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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의 아이폰 모먼트"…엔비디아는 어떻게 AI 반도체 제국을 이뤘나

美 나스닥 7번째 시총 '1조달러 클럽'…엔비디아 AI 칩 두고 치열한 쟁탈전
쿠다·DGX클라우드 등 플랫폼 함께 제공하며 독점적 'AI 생태계' 구축

(서울=뉴스1) 김민성 기자 | 2023-06-16 05:27 송고 | 2023-06-16 09:39 최종수정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가 자사의 GPU를 들어 보이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박형기 기자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가 자사의 GPU를 들어 보이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박형기 기자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가 지난 13일(현지시간) 세계 반도체 기업 사상 처음으로 나스닥 시장에서 종가 기준 시가총액 1조 달러를 넘어서며 인공지능(AI) 파워를 보여줬다. 미국에서 역사상 7번째로 시총 1조달러 클럽에 오른 것이다. 현재 미국 증시에서 시총 1조 달러가 넘는 회사는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MS), 알파벳(구글), 아마존 4개뿐이다.

그래픽처리장치(GPU) 전문 제조업체인 엔비디아는 암호화폐 열풍에 이어 생성형 AI인 챗GPT로 인한 AI 대중화가 이뤄지면서 또 한번 '퀀텀점프'를 이뤘다. GPU는 애초 게임용 칩으로 주로 쓰였지만 병렬 연산에 탁월한 점이 주목받으면서 암호화폐 채굴과 AI 구축에 두루 쓰이고 있다. 무엇보다 생성형 AI를 개발하기 위해선 GPU가 필수다.
엔비디아는 세계 GPU 시장의 90% 이상을 장악하고 있어 사실상 독점에 가깝다. 이런 탓에 최근 정보기술(IT) 업계에선 엔비디아의 AI 칩을 두고 쟁탈전이 벌어지고 있다.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오라클 등 빅테크들은 AI 클라우드 서비스 확대를 위해 엔비디아의 GPU를 대량 매입하고 있다. GPU 품귀 현상을 빚을 정도여서 엔비디아의 최신 제품을 받으려면 6개월 이상 기다려야 한다. 외신에서 엔비디아를 '지구상에서 가장 중요한 기업'이라 표현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엔비디아 사업부 가운데 단연 돋보이는 곳도 AI 서비스용 서버 등을 판매하는 '데이터센터' 부문이다. 올 1분기 엔비디아의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은 42억8000만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4% 증가했다. 게임용 그래픽카드를 판매하며 엔비디아의 간판이었던 게이밍 사업부문(22억4000만달러) 매출의 2배에 달한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도 단순 반도체 기업을 넘어 자신들의 반도체를 통해 AI 개발부터 운영까지 이어지는 AI 생태계를 만드는 'AI 플랫폼 기업'을 노리고 있다. 애플이 '아이폰'을 통해 스마트폰 시대를 열고 애플만의 애플리케이션 생태계를 꾸린 전략과 흡사하다. 황 CEO도 "아이폰의 순간(iPhone moment)"이라며 기대를 숨기지 않고 있다.
대표적인 게 엔비디아 전용 AI 프로그래밍 소프트웨어(SW)인 '쿠다'(CUDA)다. 2006년 출시될 때만 해도 단순 게임용으로 쓰였지만 범용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발했고 2012년 즈음부터 쿠다를 사용한 AI 모델 훈련이 시작된 뒤 이는 AI 열풍의 도화선이 됐다. 특히 쿠다는 엔비디아 이외의 그래픽카드에선 쓰이지 못한다. 개발자들이 AI 개발을 하기 위해선 엔비디아 GPU와 함께 '쿠다'를 써야 한다. 엔비디아만의 'AI 생태계'를 만든 것이다.

이 같은 소프트웨어 생태계 선점은 AI 시장에서 엔비디아의 경쟁력을 더욱 키울 수 있는 강력한 무기가 될 전망이다. 클라우드 기업들에 자사가 설계한 전체 시스템을 'DGX 클라우드'라는 제품으로 제공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자사 반도체를 활용해 서버를 구축한 뒤 AI를 개발하고 학습시키기 위한 소프트웨어, 사후관리 서비스를 종합적으로 제공하는 솔루션이 통합된 제품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수직계열화를 통해 엔지니어들이 엔비디아 생태계 내에서만 활동하게 만들고 글로벌 기업들을 고객사로 만들고 있는 것"이라며 "당분간 엔비디아를 대체할 기업이 나오긴 쉽지 않다"고 말했다.


m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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