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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없다'는 정부, 역대급 세수결손 외평기금 20조 끌어와 메꾼다

세수 8~12월 지난해와 똑같이 걷혀도 48조원 결손
불용액·세계잉여금 활용해도 15조원~25조원 필요

(세종=뉴스1) 최현만 기자 | 2023-09-03 16:52 송고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정부가 '역대급' 세수 결손분을 충당하기 위해 기금 여유재원을 예년 규모를 훨씬 웃도는 수준으로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외국환평형기금(외평기금)에서 최대 20조원을 끌어와 공공자금관리기금(공자기금)으로 넘기고, 그중 상당 부분을 일반회계로 전환해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없이 세수 부족에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3일 관계 부처 등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외평기금 예탁금을 조기 회수하는 등의 방식으로 공자기금 여유재원을 늘려 세수 부족에 대응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외평기금은 정부가 직간접적으로 외환시장에 개입해 통화가치 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조성한 기금이다.

지난해부터 급상승한 원·달러 환율을 진정시키기 위해 외화당국은 달러를 팔고 원화를 사들였고, 외평기금에 원화가 대거 쌓였다.
공자기금은 여러 기금의 여유재원을 끌어오고 자금이 부족한 곳에 빌려주는 '공공기금의 저수지' 역할을 한다. 정부는 외평기금의 최대 20조원을 조기 상환 등의 방식으로 공자기금으로 끌어오고, 이 재원의 상당액을 일반회계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기금 여유재원을 2016년 이래로 5조원 이상 끌어와 쓴 적이 없으나, 유례없는 세수 부족에 예년보다 훨씬 큰 규모로 여유재원을 사용하게 되는 셈이다.

앞서 추경을 편성하지 않겠다고 밝힌 만큼 기금 여유재원을 대거 활용하지 않고는 '역대급' 세수 결손을 충당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기획재정부 전경 (기획재정부 제공) 2020.11.23/뉴스1
기획재정부 전경 (기획재정부 제공) 2020.11.23/뉴스1

7월까지 국세수입은 217조6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43조4000억원이 줄었다.

올해 남은 기간에 지난해와 비슷하게 세수가 걷힌다고 가정하더라도 세입 예산인 400조5000억원보다 48조원이 부족하다.

연말까지 가면 부족분은 더 커져 50조~60조원의 세수 결손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세의 40%가량은 지방교부세, 지방교육재정교부금 등 명목으로 지방에 교부되는 점을 고려하면 중앙정부가 실제 대응해야 하는 세수 부족분은 30조~36조원으로 계산된다.

정부는 통상 추경을 편성하지 않는다면, 세계잉여금·불용액·여유기금을 활용해 대응한다.

지난해 정부가 예산을 집행하고 남은 돈인 '세계잉여금'은 9조1000억원이며 이중 지방교부세 등을 제외하고 올해 쓸 수 있는 여윳돈은 5조9000억원이다.

불용액은 10조원 안팎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불용액은 12조9000억원으로 2014년(17조5000억원) 이후 8년 만에 최대 수준이었다. 올해 예산에는 건전재정 기조가 반영돼 대규모 구조조정이 단행된 만큼 지난해보다는 다소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불용액이나 세계잉여금을 활용하더라도 대략 15조~25조원의 세수 부족분을 메워야 하는 셈이다.

다만 기재부 관계자는 외평기금을 활용해 세수부족에 대응하는 안에 대해 "검토하는 안 중에 하나며 아직 결정된 바는 없다"고 밝혔다.


chm646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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