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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검찰 밀월관계 깨졌다는데…국민은 '쇼'라고 일축

법조·학계 "최씨 사건 관련 검찰 태도는 수사의지가 없다는 것"
급거 귀국 최순실 신병확보 안한 것도 '직무유기' 비판

(서울=뉴스1) 윤진희 기자 | 2016-10-31 18:07 송고
31일 대전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비선실세 의혹의 중심인 최순실 씨의 검찰 출석 모습를 TV로 지켜보고 있다. 2016.10.31/뉴스1 © News1 주기철 기자
31일 오후 3시 박근혜 정부의 '비선실세'로 지목된 최순실씨(60·최서원으로 개명)가 검찰에 출석했다. 검찰은 최씨에 대해 제기된 의혹 및 관련자들의 진술증거 및 확보한 증거들을 바탕으로 최씨의 범죄혐의 조사를 시작했다.

앞서 검찰은 29일과 30일 이틀간 청와대 압수수색에 나섰다. 검찰관계자에 따르면 검사와 수사관 등 10명이 청와대로 들어가 안종범 수석 및 정호성 비서관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제시하고 압수수색을 하던 중 청와대가 불승인 사유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청와대가 압수수색 불승인 사유서를 제출한 이후 청와대가 내어주는 압수수색 대상물을 받아들고 검차로 돌아왔다. 검찰은 청와대가 임의 제출한 압수물이 박스 7개 분량이라고 추가로 밝혔다.

이 과정에서 검찰관계자는 청와대의 압수수색 거부 등에 대해 "수긍할 수 없다"는 표현을 사용하는 등 청와대와 거리를 두는 듯한 발언을 했다. 또 검찰 출신인 우병우 민정수석이 자리에서 물러남에 따라 청와대와 검찰의 밀월관계가 끝난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존재한다.  

하지만 대다수 국민들과 법조계 안팎의 의견은 다르다. 국민들은 검찰이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지금껏 보여 왔던 태도와 입장을 근거로 검찰이 '제스처'만 취할 뿐 사실상 수사의지는 없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 법조계·법학계 "검찰 수사의지 없어 보인다" 여론도 

앞서 검찰은 최순실씨와 관련한 의혹이 제기된 미르·K스포츠재단에 대한 고발 사건을 서울 중앙지검 형사8부에 배당했다. 검찰 안팎에서 미르·K스포츠재단 관련 사건을 권력형 비리 등을 수사하는 특수부가 아닌 형사8부에 배당한 것은 '이례적'인 것으로 평가됐다.  

사건이 최씨의 딸로 알려진 정유라씨의 이대 입학 특혜의혹 등과 맞물리고 언론보도를 통해 최씨의 범죄사실 일부가 입증되자 박근혜 대통령은 일부 혐의를 인정하고 대국민사과를 발표했다.

대통령이 범죄혐의를 인정한만큼 대통령에 대한 검찰의 수사여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지난 2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예결위에 김현웅 법무부장관이 출석하자 야당 측은 김 장관을 상대로 검찰의 대통령 수사 가능성을 타진했다.

그러자 김 장관은 대통령 재직 기간 중 형사불소추 특권을 부여하고 있는 헌법 84조의 '소추'에 '수사'까지 포함돼 "대통령은 수사대상도 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물론 김 장관은 법학계 '다수설'을 빌려 말했다. 대통령불소추 특권에 대한 학설의 대립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김 장관의 답변처럼 '소추'에 '수사'가 포함된다는 학설이 학계의 다수의견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이 때문에 검찰을 지휘·통제하는 법무부장관이 사실상 수사의지가 없다는 사실을 드러낸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 문제된 청와대 압수수색…전문가들 "검찰 대응 납득 어려워"

다수의 학자들이 김 법무장관의 대통령 수사 불가 발언을 듣고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였던 것과 마찬가지로 검찰의 청와대 압수수색 과정을 비판하고 나섰다.

압수수색은 상대방이 응하지 않을 경우 강제력 행사가 인정된다. 검찰은 처음부터 법원이 발부한 압수수색 영장에 수색 대상으로 포함된 안종범 수석비서관과 정호성 비서관의 사무실에 발도 들이지 못했다.

