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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민심⑥] 시민사회, '박근혜 퇴진' 이후를 모색하다

시민사회단체 활동가 60여명 촛불 확장 방안 논의
제2 국정농단 막으려면 대안사회 시민과 공유해야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2016-12-03 07:00 송고
11월30일 서울 종로구 서울변호사회관에서 열린 박근혜 정권 퇴진과 국민주권 회복을 위한 '범시민사회단체 공동행동의 날'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대통령이 물러나면 새 대통령을 선출할 텐데 그 과정에 시민 의견이 반영되지 않을까봐 걱정이에요. 퇴진 압박은 촛불이 했는데 제도를 만드는 과정에선 배제될 수 있잖아요."(참여연대 소속 활동가)
 
"87년 6월 항쟁 때도 요구사항을 정치권에 전달했는데 정치인끼리 개헌해서 통과시켜버렸어요. 죽 쒀서 남 준거죠. 이번에도 그렇게 되면 '이러려고 촛불 들었나'는 얘기가 나올 겁니다."(녹색당 소속 활동가)

'진퇴 문제를 국회 결정에 맡기겠다'는 3차 대통령 대국민담화 다음날인 지난달 30일 종로구 서울변호사회관에 시민단체 활동가 60여명이 모여 앉았다. 박 대통령 퇴진 이후 광장의 촛불을 어떻게 확장할지 논하는 자리였다. 3시간 가까이 진행된 토론은 촛불민심을 제도에 반영하는 방안과 시민단체 역할에 대한 고민과 우려로 뜨거웠다. 

◇가까워진 퇴진…제2의 국정농단 막으려면  

지난달 29일 3차 대국민담화 이후 정치권은 본격적으로 박 대통령 탄핵 절차에 돌입했다. 어떤 방식이든 대통령 퇴진이 가시화되자 지난 5차례 촛불집회를 이끌어온 시민사회단체는 퇴진 이후 꾸려질 대안사회에 대한 고민을 시작했다. 87년 6월 항쟁처럼 민심을 외면한 채 대권을 차지하기 위한 '그들만의 리그'로 끝나게 둬서는 안 된다는 이유에서다.  

정규석 녹색연합 활동가는 "박 대통령 퇴진 이후의 요구를 구체적인 안으로 만들어서 내놓자"고 제안했다. "시민단체가 시민을 대변한다고 말하는 것은 주제넘지만 적어도 우리가 가진 안을 던져서 공공연하게 논쟁을 만들고 논의를 쌓아야 한다"는 것이다. 

하승수 전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도 "대통령 퇴진 이후 어떻게 되는지 궁금해하는 시민이 많다"며 거들었다. 그는 특히 지금의 '박근혜 퇴진'을 대신할 새로운 슬로건을 내놓자고 제안했다. "제2, 제3의 대통령 국정농단사태가 나오지 않도록 현 시스템을 바꾸자는 메시지를 담은 슬로건"으로 정권교체가 아니라 정치교체로 나가자는 의도다. 

시민단체가 대안을 제시하기 전에 시민 의견을 직접 들을 수 있는 자리를 확장하자는 의견도 나왔다. 이승훈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사무국장은 "'민주묘총', '고3병 연구회' 등 시민이 직접 모임을 꾸려 깃발을 들고 나오고, 청소까지 하고 돌아가는 것은 이들이 촛불집회의 주체이자 역동성을 만든 장본인이라는 의미"라며 "보다 많은 시민이 대화하고 토론하면서 대안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촛불시위와 동시에 두차례 광장에서 열린 시민평의회에 대한 기대가 컸다. 정미란 환경운동연합 활동가는 "시민평의회는 대안사회를 만드는 기반이 될 수 있는 장"이라며 "서울뿐 아니라 전국으로 확산시켜 시민 목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참여연대 가 11월1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전경련회관 앞에서 '미르, K스포츠재단의 모금 및 재단 설립' 관련 검찰의 진정성 있는 조사를 촉구하고 있다. /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진짜 몸통은 재벌"…진상규명도 감시해야 

이들 사이에선 이번 사태의 진상규명을 위해서도 시민단체가 나서야 한다는 요구도 높다. 국정조사 첫날인 이날만 해도 김수남 검찰총장 등 대검찰청 관계자 전원이 출석하지 않았다. 토론에서도 "국정조사나 특검에도 문제 제기를 더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들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진짜 몸통은 재벌"이라고 보고 대통령 퇴진과 더불어 재벌 문제 해결도 촉구하고 있다. 최근에는 미르·K재단과 최순실을 통한 대기업 특혜의혹, 보건의료 분야 특정 기업 특혜 의혹과 관련해 연이은 소송을 제기하고 있다. 6일 예정된 재벌총수 소환 국정조사 청문회를 앞두고 단체행동으로 진상규명 압박 수위도 높여나갈 계획이다.

이외에도 언론에 대한 감시를 계속해야 한다는 의견과 정치적 힘을 발휘할 수 있도록 시민단체 역량을 키워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날은 시민 의견을 수렴할 토론 자리를 온라인과 전국으로 확대하고 고민을 전담하는 시스템을 만들기로 잠정 합의하고 토론을 마무리했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매주 집회에 나가는 비정상의 상황이 정상이 된 현 시국에서 시민은 여전히 이 사태에 분개하고 있다"며 "이들의 요구가 무엇인지 파악하고 전달하는 것, 또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이 시점에서 시민단체가 해야 할 역할"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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