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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일단 '직권남용' 적용…뇌물·연설문 유출 수사 계속

모금 대가 규명이 관건…국정개입 수사는 걸음마
최씨 구속하면 24일 되기 전에는 1차 기소해야

(서울=뉴스1) 김수완 기자 | 2016-11-02 17:34 송고

긴급체포된 '비선실세' 최순실씨(60·최서원으로 개명)가 2일 검찰 조사를 계속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으로 들어서고 있다. 2016.11.2/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현 정부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씨(60·최서원으로 개명)에 대해 검찰이 미르·K스포츠재단 모금 강요 혐의와 최씨 실소유 회사가 문화체육관광부 산하기관과 계약을 맺을 수 있도록 압력을 가했다는 혐의만 우선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상당수 의혹에 대한 규명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상태에서 급작스레 영장을 청구했기 때문에, 최씨 신병 확보 후 풀어야 할 숙제는 여전히 산더미같이 쌓여 있다.

최순실 의혹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2일 최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사기미수 혐의를 적용했다.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가 적용된 의혹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57)과 함께 전경련(전국경제인연합회), 롯데 등에 미르·K스포츠재단에 대한 자금 출연을 강요했다는 부분, 최씨 실소유 회사 더블루케이(The Blue K)가 문체부 산하 그랜드코리아레저(GKL)와 에이전트 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압력을 가했다는 부분 두 가지다. 또 더블루케이가 K스포츠재단에 7억원대 연구용역을 제안해 돈을 타내려고 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사기미수 혐의를 적용했다.

하지만 가장 문제가 됐던 제3자뇌물수수죄는 일단 혐의에서 제외됐다. 검찰 측은 불법영득의사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즉 미르·K스포츠재단으로 하여금 전경련, 대기업 등이 출연한 재산을 불법적으로 갖게 하려는 의사가 없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법조계에서는 제3자뇌물수수 혐의를 적용하는 데에 불법영득의사가 큰 장애물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다만 뇌물죄에서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대가성'을 밝혀내야 최씨를 제3자뇌물수수 혐의로 처벌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즉 기금을 출연한 전경련, 대기업 등이 최씨와 안 전 수석으로부터 대가로 뭘 받아냈느냐를 규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부분을 규명하기 위해서는 자금 출연을 결정한 전경련, 대기업 관계자들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

검찰은 이승철 전경련 상근부회장, 롯데그룹 소진세 사장, SK그룹 대관 담당 임원 등을 연달아 불러 자금을 출연하게 된 경위를 캐물었다. 또 미르재단에 자금을 출연한 대기업 50곳 관계자를 모두 불러 자금을 출연한 경위와 그 대가로 무엇을 받기로 했는지 집중적으로 추궁할 계획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최씨, 안 전 수석과 대기업 사이에 어떤 대가관계를 찾아낸다면 빼도 박도 못하게 뇌물죄가 성립한다"며 "불법영득의사나 뇌물죄의 고의는 문제가 될 게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직권남용의 정도가 너무 강하면 제3자뇌물수수는 성립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법조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즉 최씨와 안 전 수석이 특별한 대가 약속 없이 전경련과 대기업을 협박해 자금을 출연하게끔 했다면 직권남용 혐의만 성립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경우 제3자뇌물수수 혐의까지 적용됐을 때와의 형평성은 양형을 통해 맞춰야 한다.

© News1

최씨 관련 의혹 중 미르·K스포츠재단 자금을 빼돌려 개인 용도로 사용했다는 의혹 역시 검찰이 규명해야 할 사안이다.

이 부분 의혹이 사실로 확인되면 최씨에게는 횡령, 배임 등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 이 경우 미르·K스포츠재단은 횡령, 배임의 피해자가 된다. 미르·K스포츠재단 측이 최씨 행위를 적극적으로 도왔다면 재단 관계자가 횡령, 배임의 공범이 될 수도 있다.

최씨는 비덱 스포츠 유한회사와 더블루케이 등 회사를 통해 K스포츠재단 자금을 빼돌려 정씨 독일 생활지원에 사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비덱 스포츠 유한회사는 최씨 모녀가 독일에 설립한 회사로 K스포츠재단 사업을 수주해 재단 돈을 확보한 적이 있다. 이 회사는 독일 현지 호텔을 매입해 운영하고 있는데 이 호텔은 승마선수인 최씨 딸 정유라씨(20·정유연에서 개명)가 독일에서 훈련을 할 당시 숙소로 사용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또 더블루케이의 등기부에는 최씨 이름이 없지만 이 회사 역시 최씨가 실제 소유하고 있는 회사라는 의심을 받고 있다. 더블루케이 직원들이 최씨를 '회장'으로 불렀다는 증언, 최씨가 회사 운영에 관여했다는 증언이 여러 차례 나왔기 때문이다. 또 K스포츠재단 직원들이 이 회사로 출근해 정씨 독일 생활을 도왔다는 폭로가 나온 적도 있다.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 연설문 사전 유출·수정 등 국정 개입 의혹은 현재 수사가 걸음마 단계인 상황이다. 검찰은 미르·K스포츠재단 관련 혐의에 우선 순위를 두고 수사를 벌여왔다. 특별수사본부가 구성되기 전 서울중앙지검 형사8부가 상당부분 수사를 진행시켜 놓기도 했다.

국정 개입 의혹은 현재 특수1부 검사들이 진행하고 있다. 특수1부 검사들은 최씨가 체포된 다음 날인 지난 1일 밤부터 최씨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

이 부분 의혹에 대해서는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이나 공무상기밀누설,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구속영장 청구가 받아들여지면 검찰은 최씨 신병을 확보한 상태에서 고강도 조사를 진행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이 경우 검찰은 늦어도 23일까지 최씨에 대한 1차 기소를 마쳐야 한다. 현행 형사소송법은 피의자를 구속했다면 최장 20일 내에 피의자를 기소하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검찰이 20일 동안 현재까지 불거진 모든 의혹을 밝혀낼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abilityk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