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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발빼는 김무성 왜?…보수 눈치보기? 내각제 총리?

(서울=뉴스1) 곽선미 기자 | 2016-12-02 17:59 송고 | 2016-12-02 21:14 최종수정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정진석 원내대표와 유승민, 주호영 의원 등과 회동을 마치고 나와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2016.12.2/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백척간두진일보 시방세계현전신(百尺竿頭進一步 十方世界現全身, 두려움을 무릅쓰고 목숨을 걸 때 비로소 살 길이 열린다는 뜻), 이럴거면 이런 말 하지 말지 그랬습니다."

새누리당을 탈당한 김용태 의원이 지난 1일 저녁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다. 김무성 전 대표가 지난달 23일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강조한 이 멘트를 상기시키며 우회적으로 김 전 대표를 공격한 것이다.

김 의원이 김 전 대표를 향해 비판을 가한 이유는 최근 '오락가락' 하는 듯한 그의 행보와 무관치 않다. 최순실 사태 이후 당이 분당 기로에 처했을 비주류 핵심인 김 전 대표는 분열의 한 가운데 서 있었다.

맨 먼저 김 전 대표는 지난달 7일 기자회견을 자청해 대통령 '탈당'을 공식 요구했다. 비주류에서 나온 첫 선전포고로 해석됐다.

며칠 후인 13일에는 비상시국위원회가 첫 회의를 가졌는데 이 자리에서 김 전 대표는 "대통령은 국민의 이름으로 탄핵의 길로 가야 한다"고 탄핵을 공식 거론했다.

새누리당 내에서, 더구나 집권여당 대표를 지낸 핵심 인사의 입을 통해 '탄핵'이 거론되면서 김 전 대표가 친박계, 박 대통령과 완전히 '결별' 수순을 밟고 있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지도부가 비주류 사퇴 요구를 거부하자 15일엔 "다른 돌파구를 찾을 수밖에 없다"며 탈당을 시사하며 친박계를 압박했다.

급기야 지난달 23일에는 '대선 불출마'라는 일생일대의 승부수를 던지며 친박계와 지도부에 '최후통첩'을 보냈다. 이에 보조를 맞춘 듯 비주류에서도 친박 지도부 사퇴와 당 해체 수준의 재창당을 공식 요구하기에 이르렀다.

이즈음 한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는 "박 대통령을 만난 게 정치인생 중 가장 후회스럽다"고 깜짝 놀랄만한 발언까지 했다.

코너에 몰린 친박계도 이에 질세라 강경한 태도로 일관했다. 김 전 대표를 향해 "해당행위를 중지하고 당을 떠나라", "발언 조심하라"며 맹공을 쏟아 부었다.

양측이 주고받는 날선 공중전 속에 새누리당의 분당은 예정된 수순처럼 보였다. 한지붕 세가족으로까지 찟어지며 지리멸렬한 모습을 보인 탓에 분당 외엔 다른 수습책이 없다는 비관론이 힘을 받았다.

하지만 김 전 대표는 지난달 30일 대통령의 3차 담화 후 이전과는 180도 다른 언행을 보였다. 대표적으로 '국민이 요구하는 하야나 퇴진은 헌법적 절차가 아니기에 탄핵 외엔 다른 방법이 없다'던 기존 입장과는 달리 "4월말 퇴임이 결정되면 굳이 탄핵으로 갈 필요가 없다(1일)"고 한발 물러선 것이다.

김 전 대표를 필두로 비주류는 '4월 퇴진-6월 대선'이라는 당론에 동조하며 사실상 '탄핵 회군'을 결정했다. 물론 이들은 탄핵 카드도 여전히 한 손에 쥐고 있긴 하다.

이로 인해 극단으로 치달았던 분당은 일단 늦춰지는 분위기이고 야당이 주도하던 탄핵 동력도 한풀 꺾이고 말았다.

김 전 대표의 이 같은 행보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이른바 '30시간의 법칙'이 재연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다. 30시간의 법칙은 박근혜 대통령에 맞서다가도 30시간 안에 꼬리를 내린다고 해서 그에게 붙여진 별명이다.

정치권에서는 탄핵 동력 상실과 탄핵으로 인한 역풍 부담을 김 전 대표 입장 변화의 주된 이유로 꼽고 있다. 보수층에서 "이만하면 됐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자 발을 뺀 것이라는 견해다. 하지만 대선 불출마라는 최후의 보루까지 꺼냈다가 돌연 회군을 결정한 것은 이것만으로 설명이 부족하다는 게 일반적인 시선이다.

그 때문에 다른 셈법이 작용하고 있는 것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예를 들어 김 전 대표가 불출마 당시 제시한 개헌과 관련지어 내각제 개헌을 추진한 뒤 실권을 쥔 국무총리를 염두에 둔 포석이 아니냐는 주장이다. 이를 놓고 친박계와 모종의 '딜'을 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는 지난달 18,19일 정진석 원내대표의 중재로 김 전 대표와 최경환 의원이 비공개 연쇄 회동을 가진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주류들 사이에서 이같은 추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정권 재창출도 친박과 김 전 대표가 다시 손을 맞잡는 고리가 됐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한 정치 평론가는 2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김 전 대표의 이런 행보는 하루 이틀 일이 아니라 그동안 자주 반복됐다. 30시간의 법칙이 재연되는 모습"이라며 "다만 이번 탄핵 회군 결정은 김 전 대표의 정치 행보에 상당히 좋지 않은 영향을 줄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대권 불출마는 그저 정치적 제스처로 해석된다"며 "개헌 후 차기 총리를 염두에 둔 게 아닌가 한다. 약점 잡힌 게 아니라면 해석되지 않는 행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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