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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인터뷰]② "'조장풍'같은 히어로, 현실에 있을까" 김동욱의 고민

(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2019-06-03 08:00 송고 | 2019-06-03 09:28 최종수정
배우 김동욱/키이스트 제공© 뉴스1
배우 김동욱/키이스트 제공© 뉴스1
<[N인터뷰]①에 이어>

"과연 조진갑같은 사람이 현실에 있을까? 그래서 더 연기할 때 현실적으로 그리고 싶었다."


지난달 종영한 MBC 드라마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극본 김반디/연출 박원국/이하 '조장풍')에서 을들의 반란을 이끈 근로감독관 조진갑 캐릭터로 열연한 배우 김동욱(36)은 종영 기념 인터뷰를 갖고 드라마 비하인드 스토리와 연기관 등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조장풍'은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갑질의 현실적인 이야기를 비현실적일 수 있는 근로감독관 조진갑 캐릭터를 통해 갑질 응징에 나서며 시청자에게 카타르시스를 선사했다. 김동욱은 비현실적인 히어로를, 현실에 있을 법한 인물로 그리면서 시청자에게 더욱 큰 대리만족과 희열을 안겼다. 

또 '조장풍' 속 액션, 코믹, 로맨스, 드라마 등 다채로운 장르에 맞춰 캐릭터를 변주하면서 배우 본연의 매력을 드러내며 '김동욱의 재발견'이라는 호평도 들었다. 

이에 '조장풍'은 첫 방송에서 월화극 3위(4.3%, 이하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로 시작했지만 화제성과 시청률을 모두 잡으며 월화극 1위(8.7%)에 올라서, 최종화까지 최강자의 자리를 지키며 종영했다. 지난 2004년 영화 '순흔'으로 데뷔해 꾸준한 연기활동으로 신뢰를 쌓은 김동욱은 영화 '신과 함께', OCN '손 the guest' 에 이어 '조장풍'까지 흥행에 성공시키며 그 어느 때보다도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여러 히어로물이 많았다. 김동욱의 히어로는 어떤 인물로 만들고 싶었나.
▶('조장풍'은) 과연 저런 사람이 현실에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지 않나. 진짜 저렇게 물불 안 가리고 자기 일처럼 나서서 하려는 사람이 몇이나, 그것도 내 주변에 있을까 생각하게 된다. 그래서 더 연기할 때 현실적으로 그리고 싶었다. 비주얼적으로도 고민을 많이 했다. 이미 캐릭터가 판타지같은 면이 있어서, 더 과장되고 히어로같은 면을 어필하려고 하면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을까 싶었다. 최대한 조진갑이 현실에 존재하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너무 만화적이고 과장되지 않게 그리려고 했다.
배우 김동욱/키이스트 제공 © 뉴스1
배우 김동욱/키이스트 제공 © 뉴스1
-그래서 체중도 10kg 증량하고 비주얼적으로도 변화를 줬나. 지금은 살이 좀 빠진 듯 하다.

▶10kg 찌우고 촬영하면서는 비슷하게 유지했는데 후반으로 갈수록 아무래도 사이즈가 달라지더라. 지금은 살이 조금 빠졌다. 체중 증량, 감량 다 쉽지 않다. 뭐든 자연스럽지 않은 것은 다 힘든 것 같다.

-조진갑의 액션은 어떻게 표현했나.

▶조폭 수십 명을 상대하는 액션은 판타지이고 과장되지만 그런 액션이 보는 분들에게 희열을 주기 위해서는 조진갑이 그 행동을 하기 까지 얼마나 진실된 생각을 거쳐 결심하는지가 밑받침돼야 한다고 생각했다. 늘 그런 고민을 하는 작업의 연속이었다. 피해 아픔을 가진 사람을 만나서 이야기하고, 어떻게 해결할지 고민하는 조진갑의 모습은 아주 리얼하고 진지하게 그려지길 바랐다.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도록 톤을 유지하려고 했다.

