 버려야 한다"며 "최순실 존재를 알고도 방조했던 죄를 씻고 국민의 뜻을 따라야 할 것"이라고 압박세를 이어갔다.

그는 브리핑 직후 기자들과 만나 "야당과 무소속 (탄핵 찬성) 172표는 어디 안간다. 결국 새누리당이 판단하고 결단해야 한다"며 "대통령 탄핵이 부결되면 천만 촛불을 들고 나올 텐데 (비박은) 자신이 있으면 부결시켜 보라"고 했다.

헌법에 따르면 탄핵안이 처리되기 위해 재적(300명) 의원의 3분의2가 동의해야 한다. 새누리당에서 적어도 28명 이상이 찬성표를 던져야 하기 때문에 비주류의 선택이 중요하다.

고연호 국민의당 대변인 역시 "민심은 대통령의 즉각, 완전 퇴진과 새누리당 해체였다"며 "박근혜 대통령은 당장 퇴진 선언을 하고 여야 합의에 따른 총리를 세운 뒤 검찰의 철저한 수사에 나서야 한다는 게 촛불민심"이라고 경고했다.

야당은 촛불민심이 3차 담화 후 흔들리고 있는 여당 비주류의 마음을 다잡아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동시에 야당은 탄핵 가결과 부결에 따라 정치권에 불어닥칠 혼돈 상황에 복잡한 심경을 감추지 못하는 눈치다. 탄핵 부결시 야권도 무능, 공동책임론에서 자유롭기 힘들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탈당파의 의견도 야당과 별반 다르지 않다. 최근 새누리당을 탈당한 김용태 의원과 남경필 경기도지사 등은 이날 국회에서 모임을 갖고 비주류 압박대열에 가세했다.

남 지사는 "탄핵은 국회에 주어진 역사적인 책무"라며 "책무를 다하지 못한다면 국회는 없다. 새누리당도 민주당도 국민의당도 당연히 없다"고 주장했다. 특히 새누리당 비주류를 향해 "자신의 죄를 인정하는 대통령의 허망한 약속에 기대지 말고 스스로 결정하고 행동하라"고 직격했다.

김 의원은 "박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되지 않는다면 그 일파는 온갖 수단을 다 동원해 박영수 특검의 정상적인 수사활동을 방해할 것"이라며 "국회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진상을 알기 위해서라도 9일 탄핵을 통해 박 대통령의 직무를 정지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g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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