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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로 번진 '촛불민심'…이번주 정국 중대기로

7일 퇴진 입장표명·9일 탄핵 표결 앞두고 '촛불 민심' 폭발
대통령 3차 담화뒤 강경해진 촛불 여의도도 점령할듯

(서울=뉴스1) 박태정 기자 | 2016-12-04 05:30 송고 | 2016-12-04 19:10 최종수정

'촛불의 선전포고-박근혜 즉각 퇴진의 날' 6차 촛불집회가 열린 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일대에서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이날 행진은 사상 처음으로 청와대 100m 앞 지점까지 행진이 이뤄졌다. 2016.12.3/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촛불 민심이 가장 뜨겁게 달아오를 한주가 시작됐다. 이르면 7일, 늦어도 9일이면 사상 초유의 국정농단에 분노한 '촛불 정국'이 중대 기로에 서게 된다.

야당 3당이 3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을 발의하면서 탄핵안 국회 표결 마지노선이 9일로 정해졌다. 새누리당 비박계가 박 대통령에 요구한 '4월 퇴진'에 대한 입장표명 기한은 7일까지다.

앞으로 남은 기간이 9일까지이지만 박 대통령의 결정이나 탄핵안 표결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촛불 민심은 폭발 직전에 있다.

촛불집회 참여인원은 매주 헌정사상 최대기록을 경신하며 새역사를 쓰고 있다. 3일 6차 촛불집회에는 다소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을 깨고 참가인원이 232만명(서울 170만명)을 돌파했다.

1987년 6월항쟁 당시 100만명을 훌쩍 뛰어넘는 분노다. 3차례의 대국민담화를 통해 한결같이 결백을 주장하고 자신의 거취를 국회에 미룬 대통령에 대한 분노가 폭발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탄핵안에 찬성표를 던질 것이라던 새누리당 비박계 의원들이 박 대통령의 3차 담화 이후 탄핵 대오를 이탈해 분열을 일으킨 것이 촛불 민심의 분노를 더 키웠다.

6차 촛불집회는 다소 축제 같은 분위기로 진행됐던 이전과 달리 다소 강경한 분위기가 시종일관 압도했다. 촛불 행진에 처음으로 대규모 횃불 행렬까지 등장하기도 했다.

촛불 시민들의 얼굴에서 웃음은 줄어들고 표정은 점점 굳어가고 있다. 시민들의 구호도 한층 거칠어졌다. 여전히 비폭력을 유지하곤 있지만 언제 폭발할 지 모르는 시한폭탄 같은 분위기다.  

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 앞에서 박근혜정권퇴진비상국민행동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날 주최 측은 '최순실 국정농단의 공범인 새누리당 해체'를 주장했다. 2016.12.3/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광화문 본행사에 앞서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 앞에서 진행된 사진집회와 행진에는 2만5000여명(주최측 추산)이 참여하며 박 대통령의 퇴진과 새누리당의 해체를 요구했다.

여의도 촛불집회의 규모는 탄핵안 국회 본회의 표결이 예정된 9일로 향해 갈수록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탄핵 표결 전망에 따라 촛불 정국은 1주일 내내 요동칠 수밖에 없어서다.

5일과 6일 예정된 '최순실게이트' 국정조사 청문회 역시 분노한 민심에 기름을 끼얹는 격이 될 전망이다. 최순실, 차은택, 김기춘, 우병우 등 전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는 인물들이 증언대에 선다.

촛불집회를 이끌고 있는 '박근혜정권퇴진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아직 구체적인 행동계획을 내놓지 않은 상태다. 탄핵 정국의 양상을 보면서 집회 수위와 강도를 조절할 것으로 보인다.

한선범 퇴진행동 공동 대변인은 3일 밤 통화에서 "앞으로 논의해 봐야 한다"고 말을 아꼈다. 퇴진행동 역시 시국의 변동성이 큰 상황이라 전략짜기에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 시민사회 일각에선 '박근혜 퇴진 이후'를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박 대통령 퇴진 이후를 기존 정치권에만 맡겨둘 수 없다는 우려에서다.

하승수 전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는 "대통령 퇴진 이후 어떻게 되는지 궁금해하는 시민이 많다"며 '박근혜 퇴진'을 대신할 새로운 슬로건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광장의 민심을 정치 혁신의 원동력으로 끌어안을 논의 공간에 대한 제안도 구체적으로 제기됐다. 앞서 촛불집회에서 열린 시민평의회에 대한 기대도 크다.

이 같은 고민은 직선제 개헌을 이끈 6월항쟁 이후 시민과는 동떨어진 정치인들만의 논의틀 속에서 만들어진 87년 체제의 실패가 되풀이 될 수 있다는 동시대적 절박함도 담고 있다.

민주주의를 이뤘지만 민주주의 시대를 살아가지 못한 시민들은 퇴행하는 역사를 바로잡고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갈 수 있을지, 이번 주 그 첫 관문이 기다리고 있다.


pt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