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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장전 동시호가 하한가 90개 쏟아졌다…'빚투' 무더기 강제 반대매매

역대급 신용융자잔고로 증시 급락에 강제 처분 급증
코스피 3000선 붕괴 지난 5일 미수금 반대매매 233억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2021-10-07 11:32 송고 | 2021-10-07 13:03 최종수정
7일 오전 8시 50분 기준 예상 체결 하한가 종목(키움증권 HTS)© 뉴스1
7일 오전 8시 50분 기준 예상 체결 하한가 종목(키움증권 HTS)© 뉴스1

7일 개장 전 동시호가 시작과 동시에 90개가 넘는 하한가 종목이 쏟아졌다. 이는 전날 증거금을 채우지 못해 반대매매가 발생한 종목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큰 손실을 입은 개인투자자들이 크게 늘어났을 것으로 보인다. 사상 최대 규모의 신용융자잔고 등 역대급 '빚투(빚내서 투자)'가 증시 급락과 함께 반대매매 규모를 키우고 있어 변동성 높은 증시의 '뇌관'으로 자리하고 있다.

반대매매는 미수거래와 신용융자거래에서 문제가 생기면 발생한다. 위탁매매 미수금은 개인투자자가 증권사에서 돈을 빌린다는 점에서 신용융자와 비슷하지만, 주식을 사고 사흘 후 대금을 갚는 단기 융자다. 반대매매는 투자자가 외상으로 산 주식이 하락하면서 담보비율을 유지하지 못하면 증권사가 주식을 강제로 처분하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 5일 기준 위탁매매 미수금은 3400억원가량이며 신용융자잔고는 24조5000억원 수준이다. 특히 신용융자잔고는 코로나19발 폭락장이 발생한 작년 3월 초(10조2785억원)와 비교하면 140%가량 급증한 상태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장 시작 전 동시호가가 시작되는 8시 40분께 90개 넘는 하한가 종목이 쏟아졌다. 하한가 종목이 무더기로 나온 것은 다양한 이유가 있지만, 전날 급락한 종목이 많았다는 점에서 증권사에서 강제로 미수 물량을 청산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미수 청산 시 증권사는 하한가로 물량을 매도한다.

실제 증권사 지점에서는 전날 장 중에도 반대매매가 우려되는 계좌가 대거 쏟아졌다는 분위기다. 최근 신용융자잔고가 급증한 탓에 반대매매 물량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주가가 급락했던 지난 3월에 버금가는 수준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 증권사 지점 프라이빗뱅커(PB)는 "반대매매를 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증거금을 더 채워 넣거나 주식을 팔아야 하는데 다음날 또 하락하게 되면 더 큰 손해를 볼 수 있어서 고객 문의가 쏟아졌다"면서 "코로나19 이후 레버리지를 키워서 투자한 투자자들이 많아서 반대매매 계좌 수나 금액은 코로나19 발생 초기와 체감상 비슷했다"고 전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코스피 3000선이 붕괴된 지난 5일 위탁매매 미수금에서 반대매매가 이뤄진 규모는 233억원으로 집계됐다. 9월 30일 315억원, 10월 1일 247억원으로 3거래일 동안에만 800억원에 가까운 자금이 강제청산 당했다. 코로나19로 증시가 급락했던 3월 19일 반대매매금액은 260억원이다.

증권사는 투자자에게 주식을 외상으로 빌려주는 대신 일정한 담보비율을 유지할 것을 요구한다. 통상 주식 평가액이 증거금의 140%를 유지해야 한다. 주가 하락으로 담보비율이 낮아지면 투자자는 주식을 팔거나 돈을 넣는 방식으로 담보비율을 유지해야 하는데 3거래일내 이를 지키지 못하면 증권사는 반대매매 수량과 매도가를 정해 주식을 강제청산한다.

한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는 "최근 반대매매 물량이 쏟아지면서 급한 불은 끈 상황이지만 여전히 작년초와 비교하면 높은 수준의 신용자금이 쌓여있어 안심할 수 없다"면서 "10월에는 최대한 안정적으로 주식투자를 하는 게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o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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