청와대 측에 압수수색 대상 목록이 적혀있는 영장을 제시하고 영장에 적혀있는 자료를 요구하면 청와대가 이를 찾아다 주는 방식의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그러던 중 청와대 측이 형사소송법의 '국가기밀' 및 '군사기밀' 등을 이유로 압수수색 불승인 사유서를 제출하자 검찰관계자는 "수긍할 수 없는 조치로 생각하고 영장이 제대로 집행될 수 있도록 끝까지 노력을 다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서울 소재 한 법학전문대학원의 A 교수는 "우선 청와대가 압수수색에 같이 참여해 압수물에 대해 국가기밀 등이 문제될 때 이의제기를 하는 방식으로 압수수색이 진행됐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A 교수는 "영장이 발부됐다는 것은 상대방이 협조하지 않을 경우 강제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허가이기도 한데 청와대 측의 주장에 법리적으로 해석상의 논란이 있다는 사실을 충분히 알았을 검찰이 청와대 말에 따라 직접 압수수색에 나서지 않은 것을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 원로법학자는 검찰의 청와대 압수수색에 대해 "압수수색에 협조하지 않을 때 강제집행 안할거면 영장은 왜 가져갔는지도 모르겠다"고 일갈했다. 그는 "검찰이 진짜 수사의지가 있었다면 검찰총장이 나서서라도 어떻게든 압수수색을 제대로 진행했어야 맞다"고 말했다.  

결국 검찰은 청와대의 ‘협조’를 받아 압수수색 영장에 기재된 압수수색 대상물 목록을 청와대에 모두 보여주고 난뒤 청와대가 골라준 자료를 상자 7개 이상에 담는 방식으로 수사관련 증거를 압수수색했다.

◇ 급거 귀국한 최순실… "신병확보 안한 것은 직무유기" 비판도

30일 최순실씨가 급거 귀국했고, 최씨가 다양한 범죄혐의를 받고 있음에도 검찰은 최씨의 신병확보를 위한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당초 최씨 소환일정도 정해지지 않았다는 입장이었지만 검찰이 최씨의 신병을 확보하지 않은 것이 최씨의 ‘시간을 좀 달라’는 요구를 받아들인 것으로 비춰져 국민적 비난여론이 거세졌다.

검찰은 입장을 바꿔 31일 오후 최씨를 범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다. 검찰이 최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한 것은 최씨의 범죄혐의에 대해 어느 정도의 확신이 있다는 방증이며 최씨의 혐의가 최소 8가지 이상인데도 신병확보를 하지 않았다는 데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검찰의 이러한 태도 또한 검찰이 '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수사의지가 없다는 주장의 근거로 활용되고 있다. 우리 형사소송법제는 검사가 피고인의 범죄를 입증하도록 정하고 있다.

그런데 최씨가 받고 있는 혐의의 상당수가 혐의 입증이 어렵고, 주요 혐의인 ‘청와대 문건유출’ 관련 압수수색에도 사실상 실패했음에도 최씨와 관련자들의 접촉을 차단하지 않았다는 비판여론이 들끓고 있다.

특히 최씨가 인천공항으로 입국했을 당시 최씨를 기다렸다 최씨와 함께 동행했던 남성들의 신원이 명확히 드러나지 않은 상태이고, 이에 대해 갖가지 추측이 난무하고 있는 실정이다. 

서울소재 법학전문대학원의 B교수는 "검찰은 귀국한 최씨의 신병을 확보하지 않았고 공항에서 최씨를 기다렸다 함께 사라진 사람들의 신원이 명확히 드러나지 않았는데 이 때문에 이제 검찰은 최씨가 혐의와 관련된 다른 사람들과 '대포폰' 등을 통화해 말맞추기를 시도하거나 조직적 증거인멸을 했을 가능성에 대한 부담을 계속 안고 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검찰이 최씨 사건과 관련해 보인 태도는 한마디로 수사의지가 전혀없다는 것으로 정리할 수 있을 정도"라는 의견을 밝혔다. 
[법조전문기자·법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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