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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스턴 처칠 샴페인' 폴 로저, 르뮈아즈 수작업 고집하는 이유는

[인터뷰] 폴 로저 와이너리 가문 5대손인 위베르 드 빌리 오너
"돈보다 시간" 품질 최우선…연내 양조시장 확충해 생산량 늘릴 것

(서울=뉴스1) 한지명 기자 | 2022-11-28 06:05 송고 | 2022-11-28 10:49 최종수정
폴 로저 와이너리 가문에 5대손인 위베르 드 빌리 오너가 22일 와인 전문업체 금양인터내셔날의 초청으로 한국을 찾았다.(금양인터내셔날 제공)
폴 로저 와이너리 가문에 5대손인 위베르 드 빌리 오너가 22일 와인 전문업체 금양인터내셔날의 초청으로 한국을 찾았다.(금양인터내셔날 제공)

"영국 윌리엄 왕자와 케이트 미들턴의 결혼식에 사용된 샴페인', '윈스턴 처칠 수상이 생전 경주마 이름으로 지었을 정도로 좋아했던 와인…."

1989년 프랑스에서 설립된 '폴 로저'는 영국 로열패밀리와 상류층의 사랑을 받아온 와인이다. 모든 샴페인에서 '왕실인증서'(Royal Warrant)가 붙어 있다. 윈스턴 처칠이 사랑했던 샴페인으로 더욱 명성을 얻었다.
폴 로저 와이너리 가문에 5대손인 위베르 드 빌리 오너가 이달 22일 와인 전문업체 금양인터내셔날의 초청으로 한국을 찾았다.

드 빌리 오너의 한국 방문은 이번이 15번째. 코로나19 펜데믹 이후 3년 만이다. 이날 인터뷰를 가진 그는 코로나19 전후로 한국의 와인 수요가 급성장했다고 설명했다.

폴 로저 연간 생산 200만병. 그중 수출 비중은 86%로 90개국에 판매되고 있다. 아시아에서는 일본, 홍콩 다음으로 한국이 세 번째로 판매량이 높은 시장으로 꼽힌다.
그는 "프랑스 현지에서도 한국의 와인 판매량이 수치상으로 성장하는 걸 느꼈다"며 "예전에는 엘리트 계층이 찾던 샴페인을 코로나19 이후 다양한 고객층이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폴 로저는 현재 7개의 샴페인 브랜드를 선보이고 있다. '폴 로저 브뤼 리저브 NV', '브뤼 빈티지 20만병', '블랑 드 블랑', '로제' 등이다.

그 중 '폴 로저 뀌베 서 윈스턴 처칠'은 서거 후 그를 기리기 위해 만든 와인이다. 폴 로저 가문은 이 와인의 양조법만큼은 아직 외부에 누출되지 않고 가족만 공유할 정도로 애정이 깊다.

블랜딩 비율도 공개하지 않는다. 이는 윈스터 처칠의 굴하지 않는 꿋꿋한 정신과 캐릭터를 반영했다는 수준에서만 알려져 있다. 

드 빌리 오너는 "처칠 경은 서른 살에 처음 플 로저 샴페인을 마시기 시작했다. 당시 3대손인 자크 플로저와 처칠 경이 고객에서 친구로 사이가 깊어져 인연을 맺게 됐다"고 회상했다.

폴 로저는 5대째 가족 경영을 이어오고 있다.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에게 직접 와인에 대해서 배웠고 25세부터 가업에 합류해 35세의 나이에 1998년부터 경영에 참여 중이다.

그에게 샴페인은 '삶의 즐거움'과 '존경'의 의미를 담고 있다. 그는 "즐겁고 행복할 때도 샴페인을 마셨지만,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는 그를 기리는 용도로 마셨다"고 회상했다.

폴 로져 뀌베 써 윈스턴 처칠 2012.(금양인터내셔날 제공)
폴 로져 뀌베 써 윈스턴 처칠 2012.(금양인터내셔날 제공)

드 빌리 오너가 생각하는 좋은 샴페인의 기준은 '자신'에게 달려 있다고 했다. 사람마다 입맛이 다르기 때문에 자신에게 맞는 와인이 최고의 와인이라고 설명한다.

폴 로저 와인 중 최고의 빈티지에 대해서는 1995년과 2002년산을 꼽았다. 그러면서도 "각각의 와인이 특성이 있기 때문에 와인 자체를 즐기는 편"이라며 "모든 와인은 자식과 같다. 각각의 와인이 주는 기쁨이 다르기 때문에 페어링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드 빌리 오너에게 '폴 로저' 와이너리만의 철학에 관해 묻자 '품질'을 최우선으로 꼽았다. 이를 위해 생산과정 중 리들링(르뮈아주)를 기계의 힘을 빌리지 않고 수작업으로 진행한다. 전 세계에서 리들링 작업을 수작업으로 하는 와이너리는 폴 로저가 유일하다. 폴 로저만의 '품질'에 대한 자부심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수작업을 고집하는 이유에 대해 "리들링 과정이 자동화되면 시간과 비용을 절약하겠지만 가문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돈보다 시간'"이라며 "수작업으로 진행하면 시간이 갈수록 품질의 차이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샴페인을 조금씩 돌려서 찌꺼기를 내리는 과정이 리들링이다. 수작업으로 이틀에 한 번씩 병을 돌리는데 총 한 달이 걸린다. 잘못하면 압력으로 터진다. 그래서 전문가를 따로 둬 품질을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폴 로저는 전 세계적으로 늘어나는 샴페인 시장의 성장세에 맞춰 양조 시설을 늘리고 포도밭을 추가로 매입해 와인 생산량을 늘릴 예정이다. 그는 "올해 12월 중으로 양조 시설이 완공되면 더 빠르고 높은 품질의 와인을 더욱 많이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hj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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