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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중러 연대'… 러시아는 연일 러브콜, 중국은 여전히 머뭇

中, 러북정상회담 때부터 거리두기… 중러회담서도 언급 없어
전문가 "한중관계 관리 기회로 삼을 필요… 경협 등 지속해야"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이창규 기자 | 2023-10-21 08:00 송고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왼쪽)과 최선희 북한 외무상. 2023.10.20 © 로이터=뉴스1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왼쪽)과 최선희 북한 외무상. 2023.10.20 © 로이터=뉴스1

러시아 정부가 이른바 '북중러 결속'을 강화하기 위해 중국 당국을 상대로 연신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그러나 중국 당국에선 그에 대해 거리를 두는 듯한 모습을 계속 보이고 있어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러시아 매체들에 따르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은 지난 19일 북한 평양에서 열린 최선희 북한 외무상과의 회담 뒤 우리나라와 미국·일본이 참여하는 군사훈련과 미군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 등을 거론,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는 비건설적이고 위험한 노선에 반대한다"며 북한·중국과 함께 그에 대응하겠단 입장을 밝혔다.
라브로프 장관은 이번 북한 방문에 앞서 지난 16일엔 중국 베이징에서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과도 회담했다. 따라서 당시 중러회담에서도 이번 러북회담에서와 유사한 논의가 이뤄졌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그러나 중국 외교부가 공개한 당시 중러외교장관회담 결과 자료나 이달 18일 열린 중러정상회담 결과 자료에도 '북한'은 전혀 언급돼 있지 않다.

중국 측이 나름 '전략적 판단' 때문에 북한을 언급하지 않은 것일 수도 있겠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선 "러시아발(發) '북중러 연대·결속' 논의에 중국 측이 아직 적극 호응하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해석도 나온다.
러시아 측은 지난달 13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간 회담 전부터 기존 중러연합 군사훈련에 북한이 참여할 가능성을 시사하는 등 북중러 3자 간 연대·결속 강화를 위한 '밑그림'을 그려왔다. 이와 관련 러북 양측은 정상회담 뒤 '협력의 새 시대'를 열었다고 자평하기까지 했다.

© News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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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중국 당국은 앞서 김 총비서의 러시아 방문과 그에 따른 정상회담 개최에 대해 러북 "양자 간의 일"(마오닝(毛寧) 외교부 대변인)이라며 러북 양측과는 사뭇 다른 반응을 보여왔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 사이에선 중국 당국기 러시아·북한과의 양자 차원 협력은 각각 유지하더라도 북중러 3자가 하나로 엮이는 상황에 대해선 부담을 느끼는 것 같다'는 등의 해석이 잇따랐다.

북한과 러시아는 저마다 핵·미사일 개발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국제적 고립'을 자초한 상황임을 고려할 때 '북중러가 함께하는 건 미국에 맞설 수 있는 세계 패권국가로서 그 영향력 확대를 도모하는 중국의 목표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 사이에선 러북 간 밀착에 중국이 '거리두기'를 하는 현 상황을 우리 정부가 한중관계를 관리해가는 갈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제시된다. 우리 정부는 올 연말 한일중 외교장관회의와 정상회의를 잇달아 개최하는 일정을 추진 중이며, 내년엔 시 주석 방한 또한 기대하고 있다.

이동규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중국이 북중러 연대에 신중한 입장인 만큼 우리도 일단은 중국과의 경제협력 등을 이어가면서 '러북 간 밀착이 역내 안정을 해친다'는 점을 분명히 알릴 필요가 있다"며 "한일중 외교장관회의 등에서 관련 공동성명을 내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앞으로도 중국이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해 건설적 역할을 할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그런 한계 속에서도 중국과의 관계는 안정적으로 관리해갈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ntig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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