-액션연기 중 유도를 배워야 했다. 어려움은 없었나.

▶살면서 쉽게 접하는 스포츠는 아니지 않나. 일상에서 '유도 한 판 할까' 하지는 않으니까. 조진갑은 국가대표급 유도 선수 출신이라는 설정이다. 어설퍼보이지 않으려고 노력을 많이 했고, 그러다 보니 관절이나 근육이 다치는 부상도 있었다. 크게 다친 것은 아니다.
MBC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 제공 © 뉴스1
MBC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 제공 © 뉴스1
-과거와 현재, 주미란과의 달라진 관계는 어떻게 그렸나.

▶일에 집중하고 가정에 집중하는 문제보다 소통의 문제였다고 생각한다. 본인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에 대해서 함께 하는 사람과 충분한 적절한 소통이 되지 않은 거다. 그런 조진갑이 조금씩 주변과 소통하고 친구가 생기고 지원군이 생긴다. 그래서 미란이도 골칫덩이 남편이 어떤 사람인지 더 알게 되고 공감한 것 같다. 결국 소통의 문제라고 생각했다.

-촬영장 분위기는 어땠나.

▶나만 느낀 게 아니길 바라는데 정말 좋고 즐거웠다. 끝날 때까지 뭐랄까, 이렇게 '으샤으샤' 하는 분위기였다. 스태프 배우 모두 서로 배려해주려고 끝까지 노력하는 현장이었다. 그동안 드라마 촬영장이라고 하면 시간에 쫓겨서 서로를 생각할 시간이 부족해지기도 하는데, 이렇게 즐겁게 마무리를 할 수 있구나 생각했다.

-노동현장 실태를 담는 드라마이다보니 아무래도 촬영현장에서 더욱 스태프들의 근로 환경을 신경썼을 것 같다.

▶우리 드라마가 그런(근로환경) 이야기를 하면서, (복지를) 무시하면서 촬영할 수는 없는 거다. 최대한 더 좋은 방향으로 가게끔 노력을 많이 했다. 앞으로도 드라마 현장은 더욱 개선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것이 갑자기 달라질 수는 없지 않나. 한 명씩, 한 팀씩 생각을 모으고 개선하려고 하다 보면 변화가 생길 것이라고 본다.

-촬영장 분위기 메이커는 누구인가. 김동욱씨는 진지해서 아닐 것 같기도 한데.

▶왜 나는 아니라고 생각하나.(웃음) 다들 밝은 성격이었고, 나도 몇 번은 분위기 메이커를 한 것 같다.(웃음)
배우 김동욱/키이스트 제공 © 뉴스1
배우 김동욱/키이스트 제공 © 뉴스1
-직장 경험이 있나. 갑질을 당해본 적은.

▶나도 있지 않았을까. 지금 딱히 생각나는 건 없다. 내가 아르바이트 경험이 있긴 하지만, 그때는 '갑질'의 개념이 없던 때였다. 그냥 힘들다고는 생각했을 수 있지만.

-김동욱의 연기적인 장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어려운 질문이다. 잘 모르겠다.

-그럼, 김동욱에게 연기란 어떤 의미인가.

▶역시 어려운 질문인데 연기는 내 직업이다. '연기가 무엇이다' 이런 건 잘 모르겠고, 배우라는 직업으로 어떻게 연기를 할지 늘 고민하는 과정이 계속 되고 있다. 지금도 고민한다. 연기는 하면 할수록 어렵다. 그래서 더 많은 연륜, 경험을 가지고 무수히 많은 연기를 보여주는 선배들이 대단하게 느껴진다.

-새로운 모습에 도전하는 걸 좋아하는 편인가.

▶일부러 찾아서 하는 편은 아니고 흥미를 갖게 되는 작품이라면 한다. 차기작은 아직 예상하지 못 한다. 당분간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겠지만, 일단 이번주는 조금 쉬고 싶다.(웃음)


ich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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