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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하세요" "부끄러운 국개의원"…전화번호 유출 후폭풍

전화, 문자 수백통…카카오톡 단체방 초대 속출
정진석 "홍위병 앞세운 대중선동 떠올라"

(서울=뉴스1) 김영신 기자, 이정우 기자 | 2016-12-02 12:04 송고 | 2016-12-02 14:05 최종수정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스마트폰을 들어 보이며 새누리당 의원들의 휴대폰 번호 유출 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2016.12.2/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박근혜 탄핵하세요" "부끄럽지 않습니까" "대답하세요"…

시중에 박근혜 대통령 탄핵 찬·반 국회의원 명단과 유출된 휴대전화 번호 목록이 계속 확산, 의원들에게 이같은 항의 연락이 2일에도 폭주하고 있다.

특히 박 대통령 3차 대국민담화 이후 즉각 탄핵을 유보, '4월 퇴진-6월 조기대선'을 당론으로 채택한 새누리당 소속 의원들은 하루종일 이어지는 항의 연락으로 휴대전화가 사실상 불통이 된 지경이다.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비주류 의원들의 비상시국위원회 모임에서 다수 의원들은 폭주하는 연락으로 인한 고충을 털어놨다.

"새벽 3시에도 연락이 온다"(정병국 의원), "문자가 몇백개씩 들어온다"(오신환 의원), "정말 너무한다. 휴대폰을 바꿔야하지 않겠느냐"(이은재 의원) 등의 말들이 들렸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자신의 휴대전화를 들어보이면서 "저도 하루종일 많이 시달리고 있다"면서 "홍위병들을 앞세워 대중선동을 하는 정치, 문화혁명이 생각났다"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는 "앞으로 전화번호가 아니라 주소까지 공개돼 의원들의 자택 앞으로 몰려가 시위하라는 선동이 있을지 모르겠다"면서 "너무나 유감스럽다"고 했다.

온라인 네티즌들이 새누리당 의원들에게 항의 연락을 한 증언담도 쏟아지고 있다.

한 네티즌은 이른바 '탄핵 반대 명단'에 오른 여당 의원들을 "국개의원"이라고 저장한 뒤 이들을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에 초대한 화면을 갈무리(캡처)해서 올렸다.

이 네티즌은 김무성·김성태·나경원·김선동·정운천·지상욱 의원 등을 초대하고 "박근혜 탄핵하세요. 창피합니다"라고 썼다. 의원들이 대답을 안하거나 속속 대화창에서 나가자 이 네티즌은 "답변부탁드립니다" "답변하라고요. 본인들은 안 창피합니까"라고 쏘아붙였다.

다수 새누리당 의원들은 항의·비난 연락 폭주로 인해 배터리가 닳아서 전화기가 꺼지거나, 통상적인 업무연락을 놓치고 있다고 한다. 소위 '카톡 감옥'이라 불리는 단체방에 계속 초대되고 문자메시지와 전화가 수백개, 수천개까지 쌓이고 있다는 것이다.

일부 의원들은 새로운 전화번호로 바꾸거나 바꿀 준비를 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이같은 사태는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계속 업데이트해서 페이스북에 올리고 있는 탄핵 찬반 명단과 유출된 의원 연락처 목록이 맞물려 빚어졌다.

며칠 전부터 시중에 돌고 있는 '새누리당 20대 국회의원 연락처' 문서는 한 네티즌이 만들어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선 의원 보좌진이나 출입기자들이 정리해놓은 의원들의 전화번호 목록이 그대로 일반에 유출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물론, 후폭풍으로 국민의당 의원들도 연락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동료 의원들의 고충과 항의가 쏟아지자 표창원 의원은 전날 본회의 발언을 통해 "죄송하다"고 유감을 표하면서도 "국회의원으로서 직무유기에 동참할 수 없다. 탄핵이 누구 때문에 안되는지 분명하고 끝까지 국민과 공유하고 책임을 명확히 지겠다"고 밝혔다.


eriwh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